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조각조각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53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마음이 조각조각...


샤를로트 문드리크 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했어요. 

그리고 소파 구석에 앉아 스탠드를 켜고 이 책을 들춰봤지요.

제목은 『내 마음이 조각조각』

표지에는 조그만 남자 아이가 얼굴이 빨개진 채 수줍게 하트가 그려진 카드를 들고 있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단숨에 읽어버렸어요!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이 작은 소년의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죠!

그 어느 영화나 드라마보다 이 작은 이야기가 제 마음을 확~ 사로잡아버렸네요.

(저는 번역된 이 책의 말투에 중독이 됐고요..^^)


마치 수줍은 아홉살 소년이 살며시 독백하는 것 같았어요.

그냥 나지막히 나긋나긋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어요. 이 작은 소년의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저의 가슴도 콩닥콩닥거립니다.


책을 읽을 때 요즘 저는 그렇습니다. 이 작가는 누구이며, 또 이 책에다가는 무슨 이야기를 적어놨을까? 그런 궁금함이 생겨요. 산다는 건 누구든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거니까, 이 책에는 어떤 사람의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하는 궁금증 말이에요. 읽다보면 만들어 낸 얘기지만 그 안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있구요.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샤를로트 문드리크라는 여자 작가에요. 그림 작가는 올리비에 탈레크라는 남자 작가구요. 둘다 프랑스 사람이고, 둘다 1970년 생입니다. 번역한 사람은 제 친구인데, 제 친구도 1970년생, 그리고 독자인 저도 1970년생.. 이런 만남도 흔치 않은데 말이죠.^^ 더더욱 이 작품에 애정이 갑니다. 사람과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됩니다...


주인공 소년은 이제 막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미셸. 그에게는 말리크라는 단짝 친구가 있어요. 말리크는 잠시 아빠 일때문에 스페인에 가 있게 되는데, 미셸은 그 때문에 굉장히 우울합니다. 친한 남자애들이 별로 없고 친한 여자애는 더더욱 없었기 때문이죠. 성격이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편이 아닌 미셸은 마음이 잘 맞는 친한 친구와 깊이 사귀는 차분한 남자 아이였어요. 그리고 여자 친구, 아니 여자 친구 무리들에 상당히 불편함을 가지고 있어요. 여자들의 무리..가 사실 좀 그렇잖아요!^^ 남자답고 성격이 활발하고 누구하고나 잘 지내는 친구가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수줍은 소년이라고 할까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친굽니다. 


말리크 대신 전학을 온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바로 카르멘이에요. 선생님의 권유로 미셸은 스페인 소녀인 카르멘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 말씀만 아니었다면 도우미 따위는 하고 싶지 않은게 미셸의 솔직한 마음이에요. 미셸은 카르멘과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셸이 스페인어를 모르거니와 카르멘 역시 프랑스어를 모르니 서로 대화도 안될 뿐더러 새로 전학온 여자 친구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단 몇 주 간만 함께 지내다 돌아간다니 그저 꼭 필요한 도움만 주려고 했던거지요.

 

 

근데 카르멘은 처음에 인사를 할 때부터 미셸을 보면 말 없이 활짝 웃어줍니다!

아니나 다를까 카르멘과 함께 집에 가고 있는데 여자 친구들 무리를 만납니다. 그 둘을 보고 사귀는거 아니냐고 놀립니다. 미셸에겐 아주 곤란하고 창피한 상황인거죠.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막 도망을 가는데... 카르멘은 또 미셸을 보고 생글거리다가 프랑스 말로 미셸을 부르면서 말을 합니다! '이 학교 여자애들은 참 한심하다고!' 이 때 미셸은 스페인식 발음으로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굉장히 멋지게 들려왔어요! 미셸은 왜 진작 프랑스 말을 할 줄 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고, 카르멘은 네가 묻지 않아서 말을 안 했을 뿐이라는 대화를 주고 받아요. 이럼으로써 둘의 대화는 물꼬가 터집니다. 마음의 물꼬까지도...


카르멘과 나는 등굣길에 길모퉁이에서 으레 서로를 기다려요.

매일 아침, 나는 계단을 쏜살같이 뛰어 내려가 아파트 밖으로 달려 나가요.

심장이 세차게 쿵쾅거려요. 모퉁이를 돌면 그 애가 환하게 웃으며 와요.

나는 카르멘의 책가방을 들어 주는 게 참 좋아요.

카르멘은 춤을 추기 때문에 허리를 다치면 안 돼요. (본문 내용 中)


이 대목을 읽을 때는 정말 감정이입이 되어서 마치 제가 카르멘이 된듯한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되더라구요! ^^ 너무나 예쁜 모습 아닌가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둘만의 이야기...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어른들과 다르지 않게 아이들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게 새롭기도 하고 두근두근 설레입니다.

 

 

 

 

그.런.데...

사랑에는 어찌 기쁨만 있겠습니까? 미셸과 카르멘에게도 서로의 마음이 엇갈리는 일이 생깁니다. 같은 반 친구가 보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미셸이 카르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게 된거에요!! 절대로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지만, 이미 카르멘은 그 말을 들었고 마음이 상했고 그런 카르멘을 보는 미셸의 마음은 더더욱 아픕니다... 미셸은 그 날 밤 잠도 못자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 펑펑 웁니다. 어쩌면 좋은가요!! 미셸은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이에요...


난 잠자리에 누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너무너무 슬펐어요. 카르멘이 내 가슴 속 벌레잡이 식물을 키운 것 같아요. 그 식물 주위에는 나비들이 날아다녀요. 그래서 카르멘이 내게 미소를 지을 때면 내 가슴이 간지러운 거예요. 하지만 동시에 벌레잡이 식물이 내 심장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어요.

(본문 내용 中)

 

 

 

미셸은 카르멘에게 달려가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카르멘, 너는 암늑대처럼 예뻐."

……………

"티 아모(너를 사랑해)!"


​카르멘은 떠나고...

말리크가 왔어요...

그리고 미셸은 카르멘에게 온 엽서 - 테 키에로(너를 사랑해) 라고 쓰여진 - 를 심장에 딱 붙입니다...



그녀는 예뻤다가 무슨 소용이랍니까!
저는 이 책에 마음을 뺐겨버렸으니...
초등1,2,3학년에게 적합한 책이라니요,
그 어떤 독자들이 읽어도 가슴이 뻥 터져버릴지도 모르는데...

...

남에게 알려주지 않고 나 혼자만 보고 싶은 이야기.
아무도 모르는 아홉살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

요새 삶에 지쳐있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기분이 더럽다거나 하루하루가 쳇바퀴처럼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신다면 그 어떤 약보다 쎈~ 효력을 발휘할 책 같아요. 아이들 책이라고만 하기엔 아주 강력한 책입니다!!!

※ 심쿵주의!

※ 책 읽고 난 몇일 동안 밤 잠 설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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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주니어에서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이지만,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을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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