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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ㅣ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
오세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hotoreview/photo_720402165788694.jpg)
중학교때 도서관에서 낡고 낡은 메밀꽃 필 무렵을 빌려서 보면서 유독 낯설은 문구들로 어려워 하면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 새록 떠 오르는게 무척이나 반가웠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수 있는 이런 문학들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만화화 되어 나온 시리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처음 접하게 되는 우리 아이는 만화라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보는 반면 왜 난 이렇게 반갑고 좋은지..ㅎㅎ
오히려 우리 아이보다 내가 더 반갑고 좋았다.
추억속에 있던 문학 작품들을 다시 만난다는 그 기분 좋은 설렘을 오랜만에 느껴보게 된다.
만화화 되어 소개가 된 작품들이 너무 가볍지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지만 그 우려는 금새 사라지게 했던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이었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문학과 만화의 만남..
이 시리즈에 동참 하신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만화가 들은 최대한 원작을 훼손해 작품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을 했다는데 이 한권만 보더라도 충분히 그 노고를 느낄수 있었다.
단순히 줄거리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화의 최대의 장점인 인물들의 표정.몸짓,감정,표현들을 잘 살려놓아 소설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시각적인 것들까지 한번에 느낄수 있어 작품들을 훨씬 쉽게 이해할수 있지 않았나 싶다.
주니어김영사에서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영상을 선호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아이들에게 친숙한 만화로 기획하게 됐다는 이 시리즈.. 해방 전후에서 6.25전쟁 이후까지 작품들을 골라서 앞으로도 계속 소개가 될 시리즈란다.
그 첫번째인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꽃 필 무렵,홍수,쇠찌르레기,말,소,투계 까지 총 6편이 실려있다.
문학작품을 내가 이렇게도 접하지 않았나 싶은게 이중 딱 한편 메밀꽃 필 무렵 밖에 읽지를 못했다는 것에 반성아닌 반성을 하게 했다.
그나마 이렇게 만나게 되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러한대 우리 아이들은 오죽이나 할까.. 이렇게라도 문학 작품들을 소개해 줄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싶다.
그 중 너무나 반가웠던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까지 팔십 리 길을 배경으로 그 길에서 허 생원과 조 선달 그리고 동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캄캄한 밤에 흐드레지게 피어있는 봉평의 메밀꽃 길은 매우 중요한 공간적 배경으로 나온다. 이제 갓 피기 시작한 메밀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으로 황홀하다고 할 정도로 이 길은 허 생원이 생전 처음으로 알게 된 처녀와의 하룻밤을 떠올리며 다시 이어질지도 모르는 인연의 끈을 기대하게 하며 걷는 길이기도 하다.
장돌뱅이인 허 생원은 20년전에 단 하룻밤을 같이 보낸 처녀를 잊지 못했던지 그후로 봉평장을 들르는게 일이 되 버렸다. 그런 허 생원은 같이 동행하게 되는 동이 라는 청년의 애닳은 사연을 듣고 가슴이 찌릿해진다. 봉평이 집이었던 엄마는 달도 제대로 다 차지 못한 아이를 낳고 집에서 쫓겨나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았다는 이야기에 동이가 애사로 안보이고 자신과 똑같은 왼손잡이인 동이를 따라 제천으로 떨리는 발길을 돌린다..
또 한편인 <홍수>는 갑작스런 홍수로 인해 피신을 했다가 다시 돌아와 세간살이를 정돈하느라 바쁜 그 와중에 지영호의 아들 점룡이는 놀음과 마을 유지의 첩과 놀아나 지영호의 속을 뒤집는다. 결국 참다 못한 지영호는 아들을 쫓아내고 화를 삭이고 있는 와중에 애궂은 비는 며칠 잠잠하더니 다시 내리기 시작하더니 다시 홍수가 나고 만다.
다시 급하게 배를 타고 피난을 가던 중 이웃을 구하려던 지영호가 물살에 휩쓸려 위험에 처하자 속만 썩이던 아들이 뛰어들어 아버지를 구하며 냉랭했던 부자 지간은 스르르 녹아 내리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 <쇠찌르레기>는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원작이 있나 도서관에가서 찾아봐야 겠다..
이 처럼 비록 만화지만 원작이 궁금해지게 하는 힘이 있는 그런 책이다.
만화여서 호흡이 짧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싶을 정도로 너무 짧게 소개가 되서 아쉬운 책이다..
좀더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ㅎㅎ
이 책을 보며 만화가인 오세영님께 세삼 고마웠던 것은 우리 연령대는 소설 만으로도 그 당시의 생활 모습들을 그릴수 있다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은 그게 현실상 어렵다는 것에 더 아이들이 문학 작품들을 멀리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는데 꼭 그 시대를 그대로 고증이라도 한 것 처럼 하다 못해 바지 저고리 하나 까지 다 그 시대를 눈 앞에서 보는것 마냥 섬세하게 그려놓아 아이들이 그림을 보면서 이해를 하며 읽을수 있기에 더 재미있고 쉽게 읽을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소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 단어들이 나와서 흐름을 방해 한다면 맨 하단도 아닌 바로 밑에 각주를 달아 놓아서 그다지 흐름도 방해 하지 않게 신경을 쓴 점도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지 싶다.
우리 아이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작품성있는 문학 작품들을 이렇게나마 소개를 할수 있어 다해이다 싶은 그런 시리즈다..
앞으로 계속 나온다니 더 기대해 봐야 겠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