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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행동력 수업 - 세계 500대 기업이 채택한 행동 습관 교정술
가오위안 지음, 김정자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다. 저자는 이 점을 명확히 명시한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 중 천성이 남들보다 한 걸음 더 움직이고, 남들보다 한 번 더 행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다. 타고난 게으름을 거스르고 행동하는 사람,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보통의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단 하나,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p13).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지속적으로 행동력을 강조한다. 생각이 많고 행동력이 떨어지는 사람보다 아이디어는 부족해도 행동력이 강한 사람이 낫다(p15)는 표현은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산다. 그런데 우리는 왜 행동하지 않는걸까?
저자는 우선 넘치는 정보로 인해 결정장애에 빠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오히려 생각이 단순해지지만, 막상 선택의 폭이 커지면 허둥대며 결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p25). 또한 근거없는 억측으로 망상에 빠지면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어 자신의 손발을 꽁꽁 묶어버린다.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잡으면, 완벽주의에 빠져 일을 그르친다. 내가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핑계를 찾다보면 실패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일을 미루는 것이 일상이고, 마감시간에 맞춰 겨우겨우 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게으름은 ‘방구석 공상가’들의 주요한 특징인데, 말만 번지르르하고 정작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는 미루느라 중요한 일을 망치고 만다(p41). 위의 문장보다 나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두려움으로 인해 미래를 비관하여 쉽게 포기하는 것이 우리의 행동력을 주저하는 원인으로 보았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수많은 사람이 자기만의 알리바바를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지나치게 많은 고민과 불안 때문에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멋진 꿈을 가지고도 이루지 못하는 이유다. 나는 이 책의 모든 독자가 깊이 생각할 줄 알되 과감하게 실천하는 행동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p49).
저자는 1장의 마지막에 이 문장을 덧붙였다. 어찌 보면 흔한 자기계발서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복잡하게 말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이 책이 주는 유일한 교훈이며, 이후 어떻게 해야 행동할 수 있는지를 서술한다.
행동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저자는 이 훈련에 최소 14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라는 2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권장하는 활동은 다음과 같은데, 우선 직관적으로 자신의 사고를 볼 수 있도록 모든 생각을 종이에 적어본다. 그리고 이를 명료화시켜, ‘긍정적 생각, 긴급한 생각, 부정적 생각, 불필요한 생각’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요구하는 대로 처리한다. 다시말해 자신만의 생각노트로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한다면 내가 무엇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할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행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결심만 하더라도 우리는 어떤 계획이든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긍정적인 태도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늘어난다(p112).
그런데,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나도 생각노트를 적어보려 노력했지만, 메모 습관이 되어있지 않는 게으름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초등학교 때 방학일기도 개학 하루 전에 한 달 분량을 지어 낼만큼 성실함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해보지 않는 일에 쉽게 좌절했다. 이때 ‘해본 적이 없다’는 게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지독한 게으름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뭐든 뒤로 미루려는 나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는 문장들에 이제 나를 다그치겠지라고 살짝 쫄아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말을 먼저 떠올리세요.” (p122) 이런 나도, 긍정적인 생각과 지속적인 다독임을 통해 행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완벽함을 버리고 단점을 개선하는 게 장점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은, 나를 조금은 슬프게했다. 나에게 무슨 장점이 있을까,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앞서 내내 읽었어도 사람은 역시나 쉽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만 유별나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는 매우 큰 평안과 위로를 건내주었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 임무를 완수하라고 과제를 부여하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동력이 떨어진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러니 이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찾지 말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난이도를 세분화하여 성취의 기쁨으로 단계를 높여가 최종적으로 나의 목표에 도달하는 행동력을 보여야 할 때가 왔다. 하지만, ‘마감일’이 주는 효과는 상상이상이기에 나를 믿기 보다는 마감일을 믿어 보려한다.
일을 잘 완수하고 싶다면 부디 마감일에 가까워져서야 부랴부랴 일을 끝내지 말 것을 당부한다. 마감일의 역할은 마지막 날에 일을 완료하는 게 아니라, 첫날에 일을 시작하게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p217). 반성하겠습니다.
항상 시간이 없어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상 하루를 떠올려보면 버리는 시간이 참 많다. 요즘은 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저자처럼 자투리시간에 대단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적어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새해가 밝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새해에는 누구나 새 마음 새 뜻으로 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버드 행동력 수업’은 나를 바꾸고 싶으면 행동하라는 교훈을 내내 전해준다. 돌이켜보면 행동하는 건 참 무서운 일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특별할 것 없는 잔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지만, 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성공하지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허탈함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나는 어제와 같은 내일을 살 것이다. 어떤 것이 더 두려운 가? 언제나 그랬듯이 선택은 온전히 나 자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