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이유정 푸른숲 작은 나무 13
유은실 지음, 변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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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교 도서관에 가면 각 학년 권장도서가 있다.. 왜 그런지 몰라도 꼭 도서관에만 가면 다른 책보다 먼저 쳐다보게 되는 곳.. 요즘 우리 아이들 이 권장도서 빌려오는 재미가 쏠쏠한데 작은 아이가 빌려 온 3학년 권장도서인 <멀쩡한 이유정> 아직 자기 학년 책들도 다 보지 못한 녀석이 한 학년 위인 3학년 책빌려 와서는 오자 마자 가방 던져 놓고 앉아서 본 책이다..
큰 아이야 워낙에 책을 좋아하니 그럴수 있지만 이 녀석은 자기 구미에 당기는 책 위주로 보는 녀석이라 책 내용이 궁금해서 나중에 내가 읽어 봤다.. 역시 우리 아이의 탁월한 책 선정이 맘에 들었다..ㅎㅎ
책 속에는  매일 매일 실수 투성이인 우리 아이들이 있었고 아직도 길치인 내가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들 완벽 그 자체를 동경하듯이 완벽을 외친다.. 그래서 인지 조그마한 실수 하나
도 용납을 못하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서치 않는듯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라고만 한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에겐 결과도 중요 하지만 과정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실패도 해 봐야 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어른인 우리들은 정작 결과에 목을 메곤 한다.. 그런 우리 어른들에게 작가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우리 어른들이 보기엔 엉성하게만 보이는 조금은 모자란 듯한 아이들을 보여 주면서 그 아이들이 자신들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아주 맛깔나게 담아내고 있다.. 이래서 아동 작가들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다.. 
우리 어른들이 봐도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스레 웃을수도  때론 가슴 짠해서 눈물을 찍어 내게 하니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아이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오히려 왠만한 우리 어른들 책 보다 훤씬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들이 많다는 것을 이 책으로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멀쩡한 이유정>은 조금은 엉성하면서도 모자란 듯한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단편집이다.
단편집 하면  이야기가 다 따로 따로니 난 별로 안 좋아한다..  서로 연결 고리도 없고 서로 상반대는 이야기들이 한 권으로 묶여 있는 책들이 많아 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터라 처음엔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 했었다.. 그러나 막상 하나 하나 읽다 보니 단편집은 단편집인데 어딘가 모르게 서로 연결 고리가 있는 듯한 그런 착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이 아이들 책이지만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게 쭈~~욱 읽게 했다..
이게 바로 작가의 숨은 내공 숨은 실력이라는 것.. 베스트셀러 작가님 못지 않다..


한번 뵌 적도 없는 할아버지에 대해서 써오라는 학교 숙제.. 그러나 막상 알게 된 할아버지는 회장도 경찰도
아닌 술 주정뱅이에 노름꾼이 라니 창피하면서도  당황스럽기만 한 경수가 지혜롭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도 숙제를 해 나가는 <할아버지 숙제> , 우리 아들과 학년이 같은 초등 2학년인 진이의 이야기는 사뭇 가슴이 찔린다.. 학원에 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학원을 배회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여실히 그려져 있어 미안했는데 진이는 엄마의 출산으로 인해 휴가 아닌 휴가를 받게 된다.. 비록 좁긴 하지만 고모네 집은 바로 천국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즐겁기만 한 <그냥>, 길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유정이의 집 찾아 삼만리.. 어찌나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안타까워 응원을 하며 읽었을 정도다.. 4학년인데도 아직 왼쪽 ,오른쪽도 몰라 애를 먹기 일쑤인 유정이는 새로 이사한 집 때문에 집에서 학교 가것도 학교에서 집에 오는 것도 동생이 있어야 가능할 정도로 길치인데 그런 동생이 말도 없이 혼자 집에 버려 험난한 집 찾기에 돌입하는 진땀이 다 나는 <멀쩡한 이유정> , 손주에게 새우를 먹이고 싶어 고군분하는 할아버지와 손주를 그려 놓은 <새우가 없는 마을> , 아빠가 없어 세상엔 공평한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영지에게 자신보다 더 불쌍한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눈> 이 다섯편은 각각 다른 이야기 이지만 모아놓고 보면 너무나 비슷 하기만 하다..
각각 다르면서도 하나 같은 조금은 부족한 구석이 있는 아이들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자기 나름대로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100%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어느 한 구석은 족한 면이 있는 법 그래서 족한 부분은 서로 채워주며 서로 도와주며 사는게 우리네 모습들이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 노력하면 '나만 못 해'가 아닌
'다른 사람도 똑같아'란 생각을 하며 희망을 갖고 다시 도전해 볼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처지가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학원 못 다니면 어때.. 길좀 못 찾고 방향치면 어때 지금의 네비게이션과 같은 도움을 요청할수 있는 기계들을 만들어 버리면 되지 않나..
발상의 전환처럼 으기 소침해 있기 보단 쿨하게 자신을 인정해 버리고 그 안에서 희망을 꿈꾸며 앞을 본다면 분명 해결책도 나올 것이요 그리 불행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깨우쳤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록 힘들고 크게만 느껴지는 문제점들이 조금 크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 었던 것이 되는 것처럼 지고 나면 별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작은 시행 착오를 겪으며 빨리 알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책 속의 아이들을 보며 괜히 어릴때 내 모습을 지금의 내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즐
겁기도 했다..
공부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은 위안을 삼을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가져 본다..

 
-지금도 멀쩡해 보이려고 무진장 애쓰는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한 작가님의 말이 무슨 뜻인지 깊이 이해하고 동감을 하게 한다..
괜히 씩씩해 보이려고 애를 쓰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 꼭 보여 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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