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덕이 푸른숲 어린이 문학 28
임정진 지음, 이윤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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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였던가 한 십년전에 집에서 가까운 용인민속촌에 놀러 가서 보게 된 줄타기.. 아이들과 함께 놀러갔다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궁금해서 가서 보니 이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눈 앞에서 아슬 아슬하게 줄 타는 모습을 보니 왜 내가 그리도 떨리고 긴장감이 드는지.. 거기에 익살맞은 말까지 정말 신기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줄타기 인데 이 줄타기를 조선 시대에 금녀의 구역이었던 남사당패에 여자가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 이름은 바우덕이.. 바우덕이 이름은 들어본것 같은데 누구지? 솔직히 잘 몰랐다..
나 역시나 몰라서 고개가 갸웃 거리는데 우리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런면에서 본다면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바우덕이>는 바우덕이를 소개하면서도 우리의 놀이문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에겐 생소한 고유의 놀이 문화였던 남사당패를 소개하면서 그 안에서 서민들의 고단했던 삶도 이해할수 있어 반가움이 앞섰다..



"아버지...... 아버지이......, 가지 마, 가지 마." - p.20
집 나간 엄마와는 소식이 끊겨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아버지만 믿고 살던 바우덕이.. 그러나 아버지 마저 병으로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친구였던 남사당패의 곰뱅이쇠에게 맡겨진다.
"아버지 동무가 널 데리러 올 게다. 아무 걱정 말고 따라가거라.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아저씨니, 따라다니다 보면 네 엄마를 만날지도 모른다. 우리 바우덕이는 어디 가도 귀애받고 살 거다. 스님이 넌 만인이 우러러볼 팔자라 했다." -p.21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뒤로 한채 아버지의 친구를 따라 남사당패에 들어가게 되지만 그 당시만해도 남사당패는 금녀의 구역..
"계집애는 왜 안 돼요?
"남사당패에 계집애가 있다는 게 말이 되냐?" - 본문 중
감히 엄두도 못 내던 금녀의 구역인 남사당패에 붙어 있으려면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는 것을 5살이었던 그 어린 바우덕이는 깨닫는다.



바우덕이가 남사당패에 들어오게 된 나이는 5살.. 그러나 바우덕이는 너무나 조숙했다.. 자신이 이 남사당패에서 살아남으려면 눈치껏 사람들에게 잘 해야 한다는 것은을 누가 말을 해 주지 않아도 피부로 느끼며 곰살맞게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어야 했고 가르쳐 주지 않은 기예를 배우기 위해서는 남들의 눈을 피해 보고 익혀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
전국을 떠 돌아 다니며 연희판을 벌이던 남사당패는 겨울이 되면 안성의 청룡사에서 겨울을 날때도 바우덕이는 절 공양보살에게도 살뜰히 일손을 도우며 청룡사를 제 집처럼 의지하게 된다.
사당 무리패들의 눈에 들려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 재주들을 어깨 넘어 몰래 몰래 배우며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죽을 힘을 다 하는 그 어린 바우덕이를 떠 올리니 어찌나 안쓰러운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그 어린 바우덕이는 자신의 미래를 직감적으로 알았던 걸까..
자신이 의지하고 살아나갈 길은 이 남사당패 뿐이라는 것을 그 어린 나이에도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다..



그러나 남사당패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나라 살림까지 좋지 않아 연희판을 벌이는 곳이 드물어져 더욱 힘들지만 그렇다고 여자인 바우덕이를 내쫓지는 못한다.
남다른 소리와 스펀지처럼 빨아 들이는 바우덕이의 재능을 보며 꼭두쇠는 언젠가는 바우덕이가 이 남사당패에 큰 힘이 되어 줄것을 예감하며 눈여겨 본다.
그 중에서 바우덕이의 마음을 제일 끄는 재주는 바로 어름사니.. 줄타기였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면서도 높은 줄 위에 올라가면 왠지 자신을 버리고 나간 엄마를 찾을수 있을것만 같은 줄타기다.
어름사니가 꼭 되고 싶어하는 바우덕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자신을 버리고 나간 엄마지만 원망 뒤엔 그리움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더 어름사니가 되고 싶어 했던 바우덕이.
"오늘부터 줄 타기를 배워라."
차갑기만 하던 어름사니가 드디어 바우덕이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꿈에 그리던 어름사니가 된 바우덕이는 점점 입 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로 이름을 날린다.
남자들은 구경도 못 하던 남사당패인데 그 중에서도 제일로 치는 줄타기를 아릿따운 여자 아이가 탄 다니 당연한 일.. 살아남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여러 가지 재주와 기예를 배웠던 바우덕이는 열 다섯에 최초로
여자가 꼭두쇠가 되는 영광을 얻는다. 바우덕이로 인해 남사당패 무리들 스스로가 편해지고 살기 좋아졌다는 것을 알기에 만장일치로 꼭두쇠로 추대한 것이다..
그 후로 남사당패는 전국 각지로 불려 다니며 입지를 굳히는데 궁에서 까지 연락이 오게 된다.
경복궁을 지으면서 사기가 떨어져 있는 일꾼들을 위해 연희판을 벌인다는 것..
높으신 분들을 위한 연희판이 아니라 고생하는 일꾼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던 바우덕이는 최선을 다해 연희판을 벌려 일꾼들의 고단함을 어루만져 주는데... 그런 바우덕이의 마음을 알았던지 흥선 대원군은 당상관 정 3품의 옥관자를 내려 바우덕이를 비롯한 남사당패를 인정해 준다..



그러나 뜻밖에도 바우덕이는 너무 일찍 죽었다고 한다.
그 재주와 재능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게 더 안타까운 것은 사실 이 바우덕이에 관한 기록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 당시 양반이 아닌 천민 중에 천민 이었던 남사당패라 변변한 기록이 있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남사당패에 관한 자료들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는다..
남자들 무리 속에서 꼭두쇠라는 중책을 맡아 고생했을 바우덕이..그러나 힘들어도 행복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그녀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는 청룡사에 가면 바우덕이를 만날수 있다니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이 책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바우덕이 처럼 힘들고 무서워도 현실에서 달아나려고 하지만 말고 용감하게 싸워보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부모의 사랑 마저도 사치였던 바우덕이지만 인내와 노력으로 인정 받으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지 않을까...
자신의 삶은 자신이 개척하는 사실.. 인생은 정해진 길을 걷는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개척해 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 잊고 사는것 같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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