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익숙한 감정이 있다. 선생님은 이를 ‘핵심 감정’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나는 무기력, 우울, 자책 등의 감정에 익숙했다. 핵심 감정은 상황을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본 다음에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핵심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상황을 해석하기도 한다. - P124

선생님은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1. 벌어진 상황이 사실인가, 아닌가?
2. 내가 그 상황에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
3. 그 감정이 상황에 적절한 감정인가? 아닌가?
4. 적절하지 않은 감정이라면,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싶은가?

내가 그동안 자연스럽게 해왔던 감정 인지, 상황 판단, 생각과는 다른 순서였다. - P125

어느 날 유튜브에서 ‘<대화의 희열> 인생의 의미 편’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았다. 여기서 한 출연진은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인생의 의미가 뭘까?’가 아니라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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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권과 2권을 읽고 3권에 기대했던 걸 종합선물로 받은 듯. 진짜 너무 재밌어요... 바구니에서 뭘 꺼내 먹어도 그냥 다 맛있는 그런 거 있죠. 한 발 한 발 나아가서 졸로 왕을 잡아 버리는 게 이제 뭔지 알 거 같다(만화로만 장기 배운 사람).
3권에서는 드라마로 치면 단역 배우들과 보조 출연자가 주인공이다. 힘든 일은 도맡아 하는데 비중 적고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도 희미한 이들이 주역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와 악당을 물리쳤다! 새 세상이 짜잔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결말 또한 체리스와 제다오의 손을 떠나 모두에게 열려 있다. 게임은 끝났고 개인들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이런 책을 또 언제 만나게 될까. 에필로그 좀 더 줘요...

"잔혹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개인의 삶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행복을 주는 단순하고 사소한 일에 몰두할 시간이 확보된다면, 목격했거나 혹은 직접 저질렀던 온갖 끔찍한 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어요. 그럼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을 방법 대신 말이죠."

과거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명예롭게 전진하는 것뿐이다. 그 어떤 속죄로도 부족하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긴 채로.

자기 위로 연장자가 없을 만큼 나이를 먹고 더는 오를 계급이 없을 정도로 버티다 보면, 회의 정도는 원하는 곳에서 열 수 있다. 게다가 가장 편한 의자까지 독점할 수 있다.

헤미올라는 처음으로 인간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양날의 검으로, 자신이 휘두를 수도 있는 무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는 네 총이지, ○○. 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야!"

"드디어 완벽한 장군을, 완벽한 총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총에 영혼을 주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어."

"너희는 빌어먹을 나방만 보고 있었지."

"다음부턴 빌어먹을 인간을 보는 법을 익히라고."

때로는 지금처럼, 아주 사소한 것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법이다.

문명이 진보하기 위해선, 아주 사소한 일일지언정 이를 계속해나가는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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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고 나니 2권이 신기하게 호로록 읽혔다(여전히 안내서는 안 읽음). 후반부는 사흘 밤을 새며 읽었는데 이런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2권은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이는 누군가의 설득으로, 어떤 이는 질문을 품었으나 지금까지의 자신을 증명하고자, 어떤 이는 새로운 시대상에 모든 것을 걸면서,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떤 이는 시대의 흐름 앞에 지금의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한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이렇게나 각자 전혀 다른 선택을 내린다. 어떤 선택을 옳다거나 그르다고 할 수 있을까. 그들 모두 그답게 최선의 선택을 했으므로.
그런 선택이 마침내 고였던 시대를 흐르게 한다.
선택의 기로에 선 그들을 지켜보며 끄덕이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책에 푹 빠져 보낸 며칠이었다.

"자네를 부른 건 자네의 해법이 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야. 켈답지 않은 방법으로 켈의 정신을 견지했으니까. 자네는 규칙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동족에 대한 충성을 유지했지."

당신의 마음속에는 모든 일이 고통과 연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묘한 응어리가 있군요.

당신은 크게 웃을 때조차도 웃고 있지를 않아.

"브레잔, 저 작자는 이야기를 다시 쓰고 있는 거야. 문서고에서 끄집어내 읽거나 아무도 고증을 기대하지 않는 드라마에서 보는 것하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의 입에서 직접 듣는 것은 차원이 다르잖아."

"나는 자국의 시민을 학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 않는 사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네."

"누군가는 주사위를 던져야 했으니까."

공포가 아니었다.
외로움이었다.
괴물에게도 동료가 필요하다. 쿠젠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동료가 아니라면 청중이라도.

‘자네들은 켈 이전에 인간일세. 선택할 권리가 있어.’

"그자가 부순 것을 고치려 하고 있을 뿐이야. 부순 기억이 남아 있으니까."

당신은 죽을 필요 없어요.
죽지 않겠다고 선택하면 돼요.

마지막 순간, 이스트라데즈는 …까지는 조금 지나쳤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도 멜로드라마가 켈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육두정에 알리고 … 나쁘지는 않았다.

"당신도 선택을 내렸군요, 미코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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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만 읽고 다음 권 살지 결정하려고 1권 사 놓고 몇 달 묵히다 2월부터 천천히 한 챕터씩 읽었다. 산개하는 바늘 요새 에피소드부터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뭔가가 있더니 후반부는 이틀 만에 다 읽었고 이미 2권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진입 장벽이 높기는 하다. 세계관부터 워낙 생소한 개념이 많아 솔직히 흐린 눈으로 대충 넘겼다;; 원래 나는 책 읽다가 모르는 게 나오면 다 사전 찾고 납득이 가야 하는데 사전을 찾아도 이해가 안 가니 속도가 영 붙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나 편한 대로 역법을 판타지에서 마법진 정도로 생각하기로;;;; 안내서는 아직도 나 혼자 힘으로 읽자며 오기로 읽지 않았습니다...
캐릭터들의 건조한 티키타카가 재밌다. 체리스는 제다오를 상관이라고 모셔야지 생각만 하고 말만 하면 저러는데 현실 남매 같은 건조함 때문에 더 웃김.

#
“잠들라고 내가 말했지 않나.” 제다오가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체리스도 결국 저항을 포기한 채 자리에 누웠고,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
“왜죠? 설마 계획이 부족하신 건가요? 항상 만반의 준비가 돼 있으신 줄 알았는데요.”
“좀 어울려주게.”
불안하긴 하지만, 그 정도라면… “뭐부터 할까요?”

생동하는 문화들끼리 서로 맞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잡음 앞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열된 기록들이 얼마나 부질없어지는지 체리스는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 켈 사령부에서 정리한 까마귀 향연의 도시 기록 정보를 열람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의 고향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보로 기록된 모습을 목격했다. 각각의 정보는 물론 전부 사실이었지만, 그 기록 목록은 까마귀 떼가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날아오를 때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피어오른 흙먼지가 그려내는 신비로운 궤적이 어떤 인상을 주는지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당신의 진정한 적은 누굴까?

"시간의 흐름엔 누구나 휩쓸릴 수밖에 없지."

칠두정 시민 한 사람과 이단 시민 한 사람은 서로 다른 가치를 지녔는가? 그렇다. 서로 같은 한 명이라 할지라도, 동등한 가치로 봐선 안 된다. 그러나 체리스는 의심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정말 문제가 없는 걸까?

증명이란 에세이와 같아서, 초고부터 걸작을 내놓길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던 한 선배가 떠올랐다. 그러나 일말의 우아함 정도는 처음부터 담고 있어야 한다는 욕심은 쉽사리 억눌러지지 않았다.

우주는 죽음을 연료 삼아 돌아간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경이로운 기계 장치도 엔트로피로의 전환을 멈출 수는 없다.

등롱꾼 이단 한 명의 생명은 칠두정부 한 명의 생명과 동등한 값어치를 지닌다. 적군의 목숨은 결코 우리 병사의 목숨보다 못하지 않다. 이 간단한 수식을 그녀는 지금에야 비로소 이해했다.

역법 전쟁은 마음을 다루는 싸움이다.
적절한 숫자를 적절한 마음에 대입한다면, 숫자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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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대체 뭐지. 끊을 수가 없다. 나갈 수가 없음. 어제 저녁 먹고 잠깐만 읽어야지 한 게 새벽 1시고 벌써 반이나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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