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Rosso + Blu 세트 - 전2권 (에쿠니 가오리 다이어리 3종 중 색상 랜덤 증정)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냉정과 열정사이, 남자와 여자, 서로 다른 두 생명체가 같은 시간을 각각의 시점에서 쓴 로맨스 소설이다. 책으로 읽는 건 처음인데 영화로 볼 땐 정말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기 그지없었다. 오죽하면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과 피렌체의 두오모를 거닐어 보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차 없이 엑스표를 쳤지만 말이다.

 

영화를 본 것은 꽤 오래전 일인데 내가 너무 자란 걸까, 아니면 사랑에 대한 생각이 세월에 따라 변한 걸까. 이 내용을 로맨틱하다며 봤다니 그때의 나는 과연 무슨 생각이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얼마 전 교내 글쓰기대회에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수상한 글인데, 사랑에 관한 나의 철학이 명확히 담겨있다.

 

사랑은 책임이다. 한순간 달아오르는 감정은 누구나, 그 무게의 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불타오를 수 있다. 불꽃같이 타오르는 사랑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세상은 너무도 복잡해서 한 가지만을 사랑하기에는 흥미로운 것들이 너무 많다. 처음의 설렘은 변색되기 마련이고, 영원할 것 같은 감정은 권태로움에 빠진다. 불완전한 사랑의 완성은 결국 책임이다. ......(중략)......수많은 예술가가 숭고한 사랑을 노래하고 찬양했다. 내일이 없는 열렬한 사랑을 더없이 숭배했는데, 인간의 사랑은 그러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에 더욱더 갈망한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사랑은 지독한 책임감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성을 동반한 책임 있는 사랑은 어찌 보면 로맨틱하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사랑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나의 의무를 충실히 행한 사랑은 그 결과가 어떨지라도 미련의 정도가 깊지 않다.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지만 책임과 신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주인공, 아오이와 쥰세이의 사랑을 그런 사랑으로 볼 수 있을까?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지독하게 이기적인, 사랑할 자격이 없는 두 남녀가 잘 만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 둘은 헤어졌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순리지만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몰랐던 미숙했던 남녀의 풋사랑은 후회만을 남겼다.

 

이 둘은 분명 헤어졌다. 헤어지고 서로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순정을 불태우지도 않았다. 각자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으며 그 곁에는 서로 다른 이성이 지키고 있었다. 아오이는 돈 많은 미국인 남자친구 집에 무려 4년을 기생하며 살고 있다. 쥰세이는 출중한 외모를 지녔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은 미모의 여자친구와 메미와 반동거와 다름없는 형태로 지내고 있다. 남녀 사이란 게 아무리 식장 들어가기 전까진 모를 일이라지만 불나방처럼 찰나의 순간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린 것도 아니고 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도 분명 아오이와 쥰세이의 시간 중 하나일 텐데 이들은 철저히 부정한다. 아오이와 쥰세이의 시간은 대학 시절, 헤어졌던 전 연인과의 추억 속에서 멈춰있다. 그렇기에 자신 옆에 다른 상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이 그날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밀라노의 두오모같은 장엄함은 없지만, 부드러운 색상에 사랑스럽고 따뜻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라 불리는 피렌체의 두오모를(p141), 10년 후 5월에 함께 오르자는 과거의 약속을 위해, 이 둘은 현재를 살았다.

 

누가 연인 아니랄까봐, 두 주인공은 현재의 연인에게 충실하지 못하고 빈껍데기처럼 그들을 괄시한다. 사랑을 몰라 헤어졌던 두 남녀는, 나이는 먹었지만 여전히 사랑에 미숙했고 상대에게 상처 주는 걸 서슴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사랑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사랑이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아갈 필요는 없지만 호감의 감정을 느끼는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는 필요하다 생각한다. 주인공답게 세기의 로맨스를 찍는 이들의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성문화된 약속도 아닌, 그저 스쳐지나가듯 만나볼까? 했던 작은 약속 때문에 파생된 결과다. 무엇 때문에 그리 과거에 집착하는지 아오이와 쥰세이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화만 봤을 때는 마빈과 메미와 함께한 세월이 그리 깊은 줄 몰랐기에 두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하고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소설을 읽을수록 이 둘의 사랑이 역겹기까지 했다.

 

인간의 도리도 지키지 못할 만큼 사리분별 없는 것은 쥰세이의 사랑이고, 무색무취의 매력을 자랑하며 홀로 공상하고 상대의 자존감 깎아내리는 건 아오이의 사랑이다. 아오이의 시점에서 쓴 Rosso편을 먼저 읽고, 쥰세이의 이야기를 쓴 Blu 편을 후에 읽었는데 이 순으로 읽는 게 맞는 것 같다. 처음 Rosso편 결말을 읽고 헐? 이었다면 Blu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 예쁜 사랑하며, 상대를 이 사회에 방생시키지 말라며 이 둘을 응원하게 됐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두 남녀가 서로 잘 만나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갈망하던 사랑을 드디어 쟁취했다. 이 둘의 앞날은 과연 어떨까? 동화 속 공주 이야기의 마지막은 항상 왕자님과 공주님이 서로 사랑의 키스를 하며 아름답게 끝이 난다. 결혼 후 왕비로 살아가기 위해 겪는 현실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결말은 책 속에서는 해피엔딩을 암시했지만 나는 이 둘이 그리 아름답게 살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10년 후 만나자는 약속을 추억삼아 그리움을 무기 삼던 시절은 끝이 났다. 앞으로 이 둘은 미래라는 흰 도화지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겨야 하는데, 이기적인 사랑만을 행한 두 남녀가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며 살 수 있을까?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글에 썼듯이 이 책이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의 탈을 썼다면 이러한 사랑을 해선 안 된다는 금단의 영역을 아름답게 써내려갔기에 본능 깊숙이 숨어있던 악의 유혹이 속삭인 게 아닐까 싶다

 

      

p.s 다이어리에 혹한 흔한 합리적인 소비.jpg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0-25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국문단의 스캔들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00년대,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남다른 재능을 보인 천재들의 일기를 몰래 엿본 것처럼 작가는 철저히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를 구했다. 이들의 사랑이 작품에 얼마나 영감을 주었으며 삶에 의미가 있었는지. 괜히 한 글자라도 어설프게 썼다간 귀찮은 송사에 얽힐 수도 있고 어쩌면 같은 예술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옹호해 주고 싶었던 걸까. 예술가는 온전히 작품으로만 봐야한다는 생각이 더더욱 강하게 들었다. 세상의 틀에 갇혀 벗어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일반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유분방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의 사랑도 결코 뒤이어 나오는 작가들에 비해 그 충격의 정도가 덜하지 않았다. 처음 이상 편을 읽었을 때는 진보적인지 호구인지 모를 사상에 역시 천재는 사랑도 클래스가 다르구나를 외쳤다. 문단에서는 찬사를 보내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이상의 작품을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른다. 그의 작품에 함축된 의미를 가슴으로 읽을 수 있을 만큼 나의 문학적 성취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곱상한 서울 도련님인줄 알았는데, 기생 팔자나 허울 좋은 예술가의 애인 팔자나, 바뀌지 않은 삶에 염증을 느꼈을 금홍과 변심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무능한 남자 이상.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끝이 보이는 사랑이었다. 하지만, 금홍이란 여인이 이상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천재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었다. 아무튼 여기서 제일 이해가 가지 않은 건 이상의 마지막 부인 변동림인데, 도대체 뭘 보고 배울 만큼 배운 여자가 이상과 결혼을 결심했는지, 내 친구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렸을 텐데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배울 만큼 배운 여자들의 어리석음을 보아하니 그래도 이상 정도면 잘 고른 건가 싶은 모순이 생겼다.

 

조선을 발칵 뒤집었을 세기의 스캔들, 김우진과 윤심덕의 사랑이라 주장하는 불륜은 정말 혀를 차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19, 지금 이 순간에도 김우진과 윤심덕같은 사랑은 더럽다고 손가락질 받을 텐데 그때는 오죽했을까 싶다. 한때는 조선의 프리마돈나가 되고 싶었던 배울 만큼 배운 여자, 윤심덕의 선택은 결국 김우진이라는 갑부의 첩이었다. 이들의 만남과 사랑에 빠진 스토리를 아무리 읽어도 절절함보다는 아주 세기의 사랑 납셨다는 비아낭만 나왔다. 자살을 마치 훈장처럼 생각한 예술가다운 마지막이었을 뿐, 이들의 만남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김우진은 찌질했고, 윤심덕은 한심했다. 마치 냉정과 열정사이의 아오이와 쥰세이같은 남녀의 현실 판을 그대로 옮겨왔구나 싶었다. 서로를 파괴하는 남녀가 만나 파멸에 이르렀다. 서로를 가까이 할수록 악영향만 끼쳤고, 그 결과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대한해협에서 마감해야 했으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손가락질 받는 불륜의 대명사가 되었다. 앞 뒤 안 가리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으니 뭐, 본인들은 여한 없는 삶이었겠다.

 

혹자들은 나혜석을 조선의 페미니스트 칭하지만, 뭐 굳이 틀린 말도 아니지만 마치 개신교 신자들이 하나님이 아닌 이를 경배할 수 없다며 신사참배를 거부한 걸 독립운동가라고 훈장을 내려주는 그런 류와 비슷한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싶다. 나혜석의 행보는 여권 신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마음껏 살다갔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정말 억압받는 여성들을 안타깝고 가엾게 여겼더라면, 염문을 뿌리는 남자마다 유부남일 리가 없지 않는가. 아버지의 첩 때문에 힘들어하던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 본인은 첩을 자처했다. 생활고 때문에 어쩔 수 없던 선택도 아니었다. 그냥,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서 배울 만큼 배운 신여성의 행보는 유부남이든 뭐든 물불 안 가리고 달라들었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서 본인은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건 너무 큰 욕심 아닌가? 적어도 나혜석에게는 언제나 더 좋은 선택지가 존재했다. 본인이 그 길을 선택하지 않고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길을 택했을 뿐이다. 자기 맘대로 하면서 살다가 잘못된 길을 들었다는 걸 알고는 수습하려 한 것이 이혼고백서가 아니던가.

 

나는 결코 내 남편을 속이고 다른 남자, C를 사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나이다. 오히려 남편에게 정이 두터워지리라고 믿었사외다. 구미일반 남녀 부부사이에 이러한 공공연한 비밀이 있는 것을 보고, 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중심되는 본부나 본처를 어찌 않는 범위 내의 행동은 조도 아니요, 실수도 아니라 가장 진보된 사람에게 마땅히 있어야 할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실을 판명할 때는 웃어두는 수요, 일부러 이름을 지울 필요가 없는 것이외다(p276).

 

지금의 우리도 이해할 수 없는 이 글이, 그 당시 얼마나 받아들여졌겠나. 정조는 취미라는 관념이야 지금에서는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그것도 미혼일 때나 이야기지 기혼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녀가 최린과 불륜을 했을 때 평생을 나혜석만을 사랑할 것처럼 굴던 남편 김우영도 역시 바람을 피고 있었다고 한다. 누가 먼저 바람을 폈는지 지금의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이 부부의 관계가 파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김우영의 잘못만이 절대적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싶다. 김우영이 나혜석을 존중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조선 최초로 세계를 여행한 여자가 될 수 없었을 테다. 남 부러울 것 없이 살 수 있던 환경에서 그녀에게 부족한 건 딱 한 가지 예술혼이었고, 그녀의 파멸도 결국 예술혼을 주체하지 못한 자유분방함에서 비롯된다.

 

나혜석 편은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안타깝다. 그녀는 윤심덕처럼 가난한 집안의 가장이 아니었다. 생존과 명성을 위해 돈 많은 남자를 잡아야한다는 절심함도 없었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나혜석과 같은 인물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한 핑계가 아니라 진실로 억압받는 여성들을 위해 세상과 맞서 싸웠다면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사의 형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녀는 그 당시 조선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능력 있는 여성이었으니 말이다.

 

도대체 여성 문인들은 왜 저렇게 밖에 못사는 걸까, 마지막 모윤숙 편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런 여자들 때문에, 한때는 여자는 많이 배울 필요가 없다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아니었나 싶다. 배울만큼 배운 여자들이 보이는 행보라고는 공통적으로 첩을 자처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이제 국가 주도적으로 배운 여자들을 모아 낙랑클럽을 만들었다.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배운 여성은 기생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가장 많이 배운 신여성들은 기생들이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그러니 배운 여자에 대한 인식이 좋을 수가 없지 않는가. 낙랑클럽의 여성 회원들은 A여대 출신들로, 미모와 지성을 두루 겸비한 명문 집안의 여성들에 한정됐으며 무엇보다 영어를 막힘없이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p341)는데, 그 정도 재원들이 속된 말로, 고급 성접대를 했다니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낙랑클럽이 갖는 상징적 의미 중 하나는, 힘이 약한 국가의 여성들은 고학력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p349)이라는 표현은 슬펐다. 시대가 그녀들을 고급 창기로 내몬 것일까. 아무리 배워도 다른 일은 할 수 없으니?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불편한 감정을 집약해 놓은 문장이라 생각한다. 이승만의 단독정부를 세우는데 일조한 것이 정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는지. 모윤숙의 친구 메논은 후세에 재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을 때, 분명 더 평범한 선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밖에 살지 못한 프레디 머큐리가 안타까웠다. 예술가는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가보구나 라고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이해가 안가는 건 안 가는거다. 그런데 보수적이라 생각했던 일제강점기 때 조선의 문인들 역시 예술가의 기질이 철철 넘쳐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을 했다는 건 예술가에 대한 편견만 더했다. 작품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지라도, 진심으로 그 사람은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수 없는 작품이라. 마치 알맹이는 없는 겉만 사랑하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 태평천국 Downfall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학 시절, 중국 학생들과 자주 언쟁을 벌이곤 했었다. 뼛속까지 중국 프라이드가 넘치는 이들에게 한국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조공을 바친 하찮은 속국정도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부분적으로는 사실일지라도 인정하고 싶진 않았다. 왜 잘못은 선조들이 했는데 부끄러움은 내 몫인가 원망스러웠다.

 

중국은 분명 오랜 시간 아시아의 중심이었다. 지금에야 싸구려의 상징인 made in china도 한때는 최고급 수입품이었다. 모든 새로운 물자와 문물은 중국을 통해 전해졌고, 막대한 인구와 땅덩어리로 아시아를 호령했다. 조선에게 있어 그런 중국의 멸망은(,청조를 모두 포함하여)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 테다. 혹 왕조가 바뀐다 할지라도 그 자리는 중국의 새로운 세력이 차지하여 이전의 명성을 이어갈 거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구 세력의 개입은 중국을 향한 조선 정부의 예측을 백지장으로 만들었다.

 

한국사를 배우면서 조선이 놓친 골든타임은 끊임없이 배웠다. 결과적으로 청일전쟁(1894)에서 일본이 승리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사실 청나라가 왜 그리 쉽게 무너졌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는데, 청나라가 고작 일본에게 패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4편은 태평천국 운동(1851~1864) 중 혼란했던 청나라를 다룬다. 전편들을 보지 않았고, 또 중국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 한지라 처음에는 등장인물도 헷갈리고 상황도 잘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찾으면서 전후관계를 파악하며 읽다보니 대략적으로 청나라의 상황이 파악됐다.

 

조선 정부의 무능함은 뭐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청조 말기 그들이 망조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너무 뻔하지만 당연한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지도자는 없었고, 간신들이 판치며, 외세 의존적인 성향은 조선과 판박이다. 거기다 능력은 없으면서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어설프게 대놓고 깡패 짓을 하러 온 서구 세력들을 건들이다 더 큰 배상금을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이른다. 얼마 전 읽은 마스의 마지막 문장이 생각난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화성은 화성인의 것이다. 화성인이 비록 미생물에 불과하더라도.” 칼 세이건은 화성을 향한 인류의 탐욕에 경고했다. 하지만 인류는 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정복자들에게 미지의 세계는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아시아로 진출한 서구세력에게 중국은 이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중국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잘 살고 있는, 설령 잘 돌아가지 않더라도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자정할 타국을 마음대로 침범해 괴롭힌 서구세력이 분명 잘못한 일이다. 하지만, 청 정부는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외세와 맞서 싸워야 할 시기에 내부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너무 많은 진을 뺐고, 내부적으로 싸우기 위해 외세를 끌어드렸다. 이렇게 삽질을 했던 이 시기가 어찌 보면 한중일의 마지막 골든타임이었을 테다. 한국과 중국은 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내지 못했고, 일본은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일본 정부의 판단은 옳았고, 조선과 중국은 난세를 해결하지 못했다. 세 나라는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의 선택인지, 과연 그것이 정말 최선이었을까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영원히 굳건할 것 같던 중국도 맥없이 무너졌다. 시대의 흐름은 대국도 자연스럽게 따라야한다. 3권의 일본 개항 편과 4권의 태평천국을 비교해본다면 두 나라의 명암이 극명히 비교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사 그 자체만으로도 힘겨워 다른 나라가 이 시기에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은 유기적인 만큼 한국사 그 자체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변 나라들의 상황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망국의 클리셰는 나라불문하고 똑같다는 걸 느꼈다. 혼란스럽기 그지없던 19세기의 역사를 빽빽한 글씨로 읽어야 한다면 몇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을 테다. 하지만, 만화책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태평천국군의 지도자 중 한 명인 석달개의 비극으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앞으로 청 정부의 행보와 태평천국군의 운명이 궁금해진다. 다음편이 기대되는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버드 행동력 수업 - 세계 500대 기업이 채택한 행동 습관 교정술
가오위안 지음, 김정자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다. 저자는 이 점을 명확히 명시한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 중 천성이 남들보다 한 걸음 더 움직이고, 남들보다 한 번 더 행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다. 타고난 게으름을 거스르고 행동하는 사람,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보통의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단 하나,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p13).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지속적으로 행동력을 강조한다. 생각이 많고 행동력이 떨어지는 사람보다 아이디어는 부족해도 행동력이 강한 사람이 낫다(p15)는 표현은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산다. 그런데 우리는 왜 행동하지 않는걸까?

 

저자는 우선 넘치는 정보로 인해 결정장애에 빠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오히려 생각이 단순해지지만, 막상 선택의 폭이 커지면 허둥대며 결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p25). 또한 근거없는 억측으로 망상에 빠지면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어 자신의 손발을 꽁꽁 묶어버린다.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잡으면, 완벽주의에 빠져 일을 그르친다. 내가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핑계를 찾다보면 실패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일을 미루는 것이 일상이고, 마감시간에 맞춰 겨우겨우 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게으름은 ‘방구석 공상가’들의 주요한 특징인데, 말만 번지르르하고 정작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는 미루느라 중요한 일을 망치고 만다(p41). 위의 문장보다 나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두려움으로 인해 미래를 비관하여 쉽게 포기하는 것이 우리의 행동력을 주저하는 원인으로 보았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수많은 사람이 자기만의 알리바바를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지나치게 많은 고민과 불안 때문에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멋진 꿈을 가지고도 이루지 못하는 이유다. 나는 이 책의 모든 독자가 깊이 생각할 줄 알되 과감하게 실천하는 행동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p49).

 

저자는 1장의 마지막에 이 문장을 덧붙였다. 어찌 보면 흔한 자기계발서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복잡하게 말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이 책이 주는 유일한 교훈이며, 이후 어떻게 해야 행동할 수 있는지를 서술한다.

 

행동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저자는 이 훈련에 최소 14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라는 2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권장하는 활동은 다음과 같은데, 우선 직관적으로 자신의 사고를 볼 수 있도록 모든 생각을 종이에 적어본다. 그리고 이를 명료화시켜, ‘긍정적 생각, 긴급한 생각, 부정적 생각, 불필요한 생각’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요구하는 대로 처리한다. 다시말해 자신만의 생각노트로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한다면 내가 무엇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할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행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결심만 하더라도 우리는 어떤 계획이든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긍정적인 태도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늘어난다(p112).

 

그런데,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나도 생각노트를 적어보려 노력했지만, 메모 습관이 되어있지 않는 게으름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초등학교 때 방학일기도 개학 하루 전에 한 달 분량을 지어 낼만큼 성실함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해보지 않는 일에 쉽게 좌절했다. 이때 ‘해본 적이 없다’는 게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지독한 게으름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뭐든 뒤로 미루려는 나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는 문장들에 이제 나를 다그치겠지라고 살짝 쫄아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말을 먼저 떠올리세요.” (p122) 이런 나도, 긍정적인 생각과 지속적인 다독임을 통해 행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완벽함을 버리고 단점을 개선하는 게 장점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은, 나를 조금은 슬프게했다. 나에게 무슨 장점이 있을까,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앞서 내내 읽었어도 사람은 역시나 쉽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만 유별나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는 매우 큰 평안과 위로를 건내주었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 임무를 완수하라고 과제를 부여하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동력이 떨어진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러니 이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찾지 말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난이도를 세분화하여 성취의 기쁨으로 단계를 높여가 최종적으로 나의 목표에 도달하는 행동력을 보여야 할 때가 왔다. 하지만, ‘마감일’이 주는 효과는 상상이상이기에 나를 믿기 보다는 마감일을 믿어 보려한다.

 

일을 잘 완수하고 싶다면 부디 마감일에 가까워져서야 부랴부랴 일을 끝내지 말 것을 당부한다. 마감일의 역할은 마지막 날에 일을 완료하는 게 아니라, 첫날에 일을 시작하게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p217). 반성하겠습니다.

 

항상 시간이 없어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상 하루를 떠올려보면 버리는 시간이 참 많다. 요즘은 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저자처럼 자투리시간에 대단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적어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새해가 밝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새해에는 누구나 새 마음 새 뜻으로 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버드 행동력 수업’은 나를 바꾸고 싶으면 행동하라는 교훈을 내내 전해준다. 돌이켜보면 행동하는 건 참 무서운 일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특별할 것 없는 잔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지만, 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성공하지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허탈함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나는 어제와 같은 내일을 살 것이다. 어떤 것이 더 두려운 가? 언제나 그랬듯이 선택은 온전히 나 자신의 몫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s 마스 - 화성의 생명체를 찾아서
데이비드 와인트롭 지음, 홍경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열망을 항상 품어왔다. 이미 40여 년 전, 유인 왕복우주선이 달에 닿았고 이제는 화성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속성이 많아 쌍둥이 행성이라 불리며 우주에 생명체가 있다는 가정을 한다면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오는 행성이다. 나사는 이번 세대 내에 우주비행사를 화성에 보낼 계획이며(p14), 궁극적으로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는 상상력 넘치는 계획을 세워두었다(p16). 문제가 있다면, 인류는 오지의 야생지역을 보호하는 데 좋은 결과를 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p20). 이것이 이 책의 존재이유다. 화성을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정치인, 천문학자, 우주비행사, 우주 탐험 지지자들, 지갑이 두둑한 벤처 투자자들 손에만 맡겨서는 안 되며, 우리 모두가 화성에 대해 제대로 알에 이에 관한 대중적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p21)는 것이 저자의 요지다.

 

화성이 어떤 곳인지, 왜 인류는 오래 전부터 화성에 대에 끊임없는 애정을 보내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에 이어진다. 안타깝게도 천문학적 지식이 미천하여 반만 알아 듣고 반은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만큼 어렵게 느껴졌다. 한 가지 확실한건 여타 다른 행성들은 나름의 이유로 천문학자들에게 인기를 잃었으며, 화성은 수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외계 생명체가 존재했고,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태양계의 유일한 행성(p52)이란 것이다.

 

망원경으로 바라본 화성은 밝고, 색상이 변화했으며, 밝고 어두운 지역이 대조를 이뤄 천문학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였다. 화성은 자전하며, 낮과 밤이 있고, 화성의 낮과 밤의 주기는 지구의 낮과 밤의 주기인 24시간과 거의 같다(p56). 이러한 속성들로 인해, 언제부턴가 미디어에서 바라보는 화성에 생명체는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생명체가 존재하는 가로 관점이 바뀌었다.

 

1971, 화성 궤도에 진입해 최초로 다른 행성의 궤도를 공전하는 우주선이 된 매리너 9호는 전체 행성 표면을 사진으로 담는 주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프로젝트 팀원인 고더드 우주항공센터의 루돌프 하넬은 우리는 화성에서 생명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생명이 없다고 할 만한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p265). 과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화성에 메탄의 존재유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메탄이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그 자체로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뜻하진 않지만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추가 상당히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가?”라는 결정적인 질문에 아직 우리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현재의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화성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다. 화성은 지구인들에게 매혹적인 곳이다. 지구와는 독립적으로 다른 세상에서 생명이 진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p344) 사실은 우리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만약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지구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는 단지 외계인을 만나고 싶다는 순수한 열의를 가진 유치원생이 아니다. 천문학적 돈을 투자하여 화성을 탐사하는 이유는 그만큼 화성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을까? 책의 대미를 장식한 칼 세건의 충고가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귓가에 아른거린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화성은 화성인의 것이다. 화성인이 비록 미생물에 불과하더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