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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딱 붙은 아빠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6
박설연 지음, 김미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며칠 전에 우리집엔 아들과 아빠의 신경전이 있었다. 그 동안 쌓이고 쌓였던 아들의 불만이 한 권의 책으로 폭발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빠랑 똑 같은 아저씨가 책 속에 등장을 한다고 아들이 아빠 코 앞에다 들이밀며 읽으라고 아주 대놓고 강요를 했던 문제의 책 바로 <<소파에 딱 붙은 아빠>> 이 책이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어찌나 아빠와 아들의 신경전이 웃기기도 하고 속으로 통쾌하기 까지 해서 은근히 옆에서 아들의 편을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들이 안쓰럽기 까지 했다.
우리집에도 아이들과 너무나 놀아주기 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아저씨가 있다..
어찌나 심한지 10살이 된 아들 아마도 아빠랑 나가서 같이 운동을 한적이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 얼마나 매정한 아빠인가..
너무나 심한 아빠라서 평소에 아들의 불만은 이루 말로 할수가 없다.
그런 원망을 들으면서도 어쩜 그렇게도 한번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질 않는지.. 내가 봐도 너무 심하고 얄밉기까지 하다.
아마 아들에게 아빠 점수좀 주라고 하면 30점이나 나올지..
아무튼 아들과 옥신각신 하며 신랑이 읽었던 책이다. 얼마나 속으로 찔렸던지 아들하고 날이 풀리면 쉬는 날 밖에서 축구하자고 약속을 하게 했던 책.. 아들에게 미안하긴 했나 보다..ㅠㅠ
365일 중에 아이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기다린다는 5월 5일 어린이날.. 영도와 영남이는 잔뜩 기대를 하며 눈에 백만볼트 전기가 흐르고 있는데 아빤 그것도 모르고 휴일 이라고 늘어지게 쉴 모양이다.
여느 날과 같이 아빤 오늘도 집에만 오면 지정석인 소파에 드러 눕는데.. 영도와 영남이는 놀러 나가고 싶은데 아빤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와 함께 아빠 몸이 소파에 철썩 달라 붙어 버리고 마는데..
꼼짝 달싹 못하는 아빠 대신 이게 웬일? 갑자기 안방에서 아빠 옷을 입은 아빠랑 비슷하게 생긴 아저씨가 나오는게 아닌가..
자신은 소파 정령이라면서 아빠 대신 아빠 노릇을 해주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요상한 방법이긴 하지만 만들어도 주고 그렇게도 바라던 아이들의 바람대로 데리고 나가 놀아주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진짜 아빠는 자신의 떨어지지 않는 몸을 원망하지만 소파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대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과 아빠는 온갖 방법을 총 동원해서 소파에서 떨어지려고 하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데..
하필 엄마도 외할머니 병간호 하러 가셔셔 안 계시고 119에 신고도 해 보지만 장난 전화로 오해만 받고...
과연 아빠는 소파에서 떨어질수 있을지...
아마도 이 책을 보며 수 많은 아빠들 가슴이 뜨끔하지 않았을까 싶다.
피곤하고 힘든 사회 생활 하느라 쉬는 날은 그야 말로 푹 쉬고 싶어 하는 그 마음들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정작 아빠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그 눈망울들을 한 번만 제대로 쳐다봐 준다면 한 시간이라도 땀 흘리며 같이 놀아주지 않을까 싶어진다.
부록으로 실린 연극대본 요게 또 압권이다. 아이들과 같이 집에서도 한번 해 보면 참 재미있을 그런 부록이다.
학교 재량활동으로 쓰라고 되 있지만 집에서도 한번 해 보길 강추하고 싶다.
이 책은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을 위해 아빠의 자리가 단지 가정의 생계를 책임만 지는 그런 자리가 아닌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유대감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과 30분 만이라도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그 시간이 아이들에겐 아주 귀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가질수 있다고 한다. 아빠와의 유대감도 느끼고 땀을 흘리면서 서로 다져지는 끈끈한 정이 아이들에겐 아주 귀한 영양분이 된 다는 것을 우리 아빠들이 많이 알아줬음 싶다.
멀리도 말고 우리집도 제발 아빠가 게으름을 벗어 던지고 아들과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같이 땀 흘리며 운동좀 했으면 좋겠다.
<사진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