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우리의 역사를 다시 재조명하자는 움직임이 심심찮게 일어나는걸 보며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안일하게 있지 않았나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대북공정으로 우리를 심란하게 하는 중국과 독도 영유권을 가지고 우리를 흔드는 일본을 볼 때면 왜 이리 화가 나는지.. 왜 우리는 이렇게 옆 나라들에 흔들려야 하는지 ... 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등한시 하고 지키지 못해 일어난 일은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커가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관을 심어주어 우리의 역사를 지켜나가는데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나오는 책들 중에 잊혀져 간 우리의 역사 발해를 다시 들여다 보게 하는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바로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푸른숲 역사 동화인 <나는 비단길로 간다>가 새롭게 나와서 관심을 끌었다.
유독 발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그 역사 자료가 부족한 탓에 항상 궁금해 하며 많은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런 발해를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어 눈길을 더 끌었던 그런 책이다.
남아있는 자료들의 목 마름을 뒤로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발해의 번성했던 그 역사 속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이 책..
역시 푸른숲 역사 동화 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 이아기를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그 주변인, 혹인 아주 천민인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한 복판에서 조곤 조곤 이끌어나가는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는 물론 그 당시의 나라 주변의 상황은 물론 정치와 경제, 역사를 한번에 아우룰수 있어 정말 매력 만점인 그런 시리즈이다.
이번 책도 해동성국 이었던 발해를 아이들에게 아주 생생하게 그려주고 있는 그런 책이다.
홍라는 어머니가 이끄는 상단을 따라 일본으로 교역을 다녀오던 중 풍랑을 만나 자신과 항상 곁에서 지켜주던 무사 친샤, 천문생 월보만이 구사 일생으로 살아남게 된다. 상단주였던 어머니와 엄청난 양의 교역품들은 풍랑으로 인해 깊은 바닷속에 잠겨 버리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난 홍라는 어머니 대신 상단의 큰 빚을 떠안게 된다. 그 동안 곱게만 자랐던 홍라에겐 너무나 큰 짐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어머니의 목숨과도 같았던 금씨상단이 통째로 다른 이에게 넘어가기 일보 직전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홍라에겐 어머니가 물려 주신 열쇠가 있었으니.. 만일에 상단이 정말 어려워 질때 요긴하게 쓰라고 물려주신 묘원의 은화를 찾아 산더미인 빚을 갚기 위해선 장사를 해서 이문을 남기는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떠나는 교역길.. 어린 홍라의 옆에는 풍랑에서 같이 목숨을 건진 친샤와 월보 그리고 자신을 구해진 비녕자, 그리고 난데없이 나타난 혹일 수 밖에 없는 빚쟁이의 아들인 쥬신타와 함께 멀고도 먼 교역길에 오른다.
예상치 않게 상단길에 합류하게 된 쥬신타는 홍라가 빚을 낸 상경성 최고의 부자집 아들 임과 동시에 아버지의 특명을 받고 온 터라 홍라에게 상단길에 오르지 말고 금씨상단을 통째로 자신의 상단에 넘기라고 하지만 홍라는 버럭하고 만다.
윗대부터 대대로 내려온 소중한 상단을 통째로 삼키려고 하는 섭씨상단이 곱게만 보일리 없는데 거기에 한사코 싫다는 적일수 밖에 없는 쥬신타는 그러면 자신도 같이 떠날수 밖에 없다며 같이 상단길에 오르지만 역시 최고의 섭씨상단의 자제답게 뛰어난 사업 수단을 발휘하며 곤경에 처한 금씨상단을 돕게 된다.
처음으로 떠난 교역길 그것도 발해의 수도 상경성에 도착한 그들은 쥬신타의 활약 덕분에 자신들이 원하는 거래에 성공을 한다.
처음이라 서투를수 밖에 없는 홍라에겐 수단이 좋은 쥬신타는 구세주였다.아버지를 닮아 사업 수단이 좋았던 쥬신타는 실력을 발휘하며 금씨상단에 큰 이문을 남기는 흥정에 성공을 하며 자신들이 원하던 솔빈의 튼튼한 말을 사게 된다.. 첫 거래를 하는 홍라를 도와 비록 적일수 밖에 없는 쥬신타는 진심으로 홍라를 걱정해 주며 돕는데 비록 아버지의 명을 받아 적들의 진영에 침투한 거나 진배 없지만 딱한 홍라를 위해 두 손을 걷어 붙이고 도와 주는 마음 착한 청년이다.
비록 장사치의 아들이지만 쥬신타는 장사에는 욕심이 없어 순수한 마음으로 홍라를 돕지만 홍라는 쉬이 마음을 주지 못한다.
첫 교역에서 성공을 거두며 다시 발해로 돌아온 홍라의 금씨상단은 청해진의 장보고를 만나러 청해진으로 가지만 그 사이에 장보고에 변고가 생기며 금씨상단에 큰 위기가 오고야 만다.. 거래를 할 상단이 정치적인 상황때문에 어그러지자 백여필의 말을 처분하려고 발버둥을 치다 비녕자가 소개를 해준 장사치에게 큰 돈을 받으며 말을 처분 하는데...
그런데 반전은 같이 교역길에 오르며 고생을 하며 한 식구가 됐다고 자부했던 비녕자가 배신을 할 줄은....
뜻밖의 상황에 홍라는 모든 것을 다 잃게 되고 만다..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금씨상단도 피붙이보
다 더 가낍던 사람들도 하나 둘 자신의 곁을 떠나가는 위기에서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게 되는 홍라..
새로운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홍라는 그런 길을 가고 싶었다. 서역 사람들이 비단을 사러 온다는 그 길고 긴 길을 넘어 세상 끝까지 가는, 나의 비단길. 그것이 자신의 꿈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p. 183
발해의 해동성국이라 불린 그 시대에 장보고가 활약을 했던 그 시대에 홍라라는 아이를 내세워 비단길이라 불렸던 발해의 무역길을 따라 나가다 보면 왜 발해를 해동성국이라 불렸었는지를 알게 된다.
수 많은 길 위에서 아이들이 만나고 겪게 되는 일들은 모두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무역의 중심이라 불렸던 발해의 길..
그 길 위에는 홍라와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책 뒤에 실린 <동화로 역시 읽기>는 발해에 대해서 배경지식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따로 할애를 해 설명을 해 놓고 있어 이 부분도 빼놓지 말고 꼭 보라고 하고 싶다.
발해가 어떻게 해동 성국이 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서도 중간 중간에 언급이 됐던 발해의 무역길,그리고 홍라가 무역길에 올랐던 그 때에 한반도와 세계의 정세는 어떠했는지를 꼼꼼히 짚어주고 있어 아이들의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돋보였던 것은 시선을 사로 잡는 일러스트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런 풍의 그림을 좋아하는 나 인지라 그림들이 어찌나 좋았던지.. 검고소리도 참 기억에 남았는데 이 책 또한 너무나 멋진 그림들은 이야기에 한층 더 몰입하게 도와주고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그런 책이다.
그림들이 정말 멋진 책이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