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농민을 말하고자 하지만 전면에 전봉준을 내세우지 않겠다.. 라는 생각에 더 힘이 들었을 것 같은 작가의 마음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고심 고심 하면서 역사을 거스르지 않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알수 있었다.많은 사람들은 동학 농민 하면 두말 하지 않고 바로 녹두 장군 전봉준을 떠 올린다.그런 동학 사상을 어찌 전봉준을 전면에 내 세우지 않고 이야기를 할수 있을까? 개인적인 호기심도 갖게 했던 그런 책이었다. 그 만큼 작가는 흔하디 흔한 세상에 많이 알려져 있는 동학 농민을 말 하지 않고 또 다른 시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음을 알수 있었다.그래서 이 문구가 그렇게도 눈길이 갔는지 모르겠다. '만약 전봉준이 김경천이 밀고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이란 전제하에 이야기는 실마리를 풀고 있다.'녹두 장군 전봉준이 김경천의 밀고로 처형되었다'는 후세에 알려진것 처럼 동학 농민 하면 전봉준, 전봉준 하면 동학 농민으로 연결되는 이 연결 고리를 어떻게 풀어 놓을지 너무나 궁금했었다.교과서에서 간단한 몇 줄 만으로 동학 농민을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작가는 만약에 라는 이런 상상을 하며 동학 농민을 쉽고 재미있는 역사로 바꿔놓은 것이다.정말 전봉준이 자신을 밀고할 김경천을 알고 있었다면 과연 동학 농민은 어떻게 됐을까? 민심이 흉흉했던 조선 후기 보부상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전국을 누비던 주인공은 어느날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천애 고아가 되고 만다. 때는 역사의 급 물살을 타던 시기.. 더 이상 굶주림에 버티지 못하던 농민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났던 동학 농민이 거세게 일어나던 시기였다. 깊은 암자에서 아버지는 노스님을 만난 후에 동학 운동으로 시끄럽다는 전라도로 향하자 하고 아버지의 말에 열 세살 어린 아이는 무작정 따라 나선 것 뿐 동학이 뭔지 아버지가 노스님과 만난 후에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세상을 구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 적혔다는 서찰도 아이는 별 의미 없었다.. 그저 아버지와 함께 라면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다.그런데 전라도로 가던 중 수원 도방에서 갑자기 세상을 뜬 아버지를 두고 아이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그렇게도 아버지가 중요하다던 서찰을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달을 해야 할지 아님 다시 암자로 돌아가 노스님에게 아뢰야 할지.. 그러나 아이는 큰 결심을 하며 아버지를 대신해서 자신이 그 중요하다던 서찰을 전하기로 맘 먹는데 정작 까막눈이었던 아이는 서찰을 보는 순간 앞이 캄캄해져 온다.언문이면 모를까 한자로 쓰여 있는 서찰은 도통 무슨 내용인지 누구에게 전해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던 무방비 상태였던 아이를 역사의 한 복판 동학 으로 끌어들이며 그 긴 여정을 속에서 아이가 바라보는 동학을 우리 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저 막연히 전라도로 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대로 방향을 전라도로 잡고 길을 떠나면서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서찰에 있는 한자들을 몰래 몰래 익혀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던 아이는 세상엔 공짜는 없다는 것을 한자들을 한자 한자 익히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깨닫게 된다.가는 곳 마다 나이 어린 아이 혼자 동학으로 시끌 시끌한 전라도에 간다고 하니 걱정들을 하건만 정작 아이는 그저 묵묵히 아버지를 대신해서 서찰의 내용을 풀기에 여념이 없다. 세상을 구할수 있다는 아빠의 말에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이라 생각하는 뚝심있는 아이. 그런 이 아이에겐 세상을 치유할수 있는 힘이 있었으니 그것은 자신의 노랫소리에 약이 들어있는 것.. 수중에 아버지로 부터 물려 받은 돈이 다 떨어질 때쯤 아이의 노랫 소리는 큰 힘이 된다.아픈 사람들에게 힘 내라고 불러 준 노래가 정말 약이라도 되는 양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는 아이는 병석에 누워 있던 양반도 주막집 주인에게도 노를 저어 생계를 꾸리던 뱃사공도 자신의 노래로 병도 낫게 해주고 그 댓가로 서찰의 주인공이었던 전봉준을 만나는데 큰 힘이 된다.중간에 전봉준을 밀고한 김경천을 만나게 되어 아이는 하루 라도 빨리 전봉준을 만나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동학 하면 딱 떠오르는 전봉준과 그외 몇 인물들을 제외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 그것도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르는 열 세살 아이를 내세워 동학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 정말 신선했다.대부분 전봉준을 따라서 동학을 말을 하거나 아니면 이에 관련된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동학을 말을 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아 더욱더 새로웠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따라 가다 보면 혼란했던 그때가 보이고 긴박했던 역사속 한 장면으로 따라 들어가 아무 힘도 없이 일본과 청나라 사이에 끼어 고달파 했던 조선이 보인다. 왜 동학 운동을 해야만 했는지 그 시대의 농민들의 삶도 그 들이 바라던 평등한 사회가 무엇을 말을 하고 있는지를 혼란했던 조선이 보인다.동학을 잠재우려고 청나라에 손을 내밀었던 조정, 청나라가 조선에 들어오니 불안해진 일본까지 합세를 해서 치뤄야 했던 청일전쟁까지 이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역사의 한 흐름을 그대로 그리고 있었다. 역사는 어떻게 바라 보느냐가 관건이다.. 어떻게 받아 들이고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하게 된다.고리 타분하고 지루하다고만 바라 볼 역사가 아니라 이렇게 이야기 속으로 우리의 역사를 끌어 들인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이상 외울것 투성인 역사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