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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백인 신부
짐 퍼커스 지음, 고정아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천 명의 백인 신부> 제목 부터 강하게 끌렸다.. 인디언들과 함께 생활을 한 백인신부들 .. 이게 정말일까라는 강한 호기심마저 일게 한 허구지만 정말 진짜 일것만 같은 끌림은 이 책에 대한 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사실인 듯이 꾸민 많은 장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적으로 허구의 산물이다.. p.13
저자는100% 허구라고 자신이 꾸며낸 이야기라고 밝혔지만 왠지 실제로 있었을 것만 같은 의구심마저 인다..
그 만큼 책 속에서 그려지는 인디언들과 함께 거친 호흡을 하고 있는 백인 신부들의 모습은 너무나 현실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내 임무는 우리 사람들이 살아 남게 하는 것이다.그를 위해서 우리는 백인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당신들 부족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위대한 백인 아버지에게 부탁하니, 우리와 우리 아이들에게 버펄로가 사라진 뒤 살아갈 방법을 가르쳐 줄 천 명의 신부를 선물로 주기 바란다." p. 24
북부 샤이엔 족의 대족장 리틀 울프는 자신들 부족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에 미국에 이런 기발하면서도 당혹스러운 제안을 한다.. 이런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 제안에 미 당국은 아연실색하며 거절을 하고 만다..
실제 1854년 포트 래러미에서 열린 평화 회담에선 그랬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에서 미 당국이 이 제안을 수용한다 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니 허구 100%라는 말..
샤이엔 족의 요청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고 일어난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그러나 반대의 생각을 가진 여자들이 나타나 지원을 하고 나선다.. 문명화된 사회에서 미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디언 속으로 들어가서 생활을 하겠다는 당찬 여자들이 나타나고 보니 당국 정치가들은 솔깃해 진다.. 골칫거리였던 인디언들을 백인들이 들어가서 교화를 한다면?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는 계산이 선 당국은 은밀히 이 계획을 추진하여 1차로 47명의 백인 신부들을 보내게 된다..
그 47명 안에는 지원한 여자들 뿐만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수용되 있던 메이 도드와 세라 그리고 간호사였던 마사를 비롯해 화가 출신 헬렌 경찰에 쫓기던 쌍둥이 자매 메기,수지등 전국에서 모인 47명의 여자들이 서부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이 기차에 오른 신부들은 각자의 말 못한 아픔들을 가진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오르지만 특히 주인공인 메이 도드는 더 눈길이 간다.. 시카고의 대부호 딸로 태어났지만 신분의 벽을 허물고 아버지의 공장의 책임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사생아를 낳아 키우다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되 있다가 백인 신부 모집이라는 이 거대하고 은밀한 작전에 지원을 한 인물이다..
정상인이 정신병원에서 늙어 죽느리 차라리 인디언의 아내가 되어 아이만 낳아주고 2년만 버티면 자유의 몸이 될수 있다는 조건은 뿌리치기가 힘들다.. 그 토록 원하고 보고 싶어하는 두 아이들의 곁으로 가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신병원에서 죽을 때까지 있어야 할줄 알았던 메이 도드에겐 희소식이나 다름없어 망설임 없이 지원해서 기차에 올랐지만 그녀에겐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바로 기차호송관인 존 버크 대위와 사랑에 빠지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의 약속대로 인디언의 아내가 되는데 바로 대족장의 아내가 된다..
이 책은 그 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인디언에 대한 상식을 깬 그런 책이자 그 동안 몰랐던 인디언들의 삶을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 보게 했던 그런 책이었다.. 문명화된 사회에서 살던 여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미개인이라 부르던 집단에 들어가 그들의 생활들을 하나씩 배워가며 우리가 바라보던 낙후된 모습들을 처음엔 꺼려하고 거부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것과 같이 그녀들도 그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모습으로 동화되어 간다. 눈 앞의 현실을 받아 들이고 자연의 한 일부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순응하는 모습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문명이 발달해서 좋은것도 있지만 자연의 소중함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는 한낱 작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까지 한다.
처음부터 인디언들의 결말을 알고 있기에 인디언들과 이 백인신부들의 운명이 예상이 됐었지만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던 그들에게 그들의 땅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약자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기 위해 총부리를 겨누고 그들의 삶을 문명의 굴레속에서 짓밟았던 백인들이 밉기까지 하다..
이 책은 메이 도드의 편지글이다.. 그녀가 인디언들의 무리속에 들어가면서 부터 그녀의 두 아이와 친 언니, 그리고 사랑했던 남편에게 남긴 편지글이다.. 시간이 날때마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편지를 남겼고 이 편지가 나중에 그녀의 후손에게 전해지면서 이 이야기가 세상에 들어나게 된다는 스토리다.
우리에겐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인디언들의 삶속에 과감히 문명을 접한 백인여성들과 조합을 했을까..
작가 참 기발하면서도 상상력이 대단하다..
간만에 정말 흥미롭게 책 속에 푹 빠져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그런 책이기도 했다..
이 책은 한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