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집 1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초원의 집

첫 번째 이야기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글

가스 윌리엄스 그림

김석희 옮김





추억 돋는 작품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을 만났다!

1974년 부터 1983년 까지 10년 가까이 우리나라에서 방영.

그 기간에는 내 초딩 시절이도 들어있다. ^^



멜리사 길버트의 길게 땋아 내린 갈래머리가 떠오르고,

퍼프 소매에 프릴 달린 원피스와 넓은 챙이 달린 모자가 생각난다.

엄마는 우아했고, 아빠는 차분하면서 강인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이 작품을 찍으면서 로라와 메리, 막내동생 캐리도 성장했겠구나.. 생각이 든다.





작가인 로라 잉걸스 와일더는 65세에 초원의 집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출간하였고,

이후에도 몇 편의 작품을 남겼고 뉴베리 상을 여러번 수상했다.

비룡소에서 초원의 집 시리즈가 9권으로 완역되어 완간되었다.

 

초원의 집은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미서부 개척시대에 중서부에서 농지를 개척하기 위해 이사를 다녔던 여정들 가운데 경험한 것들을 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게 아닌가 한다.


 한편한편 에피소드 중심으로 드라마틱한 요소들도 많지만,

당시에 살아가던 환경과 주위 동물들, 의식주에 관련된 소소한 일상과 관습들이 아주 세세하게 나타나 있다. 미국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아주 좋은 자료로서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한다.


 



숲 속에 있는 집에 살고 있는 로라네는 그야말로 야생의 현장 한 가운데 있다.

한 밤 중에 늑대의 습격에 대비를 해야하고,

겨우내 먹을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아빠가 사슴을 잡아오셔서

히코리 나무를 태워 연기를 쐬어서 '사슴 훈제 고기'를 만들기도 한다.

사슴을 '손질'해서 훈제하는 과정이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밤에 로라네가 키우는 돼지를 잡으려 나타난 곰을 보고 아빠가 재빨리 총을 쏘았지만 놓치고 말았다.

아빠가 곰을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쉬운 로라.

아쉬웠던 이유는..

로라가 곰고기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


내가 주부인 탓인가..?

겨우내 먹을 채소나 고기를 저장하거나 가공하는 방법들에 관심이 갔다.

돼지를 잡는 날이면 각 부위별로 따로 손질하여 저장을 한다.

특히 넓적다리와 어깨살은 소금물에 절여 훈제를 하게 되는데,

아빠는 훈제한 햄만큼 맛있는 건 없다고 말한다.

메리와 로라는 돼지 오줌통을 선물로 받는다!

공처럼 부풀려서 단단히 묶으면 통통 튀는 공으로 변신을 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훌륭한 장난감이 되는 셈.


그 뿐만이 아니다.

돼지 꼬리를 얻어 숯불에 구워낸 '돼지꼬리구이'는

채 식기도 전에 먹어치워야하는 엄청나게 맛있는 아이템이다!

돼지 꼬리를 맛보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말이다.


돼지 비계로 만드는 기름과 돼지머리 편육까지...

그야말로 버릴게 없는 돼지 한마리 손질법.

손쉽게 부위별 고깃감을 사먹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뿐...

삼시세끼가 잠시 생각났지만 그건 로라네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다.^^


이렇게 로라의 부모님은 야생의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척스런 생활의 기술을 보유하고 계시지만

밤이 되면 두 딸에게 더 없이 다정한 아빠가 되어주신다.

로라는 그래서 밤을 좋아한다.

와일드한 '미친 개 놀이', '옛날 이야기', '바이올린 연주' 등

아빠의 예능감은 정말 다양하다.

한 겨울 밤 아이들은 행복하다.


짐승들을 잡기 위해 총을 사용하고 집에 총을 비치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총알을 집에서 만든다는 것은 정말 신기했다!

납을 녹여서 그 납물을 거푸집에 나 있는 작은 구멍에 넣었다가

잠시 후에 총알들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아이들은 갓 태어난 반짝반짝하는 총알을 너무나 만져보고 싶어한 나머지 손을 데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읽으면서 지금의 아이들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집에서 엄마, 아빠가 하시는 다양한 생산의 과정을 보고 자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귀하고,

창의력 같은 것은 이런 데서 길러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든지 척척 사서 단번에 해결을 하기 보다는

이렇게 느리게, 과정이 살아있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요즘 캠핑을 하는 가족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이런 차원에서가 아닐까?

각자 바쁜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함께' 하는 과정들이 가족들의 마음 속 온기를 지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밖에도 너무나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생활 스토리가 담겨있는데, 지면의 한계가 있음이 아쉽다. 하루에 한 챕터씩 한겨울 밤에 잠자기 전에 읽어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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