수학 교과서 영어 - 미국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양희욱 지음, 유남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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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아이들보다는 제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영어를 못하는 사람인가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곱하기 부호를 어떻게 읽는지, 나누기 부호를 어떻게 읽는지조차 몰랐으니까요. 소수를 어떻게 읽는지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한국어도 그렇게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학에서 사용하는 한글 용어 중에 생소한 단어가 얼마나 많은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자릿값'이라는 단어는 정말 오랫만에 접해 보는 단어였고, '피감수'니 '감수'니 하는 단어는 난생 처음 들어보기까지 하였습니다.

수학을 싫어하기는 했지만, 그나마 영어는 조금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었는데, 영어를 가지고 수학을 접해 보려니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도 많았고, 처음 접해 보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한 장 한장 차분히 살펴가다 보니 그런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또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이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는 데다가, 설명도 매우 친절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외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읽으면서 기억한 내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더군요. 그러나 아이들이라면 좀 더 오래 기억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학실력이 미국 학생들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없이 유학을 가더라도 몇 개월 정도만 고생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고 들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을 가지고 한 번 정도 미리 공부하고 간다면 그와 같은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내용이 담긴 책을 우리 아이들은 읽으려 하지 않더군요. 학원에서 공부하는 분량에 치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저로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아이들이었다면, 이 책을 얼마나 귀하게 생각하고 또 열심히 공부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영어권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더 더욱 그랬겠지요. 

그런 점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유악을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에게나, 그러한 초등학생들의 유학을 지도하고 있는 학원에서라면 이 책이 그 진가를 발휘하기에 부족함이 없겟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든 우리 아이들도 이 책으로 공부하게 하고 싶은데, 본인들이 원하지 않으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얼마나 좋겠나 하는 부러운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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