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 내 마음 제대로 들여다보는 법
허규형 지음 / 오리지널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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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은 다들 다양한 고민들을 조금씩은 다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그냥저냥 흘려버리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지쳐 쓰러져 있기도 합니다. 주위를 둘러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건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이 적어도 한 둘은 곁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 지금 내가 그런 상태일 가능성도 높고요.


. 이 책은 마음에 상처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을 오랫동안 상담해 왔던 저자가 26개의 정신의학적인 개념을 자신이 상담해 왔던 사연들에 녹여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 설명이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 책을 읽는데 올리브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떠올랐습니다. 올리브 색스의 글은 신경장애라는 전문분야의 임상기록을 이야기 들려주듯이 말하여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가도록 도와 주었다면,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이라는 전문분야를 상담기록들에 녹여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어 좋았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핫한 MBTI까지 연결해서 이야기를 풀어 주시니 더욱 이해하기 좋았습니다.


. 정신건강의학이라는 전문분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 부분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26개의 상담기록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조언해 줄 수 있겠다…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에는 이 문장을 기억해야 하겠다… 등 꼭 상담심리학의 실전편 같다고나 할까요?


. 이 책의 부제처럼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보는 법”의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는 못하였지만, 쉽게 지나쳐 나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에 쌓아 두거나, 너무 무게에 눌려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들을 이제는 반 걸음 정도 뒤에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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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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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의 가족의 이야기를 글로 적어 누군가에게 내어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심지어 그 가족이 혹시나 두려운 일에 연류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도 모를 그 문을 열고 싶지 않겠지. 저자는 후기에 이렇게 말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해변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 그 이야기부터 쓰기 시작했더니 이외로 문장이 술술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삶을 원형 그대로 담고 싶었던 그 마음이 과거에 그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기억과 맞닿으면서 특히나 그 고양이가 다시 가족으로 곁으로 돌아옴으로 인해, 두려움 없이 아버지의 삶을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 이 이야기는 아버지가 매일 아침 행하시는 불단 앞에서 경을 외우시는 그 모습의 시작을 찾아 간다. 매일마다 전쟁에 희생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그의 기도는 무엇과 맞닿아 있는 것일까? 일본이 중국을 동남아시아를 휘저으며 무구한 생명들을 유린하던 그 역사 속에 있던 아버지의 어떠한 삶이 그의 매일 아침의 일을 구성하게 된 것일까? 아주 잔잔하게 그러면서도 있는 그대로 1940년대의 일본과 아버지의 인생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 이 이야기는 매우 짧다. 95페이지. 중간에 그림도 적잖게 있으니 9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의 말대로 어떤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한 모퉁이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한 것일 뿐. 그 속에서 독자가 다 제각각 그 이야기를 자기 안에 소화해 갈 뿐이리라 싶다.

. 어떤 이가 자신의 아버지의 삶을 이토록 찾아가 볼까 싶기도 하고, 이러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만남 속에서만 의미있는 저자라는 말처럼 내 부모님의 삶의 모습이 무엇이든 그것이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그 깨달음으로 인해 저자의 이 여행에 납득 되어지기도 한다. 나도 언젠가는 이러한 여행을 떠날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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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의 가족의 이야기를 글로 적어 누군가에게 내어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심지어 그 가족이 혹시나 두려운 일에 연류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도 모를 그 문을 열고 싶지 않겠지. 저자는 후기에 이렇게 말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해변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 그 이야기부터 쓰기 시작했더니 이외로 문장이 술술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삶을 원형 그대로 담고 싶었던 그 마음이 과거에 그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기억과 맞닿으면서 특히나 그 고양이가 다시 가족으로 곁으로 돌아옴으로 인해, 두려움 없이 아버지의 삶을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 이 이야기는 아버지가 매일 아침 행하시는 불단 앞에서 경을 외우시는 그 모습의 시작을 찾아 간다. 매일마다 전쟁에 희생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그의 기도는 무엇과 맞닿아 있는 것일까? 일본이 중국을 동남아시아를 휘저으며 무구한 생명들을 유린하던 그 역사 속에 있던 아버지의 어떠한 삶이 그의 매일 아침의 일을 구성하게 된 것일까? 아주 잔잔하게 그러면서도 있는 그대로 1940년대의 일본과 아버지의 인생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 이 이야기는 매우 짧다. 95페이지. 중간에 그림도 적잖게 있으니 9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의 말대로 어떤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한 모퉁이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한 것일 뿐. 그 속에서 독자가 다 제각각 그 이야기를 자기 안에 소화해 갈 뿐이리라 싶다.

. 어떤 이가 자신의 아버지의 삶을 이토록 찾아가 볼까 싶기도 하고, 이러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만남 속에서만 의미있는 저자라는 말처럼 내 부모님의 삶의 모습이 무엇이든 그것이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그 깨달음으로 인해 저자의 이 여행에 납득 되어지기도 한다. 나도 언젠가는 이러한 여행을 떠날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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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도키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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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은 엄마 레이코가 가진 유전병… 그 피를 이은 자들 중에 아들은 10대를 못넘기고 죽게 된다는 희귀병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고 그럼에도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들 도키오를 낳았으나 끝내 유전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곧 아들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에서 소설은 시작이 된다. 그러다 아들이 아빠의 20대로 타임리프를 하고 아빠에게 들었던 장소에서 아빠를 찾아 함께 생활한다. 물론 아빠는 이 상황을 전~혀 모르고.

그러면서 20대 아빠의 찌질함도 보게 되고, 아빠를 떠난 여자친구를 찾으러 함께 떠나고(엄마 아님), 아빠의 출생의 비밀을 찾으러도 다니고, 엄마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계속 쳇바퀴 돌듯이 돈다.

타임리프, 쳇바퀴 같은 반복, 뫼비우스의 띠… 가 떠올랐는데 그러다 보니 비슷한 소재의 영화 #타임패러독스 가 같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정말로 마지막 장면이 충격이었는데… 타임리프라는 소재를 가지고 시간을 복잡하게 엮으면서 멋진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소설은 너무 과거의 한 시점의 이야기에만 집중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무엇보다 엄마 집안의 유전병은 소설 대부분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쉽다. 타임리프를 소재로 시간과 두 집안의 이야기가 좀 더 복잡하게 엮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읽는 내내 아들 도키오는 왜 죽음 앞에서 타임리프를 하게 된 것일까? 하필 이때 였을까? 아빠의 헤어진 여자친구를 함께 찾으러 다니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 일이었을까? 아님 아빠가 자신을 버린 엄마를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던가? 하는 생각들이 머리를 떠돌아 다녔다.

책을 다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터뷰를 보니 “내 아이로 태어나 행복했냐고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에게 그 답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떨까?”하는 발상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아들 도키오는 아빠 다쿠미에게 그 답을 주었다고 볼 수 있을까? 결국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그 답이 되었을까? 싶다.

“내일 만이 미래가 아냐. 그건 마음 속에 있어”
“도키오는 죽은 게 아니야.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거야. 아까 확인했잖아”
“도키오 들리니 도키오! 아사쿠사 하나야시키에서 기다릴께”


#소설 #책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SF #SF소설 #비채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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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생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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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정말 이 책은 스토리 만큼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심혈을 기울여 쓴 느낌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건 원문으로 읽어야 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야 작가가 하고픈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공간 속에 거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잔느와 쥘리앵은 신혼초를 보면 다르게 살아온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여자와 남자가 같이 산다는 것이 특히나 지금과 달리 정보의 단절이 많은 시대에는 더욱 더 정말 난해한 일이었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되돌아 보게 되었다. 나도 첫 사랑 때 저랬나? 아니 지금은 좀 나아지긴 한 건가? 난 여전히 상대방을 잘 모르고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닌가?

. 아... 쥘리앙... 이 XX... 정말 화가 나서 책을 계속 읽을 수가 없네.

. 아... 풀레... 이 XX... 그 아비에 그 아들이구나!!!

. 뒤로 갈수록 너무 잔느가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그러다 등장한 로잘리... 아... 역시 우리네 인생은 함께 사는 것이다.

. 다 읽고 나니...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겨보게 보게 된다. 잔느의 아버지가 잔느에게 한 방식이 잔느로 하여금 남자를 너무 모르게 했었고, 잔느가 아들에게 한 방식은 아들이 올곧은 한 사람으로 자라게 못했다. 둘다 너무 자식을 자신들 만의 틀에 끼워 온실 속의 화초로 키웠던 것 같다. 잔느의 인생을 보면 참으로 억세고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과 주위의 선택이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 또한 거의 마지막에 잔느가 자신의 인생이 너무 운이 없었다고 할 때, 로잘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평생 먹는 것 한번 고민하며 살아본 적도 없는 잔느가 운이 없는 인생이라 말할 수 있느냐는...

. 마지막으로... 이 책을 그동안 “여자의 일생”으로 알려져 있다가 이번에 원문 그대로 “어느 인생”으로 바꾸었다고 했는데... 내겐 이건 아무리 봐도 잔느의 일생으로 보였다. 여자의 일생으로 번역한 이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다만 여자의 일생 보다는... “어느 여자의 인생”이 어떨까? 싶었다. 아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인생”? ㅎㅎ


. 기억에 남는 글
- 신혼 초의 달콤한 현실은 무한한 희망에, 매혹적인 미지의 불안에 문을 닫는 일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렇다. 이제 기대는 끝났다.
- 습관은 그녀의 삶에 체념의 피막을 입혔다.
- 무심한 얼굴로 타인들을 견디기로 결심했다
- 행복한 순간만 기억하기 위해 겪었던 고통은 용서했다.
- 인생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결코 그리 좋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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