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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생 ㅣ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정말 이 책은 스토리 만큼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심혈을 기울여 쓴 느낌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건 원문으로 읽어야 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야 작가가 하고픈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공간 속에 거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잔느와 쥘리앵은 신혼초를 보면 다르게 살아온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여자와 남자가 같이 산다는 것이 특히나 지금과 달리 정보의 단절이 많은 시대에는 더욱 더 정말 난해한 일이었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되돌아 보게 되었다. 나도 첫 사랑 때 저랬나? 아니 지금은 좀 나아지긴 한 건가? 난 여전히 상대방을 잘 모르고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닌가?
. 아... 쥘리앙... 이 XX... 정말 화가 나서 책을 계속 읽을 수가 없네.
. 아... 풀레... 이 XX... 그 아비에 그 아들이구나!!!
. 뒤로 갈수록 너무 잔느가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그러다 등장한 로잘리... 아... 역시 우리네 인생은 함께 사는 것이다.
. 다 읽고 나니...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겨보게 보게 된다. 잔느의 아버지가 잔느에게 한 방식이 잔느로 하여금 남자를 너무 모르게 했었고, 잔느가 아들에게 한 방식은 아들이 올곧은 한 사람으로 자라게 못했다. 둘다 너무 자식을 자신들 만의 틀에 끼워 온실 속의 화초로 키웠던 것 같다. 잔느의 인생을 보면 참으로 억세고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과 주위의 선택이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 또한 거의 마지막에 잔느가 자신의 인생이 너무 운이 없었다고 할 때, 로잘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평생 먹는 것 한번 고민하며 살아본 적도 없는 잔느가 운이 없는 인생이라 말할 수 있느냐는...
. 마지막으로... 이 책을 그동안 “여자의 일생”으로 알려져 있다가 이번에 원문 그대로 “어느 인생”으로 바꾸었다고 했는데... 내겐 이건 아무리 봐도 잔느의 일생으로 보였다. 여자의 일생으로 번역한 이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다만 여자의 일생 보다는... “어느 여자의 인생”이 어떨까? 싶었다. 아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인생”? ㅎㅎ
. 기억에 남는 글
- 신혼 초의 달콤한 현실은 무한한 희망에, 매혹적인 미지의 불안에 문을 닫는 일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렇다. 이제 기대는 끝났다.
- 습관은 그녀의 삶에 체념의 피막을 입혔다.
- 무심한 얼굴로 타인들을 견디기로 결심했다
- 행복한 순간만 기억하기 위해 겪었던 고통은 용서했다.
- 인생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결코 그리 좋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