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을 읽고 나니 2권이 신기하게 호로록 읽혔다(여전히 안내서는 안 읽음). 후반부는 사흘 밤을 새며 읽었는데 이런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2권은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이는 누군가의 설득으로, 어떤 이는 질문을 품었으나 지금까지의 자신을 증명하고자, 어떤 이는 새로운 시대상에 모든 것을 걸면서,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떤 이는 시대의 흐름 앞에 지금의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한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이렇게나 각자 전혀 다른 선택을 내린다. 어떤 선택을 옳다거나 그르다고 할 수 있을까. 그들 모두 그답게 최선의 선택을 했으므로.
그런 선택이 마침내 고였던 시대를 흐르게 한다.
선택의 기로에 선 그들을 지켜보며 끄덕이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책에 푹 빠져 보낸 며칠이었다.

"자네를 부른 건 자네의 해법이 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야. 켈답지 않은 방법으로 켈의 정신을 견지했으니까. 자네는 규칙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동족에 대한 충성을 유지했지."

당신의 마음속에는 모든 일이 고통과 연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묘한 응어리가 있군요.

당신은 크게 웃을 때조차도 웃고 있지를 않아.

"브레잔, 저 작자는 이야기를 다시 쓰고 있는 거야. 문서고에서 끄집어내 읽거나 아무도 고증을 기대하지 않는 드라마에서 보는 것하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의 입에서 직접 듣는 것은 차원이 다르잖아."

"나는 자국의 시민을 학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 않는 사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네."

"누군가는 주사위를 던져야 했으니까."

공포가 아니었다.
외로움이었다.
괴물에게도 동료가 필요하다. 쿠젠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동료가 아니라면 청중이라도.

‘자네들은 켈 이전에 인간일세. 선택할 권리가 있어.’

"그자가 부순 것을 고치려 하고 있을 뿐이야. 부순 기억이 남아 있으니까."

당신은 죽을 필요 없어요.
죽지 않겠다고 선택하면 돼요.

마지막 순간, 이스트라데즈는 …까지는 조금 지나쳤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도 멜로드라마가 켈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육두정에 알리고 … 나쁘지는 않았다.

"당신도 선택을 내렸군요, 미코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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