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아빠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2
가타히라 나오키 지음, 고향옥 옮김, 윤희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절판



우리집에는 축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두 남자들이 있다. 축구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 둔 아빠의 피를 물려 받았는지 우리 아들의 꿈은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게 꿈이다..
축구 선수가 되어 박지성처럼 멋진 유렵 리그에서도 뛰어 보고 싶다는 다부진 꿈을 꾸는 아들 땜에 본의 아니게 아들을 쫒아다니며 바빠진 또 한사람 내가 있다..


그냥 취미로 시작한 거였는데 대표팀에 뽑히면서 전국 대회도 나가고 괜히 덩달아서 바빠진 이 엄마는 머리가 아프다 못해 체력이 딸려서 힘이 든다.. 취미가 너무 거창하게 발전해 간다는 생각..ㅋㅋ
이 책이 오자 마자 아들이 좋아하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보자 마자 먼저 읽기 시작한 아들.. 역시 책 표지가 축구를 하고 있는 모습이라서 호기심 백배 였나 보다..
책 표지에 익살스런 표정의 악어가 여유롭게 리프팅을 하는 모습과는 반대로 아이는 심기가 불편한 듯 잔뜩 골이 난 듯한 모습에서 더욱더 아이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아닌지..
그런데 책을 보는 녀석의 표정이 이상했다.. 급기야 책을 가져 오더니 도대체 아빠가 사람인지 악어인지 분간이 안간다는 것이다.. 난들 아나? 내가 보기도 전에 먼저 읽었으니 뭐라 가르쳐 줄수도 없고..
그런데 정작 내가 읽을 때도 이거..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작가가 일부러 파 놓은 함정에 빠진건지 정말 이해가 안갔다.. 이렇게 내가 이해력이 딸린 다는 건가.. 아이들 책인데...
이해가 안갔던 부분은 중간 정도 가니 이해가 가더라는... ㅜㅜㅜ


엄마랑 단둘이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아빠가 떨어진것도 아닌데 아빠라고 악어가 나타난다.
평범한 외모도 아닌 흉축한 얼굴에 생선 썩는 냄새까지 풍기는 딱 봐도 악어 인데 엄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맞아들이며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악어가 좋아한다는 음식 준비 하느라 분주하기만 한 엄마로 인해 아이는 더욱더 심통이 난다.
온전한 내 차지였던 엄마를 하루 아침에 쳐다 보기도 싫은 존재.. 아빠라는 사람에게 빼앗긴것 같아 너무나 화가 나고 갑자기 나타난 아빠라는 존재가 버거운건 둘째 밉기까지 하다.
왜 아니겠는가.. 기억속에서 조차도 아빠라는 사람은 없었는데..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엄마랑 단둘이 살았는데 어련할까.. 둘만의 소중한 공간에 불청객이 끼어 들었으니 아이는 당연히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것도 반갑고 좋아하는 아빠가 아닌 싫어하고 불편하기만 차라리 없었으면 싶은 아빠라는 존재..
10년 만에 홀연히 나타나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 받아들이라고 하니 어디 쉽겠는가..
그것도 아빠는 동네에서 손가락질 받는 불청객.. 축구팀에서 방출된 선수로 마을에선 배신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던 존재라서 더욱더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어디 마음 편하게 그리워 하며 환영할수 있겠는가..
그 동안 아이는 아빠에 대해서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고 싫은 소리를 할때마다 '장님. 귀머거리'스위치를 가동하며 귀를 닫아 안 듣고 신경 안쓰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며 살고 있던 터라 더욱더 그런 아빠의 존재가 달갑지 않았던건 당연한 일이다..


아이가 자신을 받아 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아는 아빠는 서두르지 않는다.
자신을 닮아 축구를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여는 방법은 축구보다 더한 게 없다는 것을 아는 아빠.. 저녁에 엄마가 꼭 책을 읽어줘야 잠이 드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러 가서는 아이의 시선을 빼앗는데 성공.. 그건 전직 축구 선수였던 그 답게 감각적인 리프팅으로 아이가 자신을 바라볼수 있게 미끼를 던진다.
아이는 자신은 그렇게도 연습해도 잘 안되는 리프팅을 아빠라는 불청객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유 자재로 구사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 까지 하다..
서서히 아빠라는 존재가 멋있어 보이는 건 왜 일까?



그런 아빠는 닫혀있는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여는 최고의 방법을 가동하며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 동안 아빠의 존재 때문에 금기시 되다 싶이 했던 축가장 관람.. 꿈도 꿀수 없는 일이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홈경기장 그것도 VIP석에서 팀을 응원할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어 아빠를 따라 나섰지만 썩 유쾌하지 않은 아이를 보며 안타깝기도 했다..
그 동안 왜 그렇게 무심했는지..
그러나 막상 경기장에 가서는 그렇게도 싫어하고 마음속에서 내치기만 했던 아빠의 또 다른 모습들을 대하면서 그 동안 서러웠던 앙금은 눈녹듯 서서히 녹아 내리게 된다..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부끄러움의 대상이었던 아빠가 오해를 사서 팀을 떠날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아직도 그의 존재는 영웅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 동안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던 불편했던 아빠는 서서히 사라진다..
아빠와 팀 응원가도 함께 목이 터져라 부르고 흥분을 하며 팀을 응원하면서 아빠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아이.. 자신도 모르게 생선 썩는 냄새도 아무데서나 트림을 하는 모습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
사정이야 어찌 됐던 그 동안 자신과 엄마를 나몰라라 했던 그 길었던 시간 동안 아이가 받았을 상처가 하루 아침에 씻겨 내려 가긴 힘들었지만 아빠와 시간을 가지고 한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다보니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임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요즘 처럼 부모와 아이들간의 대립으로 가족이지만 가족 같지 않은 가정들을 볼때면 왜 그리 안쓰러운지 모르겠다.
서로 바쁘다 보니 대화도 자연적으로 부족하고 서로에게 강요만 하는 가정들이 늘어나다 보니 부모 자식간의 애정에도 문제가 생겨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기도 하는 시대다..
이 책은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가 바라보는 따뜻한 가정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진정한 가족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이 이야기로 대변을 하고 있지 않나 싶어진다..
그 동안 나몰라라 했던 아빠에게 반항기 가득한 모습으로 말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행동으로 어떤 모습들로 말을 할까 걱정도 된다.
과연 난 좋은 엄마, 좋은 부모인 건지....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게 솔직한 바람인데 잘 하고 있는 건지 이 책으로 다시 한번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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