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14 :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 - 제국의 꿈,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4
양은영 글, 정원교 그림 / 와이스쿨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빅히스토리 -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

 

양은영 글

정원교 그림

와이스쿨 펴냄

 

 

빅히스토리란 무엇인가?

 

이번에 읽은 책은 '빅 히스토리'라는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그 중에서 인류 문명의 카테고리 안의 하나의 타임라인을 이루고 있는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빅 히스토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나 나름대로의 이해가 필요했다. 제목에서 힌트를 얻자면, 굉장히 넓은 범위의 역사를 다루었겠다는 생각 정도?^^ 서문을 읽어보니, 빅 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Big History 였다. 즉 '모든 것의 역사!'라는 의미.

 

빅히스토리에서는 모든 것이 시작된 137억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타임라인 위에 열 개의 대전환점이 찍혀있습니다. 그것은 우주의 탄생(137억 년 전), 별의 탄생(135억 년 전)복잡한 화학 원소의 생성(135억 년 전), 태양계와 지구의 생성(46억 년 전), 생명의 탄생(38억 년 전), 성의 탄생(15억 년 전), 현생 인류의 등장(20만년 전), 농경의 시작(1만 년 전), 글로벌 네트워크의 출현(500년 전), 산업화의 시작(200년 전)을 말합니다.(p. 7)

10개의 대전환점은 20개의 질문으로 우주·생명·인류 문명의 역사를 통합하였다. '빅히스토리'는 청소년들 대상으로 기획이 되어 출간된 시리즈이다. 현재 학교에서는 과학, 한국사, 세계사 등의 과목을 각각 배우고 있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이것들을 모두 아울러 큰 범위 안에서 다루게 된다. 요즘 아이들 교육에서 이슈가 되는 STEAM (Science, Technology, Art, Mathmatics) 교육이나 융합교육의 맥락과도 닿아 있다.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되면서 세상의 모든 학문들이 사실은 서로서로 연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고,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와, 인접한 과목들과 연계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공부하는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알고 있던 역사적인 지식이 과학을 공부하면서 연계가 되었을 때의 반가움, 어려운 과학적인 지식을 ​역사나 다른 과목과 연관지어 공부하면서 어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등은 '탐구'의 맛을 알아가는 기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공부 방법이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양적인 측면에서는 너무 방대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30명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내용을 기획하고 집필했다는 사실에 독자로서 소중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근원을 안다는 것, 역사를 안다는 것은 사춘기를 겪어내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갖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불안하고 마음 둘 곳을 모르고 방황하는 시기에 빅히스토리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는 빅히스토리의 주제 중 인류 문명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제국의 형성과 멸망의 과정을 통해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 책을 펼쳐들고 나는, 기억 속에서 이미 희미해진 세계사의 지식들을 간신히 끄집어 내어 읽어야 했다.^^ 각 지역, 각 민족들은 어떤 이유에서 자국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정복하고 제국을 이루며 확장해나갔는지, 타 민족을 정복하여 그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다루었는지 등등..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갔다.

최근에 아이를 데리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갔었다. 개화기 무렵인 대한제국 때 부터 근 현대까지의 한국사의 이야기가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우리에게 왜 그렇게 아픈 역사들이 많았는지.. 관람하면서 마음이 참 아팠다. 게다가 박물관 밖에는 화사한 봄 햇살에 노란 리본들이 그리도 눈부시게 나부끼고 있었으니.. 더욱 마음이 아리더라...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정복에 정복을 거듭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을 약탈하거나 타국민을 압제하고 노예로 삼아 포악하게 대했던 부분에서 위에서 언급했던 같은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 과정에서 문명의 꽃이 피기도 하고 대륙 간의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활발한 교역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해도 말이다.

 

1970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의 수도에 세워진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에서 나치스 독일의 만행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장면.

그 동안에는 그냥 문자적인 지식으로 세계사의 내용들이 머리 속에 담담히 쌓여 있었는데, 요즘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렇게 마음 속에서 다이나믹한 감정들이 일어나게 되었다. 나이 마흔을 넘기며 철이 드는 건지.. 기나 긴 상처들을 딛고서야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지식인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인류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 책에 기록된대로 21세기에는 문화적, 민족적, 인종적 다양성이 존중받고 인권이 중시되며 무역의 공정성이 강조되고 있다. 포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청소년들도 이런 측면에서 내 것만 챙기고 나만 1등을 해야하는 경쟁이 과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공익'을 추구하는 '공감'하는 세대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몇일 전 읽었던 어떤 분의 인터뷰 기사에서 매우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은 '정의로운 공부'를 하기를 당부했는데, '정의로운 공부'란 이런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잘 해내기 위한 공부와 호기심이 생기는 일에 대한 공부가 중요하다, 이 두 공부를 잘 한다면 행복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이 두 공부를 유지하면서도 자신 바깥의 타인, 더 나아가 사회와 세상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정의로운 공부의 시작." (4월 20일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의 기사 인용)

공부를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나만 저 높은 곳으로 향하여 홀로 가는 것이 아닌... 서로 공감하며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더욱 잘 모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 모쪼록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고 소중한 것을 깨닫는 공부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생한 사진자료와 개성있는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책 뒷부분에는 좀더 심화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로마제국 쇠망사』,  『대항해 시대』, 『서유기』, 『천일야화』 등의 참고 도서 리스트를 게재하고 있으며, 찾아보기가 있어 찾고자 하는 주요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이명현, 조지형(최근 고인이 되셨다), 장대익, 김서형 님 등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기획위원들의 약력이 소개되어 있다. 이 분들의 약력을 보는 것 만으로도 지적인 호기심이 발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의 경우엔 그랬으니까..^^ 인류 역사, 과학 등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국사와 세계사에 입문한 초등 고학년들이라면 도전해봐도 좋겠다 싶다. 이 책을 읽으면 연계하여 다른 분야의 책을 읽을 때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엄마, 아빠도 관심을 가지며 참고가 될만한 자료도 찾아보고 같이 읽어본다면 가족 간의 지적인 소통도 되고 좋은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엔 부모들도 공부를 해야하는 시대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빅히스토리 출간과 더불어 관련 강의나 세미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나 컨텐츠가 함께 제공된다면 좋을 것 같다. 특히 과학 분야는 어른들이 읽어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와 함께 간다'는 마음으로 조금 더 애써주신다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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