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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12 : 농경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 농경의 시작,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ㅣ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2
김서형 지음, 진선규 그림 / 와이스쿨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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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스토리 - 인류문명
농경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김서형 글
진선규 그림
와이스쿨 펴냄
몇일 전에 보았던 인기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극중 인물인 탁예진(공효진)은 후배인 백승찬(김수현)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장면이 생각난다. 탁예진은 백승찬이 인기
가수 신디를 짝사랑하는 줄로 잘못 알고 그런 친절한? 조언을 해주었던 것. 사실은 백승찬은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데... 본 방송을 기대하게
만들고 얼마나 재미있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예고편이듯, 사랑에도 예고편이 필요하다고.
나는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공부에도
예고편이 필요하다고.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거나, 딸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 전에 그 과목을 왜 공부해야하는지,
그 과목을 공부하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는지, 나는 그 과목은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그 과목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의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한 워밍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울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된다는 것은,
마치 무작정 길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잘 정리된 지도 한 장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지 않을까? 가야할 곳과 가는 방향을 알고 가기에 여행자는 머뭇거림
없이 속도를 내어 갈 수 있으리라 충분히 짐작이 된다.
어떤 문학작품을 배울 때, 작가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파악해보고 그 밖에 작품이 지니는 의미를 먼저 살펴보는 것과 같다. 이번에 빅히스토리 시리즈를 세 권 째 읽으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137억 년의 타임라인 위에 펼쳐진 10개의 대전환점과 20개의 질문으로 우주·생명·인류 문명의 역사를 통합한
빅히스토리'라는 소개글처럼, 모든 것의 역사를 펼쳐 놓은 빅히스토리라는
이 지도는,
독자들이 공부하는 데 있어서 멀리 가야할 길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카테고리와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에게는 충분한 예고편이 될 것 같다. 故 조지형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어떤
독자들에게는 지식과 소양의 대폭발 시대를 열어줄 수
있으리라,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공부를 할 수 있으리라는 무한 긍정의 희망찬 기대감이 생겨났다. 이러한 깨달음이 나의 학창시절에도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과 함께 말이다.^^ 빅히스토리를 읽으면 왜 매번 이런 아쉬움이 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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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농경'을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농경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과
동물을 기르는 방법이나 기술을 활용하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인류가
먹고 살기 위해 취했던 방식들이 아닐까? 원시적인 수렵과 채집에서 땅을 갈아 엎어
작물을 심어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는 것으로 농경이 시작되고, 더 나아가 동물의 젖이나 고기 등의 부산물을 얻고, 가축의
힘을 이용해 노동력을 절감하게 되는 과정으로 발전해나가면서 생산량이 크게 증가되었다. 이러한 농경이 자리를 잡으면서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게 되는데, 이것은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부의
축적과 권력이 생겨나는 이유가 되고 지배와 피지배의 구조가 생겨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618/pimg_7204261851225537.jpg)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농경의 기술은
더욱 발전하게 되고, 인간은 더 나아가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는 것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그리하여 유럽인들은 그들의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고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흑인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대규모 플랜테이션이라는 농경의 방법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리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설탕이나 면화는
유럽인들에게 막대할 부를 가져다 주고, 서유럽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편 이러한 부의 축적이라는 큰 성과
뒤에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동물처럼 거래되고 그들의 인권은 무시된 채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자연발생적이 아닌
인위적인 대규모 인구 이동, 작물의 생산과 이동, 생태계의 변화 등은 지구 상의 사회의 모습은 계층이 생기고 더욱 복잡한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이후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필요한 작물의
양도 늘어남에 따라 농경의 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기계화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화학비료를 사용하거나 제초제나 살충제 등의 농약을
뿌리면서 생산량은 다시 한번 정점을 찍는다. 또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특정
작물들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도 한다. 그러나
생산량을 극대화하겠다는 인간 욕망 뒤에는 땅이 산성화되고 그로
인해 지력이 약해셔 오히려 작물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인체에도 해를 끼치는 그림자가 생겨나게 된다. 이로써 결국 인류는, 먹고 산다는 문제는 자연환경과 동식물들과의 조화를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값진 교훈을 얻게 된다.
인류와 자연환경이 조화롭지 않고서는 둘 다
건강한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는 깨달음은, 오늘날 지속 가능한
농경으로의 방법들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도시 농경이라든가, 곤충류를 미래의 식량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라든가, 농경의 자동화를 통해 보다
적은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는 인류와 자연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한다.
지금으로부터 1만년
전에 시작된 농경을 중심으로 한 인류의 역사를 훑어 보게 된 것은, 지금
우리가 놓여진 현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미래의 농경의 방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청소년 독자들에게 고찰했던 내용은 앞으로의 더 깊고 발전된
공부를 해나가기 위한 훌륭한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농경을 중심으로 한 역사를 통해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으리라 생각하고, 유전자 조작과 식물 공장 등의 농경의 자동화 부분에 대한 과학적인 관심도 생겼으리라 본다. 어떤 한 주제가
각 학문 분야에 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도할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인간과 자연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하듯, 모든 학문들도 서로 영향을
주며 인접해 있기에 통합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생활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으리라는 점이다. 에너지 절약이나 재활용품의 재활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비자로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등의 자연스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