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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의 꿈 ㅣ 푸른숲 역사 동화 5
배유안 지음, 허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8월
신라하면 삼국통일을 이룬 김춘추가 먼저 떠오르고 또 한 인물 김유신 장군이 떠 오르는게 당연지사..
이렇듯 역사는 늘 앞에서 대업을 이룬 인물들을 중심으로 풀어놓을 수 밖에 없어 그 그늘에 가려진 인물들이 빛을 보기란 쉽지 않다.
존재감이 없던 등장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바라보게 되는 또 다른 역사의 모습..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 바라보는 역사와 그 밑에서 힘없고 나약했던 민초들이 바라봐야 만 했던 역사는 과연 어떤 모습들이었을까?
이런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동화가 있어 마음에 들어 신간이 나올 때마다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오는 <<푸른숲 역사동화>>다.
이 시리즈는 역사의 한 단면을 그림으로서 아이들에게 수 많은 질문들과 생각들을 하게 하는 힘이 있어 책을 읽고 난 후에 아이들이 바라보게 되는 역사의 범위가 넓어지게 해서 참 좋은것 같다.
국환된 소재로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나면 그에 관련된 정보들을 찾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번<서라벌의 꿈>은 삼국통일을 이룬 김춘추와 그의 집에서 일꾼으로 살았던 부소라는 아이를 내세워 삼국통일을 이루려고 고심하던 그 시대를 풀어놓고 있다..
김춘추와 막역한 사이였던 부소의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고 하루 아침에 어머니와 둘만 남겨졌던 부소의 삶은 그 당시의 전쟁으로 고달팠던 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전일을 하던 어머니는 어린 부소를 위해 자신의 남편과 막역했던 김춘추를 찾아가 자신들을 받아달라 간청을 하게 되고 신분은 틀렸지만 자신이 풀밭이라 여기며 언제나 편안하게 쉴수 있게 마음 한켠을 내주던 벗의 식솔들을 모른체 할수 없었던 김춘추는 그의 식솔들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그 시대는 신분의 벽이 있던 시대..
법민이 스스럼없이 형이라 부르고 고타소와 같이 염색에 쓰일 꽃들을 따러 다니며 허물없이 지냈지만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의 끈은 그들을 쉽고 편하게 놓아두질 않는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남편을 잃고 웃음을 잃어버린 어머니를 바라보며 부소는 자신은 전쟁에 나가는 일이 없었으면 바라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짊어져야만 했던 군역..
그 당시 남자라면 신라의 화랑을 자랑스러워 하며 전쟁에 기꺼이 나가지만 부소는 자신마저 죽는다면 혼자 남겨질 어머니가 더 마음에 쓰여서 피하고만 싶었다.
어쩔수 없이 전쟁에 참가하지만 동료의 죽음 앞에 어쩔수 없이 했던 행동으로 뒤집어 쓰게 된 첩자라는 오명은 부소의 삶을 하루 아침에 도망다니는 도망자로 만들어 버린다.
운명은 가혹하게도 부소를 남들의 눈을 피해 도망자로 만들었지만 자신의 꿈이었던 모전의 기술자가 되고 싶어 모전공방에서 몸을 숨기며 사는 모습에 남들은 누구나 사연 하나씩 가지고 산다지만 어린 나이의 부소를 보며 사람들은 안쓰러워 한다.
그러던 중 김춘추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김춘추로 부터 연모하던 고타소의 죽음을 듣게 되는데...
자신의 짐속에 부소가 만들어준 새를 고이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는 고타소.
잘 살고 있을줄로만 알았던 고타소의 죽음은 부소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마는데..
김춘추가 하나 밖에 없었던 딸 고타소의 죽음으로 인해 삼국통일을 간절하게 원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아이들에겐 아버지로서의 애처로운 부정을 느낄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고타소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김춘추가 당나라로 향했던 것도 긴박했던 나라의 사정상 외교의 힘을 빌려야만 했던 그 당시의 신라의 모습도 얼추 볼수 있었고 고구려와 백제의 침략에서 벗어나 결국엔 삼국 통일의 오래된 숙원을 이룰수 있었다는 것도 짐작할수 있어 아이들이 역사까지 아우룰수 있는 그런 책이라서 더욱더 좋은것 같다.
"고구려를 공격할 원군을 요청하러 김춘추가 신랑의 사신으로 당나라에 갔다"는 기록을 토대로 김춘추와 부소라는 아이를 끌어 올려 김춘추가 삼국 통일을 어떻게 준비하고 그려 나갔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색다른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춘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게 아니라 첩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어머니도 남들 눈을 피해 밤손님처럼 살짝 왔다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만 알려야 했던 외롭고 슬펐던 한 소년을 중심에 세워놓고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 형식이라서 더욱더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 처럼 이 시리즈는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역사의 한 단면속으로 다가가고 있어 역사를 바라보는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볼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시리즈다.
그래서 더욱더 좋아하고 반기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김춘추가 그토록 원했던 삼국 통일, 부소를 비롯한 평범했던 시민들도 과연 그랬을까?
"소인의 어미는 아버지도,오라비도,남편도 다 잃었는데,그런데,나까지 어떻게 죽어요?" 본문 중
결국 첩자로 살아야만 했던 부소를 우리 아이들이 만나게 되면 과연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지 궁금해 진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