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권과 2권을 읽고 3권에 기대했던 걸 종합선물로 받은 듯. 진짜 너무 재밌어요... 바구니에서 뭘 꺼내 먹어도 그냥 다 맛있는 그런 거 있죠. 한 발 한 발 나아가서 졸로 왕을 잡아 버리는 게 이제 뭔지 알 거 같다(만화로만 장기 배운 사람).
3권에서는 드라마로 치면 단역 배우들과 보조 출연자가 주인공이다. 힘든 일은 도맡아 하는데 비중 적고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도 희미한 이들이 주역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와 악당을 물리쳤다! 새 세상이 짜잔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결말 또한 체리스와 제다오의 손을 떠나 모두에게 열려 있다. 게임은 끝났고 개인들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이런 책을 또 언제 만나게 될까. 에필로그 좀 더 줘요...

"잔혹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개인의 삶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행복을 주는 단순하고 사소한 일에 몰두할 시간이 확보된다면, 목격했거나 혹은 직접 저질렀던 온갖 끔찍한 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어요. 그럼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을 방법 대신 말이죠."

과거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명예롭게 전진하는 것뿐이다. 그 어떤 속죄로도 부족하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긴 채로.

자기 위로 연장자가 없을 만큼 나이를 먹고 더는 오를 계급이 없을 정도로 버티다 보면, 회의 정도는 원하는 곳에서 열 수 있다. 게다가 가장 편한 의자까지 독점할 수 있다.

헤미올라는 처음으로 인간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양날의 검으로, 자신이 휘두를 수도 있는 무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는 네 총이지, ○○. 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야!"

"드디어 완벽한 장군을, 완벽한 총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총에 영혼을 주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어."

"너희는 빌어먹을 나방만 보고 있었지."

"다음부턴 빌어먹을 인간을 보는 법을 익히라고."

때로는 지금처럼, 아주 사소한 것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법이다.

문명이 진보하기 위해선, 아주 사소한 일일지언정 이를 계속해나가는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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