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봄 푸른숲 역사 동화 9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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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봄


이현 글

정승희 그림

푸른숲주니어 펴냄

 



신문고를 두드리는 아이의 표정이 비장하다.

무엇 때문에 어린 아이가 신문고를 두드려야 했을까?  

어떤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기에...


최근 들어 임진왜란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드라마와 책으로, 많은 작품들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7년 동안의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국토가 초토화되어 조선이라는 나라에, 백성들에게 말할 수 없는 큰 피해와 상처를 주었기에 '기억할 만한' 아니 '기억해야하는' 역사의 한 장면이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최근 이런 작품들을 접하고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리기도 하다.


협이는 원래 양반집 자식이었으나, 선대에 연산군 시절 임금에게 직언을 올렸다가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노비로 전락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아이이다. 마음 속으로 언제나 어떻게든 양반으로 신분을 복원하겠다고, 장남답게 집안을 일으키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아이이다. 글을 깨치고 책도 꽤나 읽었던 협이는 임금님을 만나야 무슨 얘기든 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동에 지원하여 한양으로 가는데...


무동이 품었던 꿈은 한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바뀌어 간다. 이 작품은 왜란이 터지던 당시 상황을 임금과 조정 대신들의 시선에서가 아닌, 민초들이 겪는 생생한 상황을 그려놓고 있다. 왜가 쳐들어왔다, 부산포에 상륙했다, 십만이 넘는 대군이 벌써 금강을 지나 한양으로 몰려 오고 있다... 는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협이는 부산포라는 말에 동래성에 있는 식구들을 생각에 걱정이 한 시름이다. 임금과 신하들이 북으로 피란을 가는 기가 막힌 상황 속에서, 백성들은 공포에 떤다. 그리고 허둥지둥 짐을 꾸려 떠날 채비를 하고, 어떤 이들은 전쟁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사마귀가 저 잡으려는지도 모르고 매미는 노래만 부르네.

고기는 놀기만 하고 갈매기는 잠만 자네.

이 땅이 어느 땅이냐.

다시 찾아와 거듭 연회를 펼치리라.


조정 대신들은 섬나라 오랑캐라 여기고 무시하고 업신여기며, 정확한 정세 파악 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는 것에 관심을 두고 명에만 의존했었다. 만약 선조 곁에 유성룡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순신이 없었다면 상황은 어찌 되었을까. 광해군의 실리외교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인조반정으로 무산되고... 인조 대에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후금의 침략으로 이어진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쓰여진 동화, 즉 픽션이지만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과 시대 상황을 상상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동화 역사 소설을 읽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적인 감수성은 기본이고..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함께 역사동화를 많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역사적인 상상, 과학적인 상상 등.. 그동안 상을 통해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상상의 힘은 아이들에게도 뭔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현 작가의 주요 작품에 낯익은 작품들이 많다.

『짜장면 불어요』로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고,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로 『나는 비단길로 간다』, 『그 여름의 서울』 등의 작품들도 있다.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 중에서는 김남중 작가의 『새나라의 어린이』을 인상 깊게 읽었다. 이현 작가의 작품으로는  『임진년의 봄』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딸아이와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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