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조금씩 크다 보니 예전에 별로 찾지 않았던 성장소설들에 부쩍 눈길이 간다.. 아이가 툴툴 댈때면 다 크느라 그러는 거라고 나를 다독이게 되지만 막상 그게 쉽지만은 않은게 현실이다.. 요즘도 난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 든 딸과 매일 티격태격 하는 웃기못할 상황이 연출 된다.. 그래서 조금 이나마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런 성장소설 들을 부쩍 권하기도 하고 나 또한 보게 된다. 그런던 차에 [종이친구]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냥 많이 보게 되는 그런 성장소설 인줄 알았다.. 거의 끝인줄만 알았던 마지막 부분까지도 그랬다.. 그런데 우와~~ 생각지도 않은 반전이 숨어 있을 줄이야.. 그래서 이 책이 다른 성장소설 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던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들 책인데 이렇게 끝이 놀라움이 가득했던 그저 놀라웠었던 책이 또 있었을까 싶다..ㅎㅎ 두 아이의 엄마인 나도 돌이켜 보면 학창 시절이 있었고 꿈 많고 풋풋했던 사춘기 시절이 있었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수성이 예민 했던지 난 항상 조그마한 다이어리에 끄적 거리는 것을 참 즐겨 했던 그런 아이였다.. 나만 알아볼수 있는 암호는 당연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은 어김없이 암호를 써서 누가 보더라도 모르게 나만의 비밀수첩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니었던 것들을 왜 그리 심각하고 크게 고민을 했었는지 돌이켜 보면 웃음만 나온다. 그땐 왜 그렇게 크게 다가왔었는지 그래서 사춘기 였었나? ㅎㅎ 그때 그 다이어리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은 지울수 없다.. 그 다이어리는 정말 내겐 소중했던 보물 1호 였다.. 조용하기만 했던 제레미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짙은 녹색 바탕의 가느다란 금테가 둘러진 수첩 한권을 줍게 된다..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시작해 들고 나왔던 녹색수첩.. 그냥 처음엔 수첩 주인을 찾아 조금 놀려주고 돌려주리라 생각했었지만 막상 주인을 찾으려고 들춰 본 수첩 안에는 전혀 뜻밖의 글들만 가득한 확실한 것은 여자 아이의 것 이라는 것 밖의 수첩의 주인은 찾을수가 없었다.. 다시 돌려 주려면 누구의 것인지를 알아야 한데 전혀 누구인지를 알수 없으니 그날 부터 제레미는 본의 아니게 탐정 놀이를 할수 밖에 여자 아이들을 하나씩 관찰하면서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점점 수첩속에 빠져 드는 제레미는 수첩 안에 많은 아이들의 글들 뿐만이 아닌 다양한 사진들을 보며 자신과는 다른 또 다른 여학생들의 세계를 탐방하듯 수첩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보라색의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엄마가 돌아가셨다." p.71 보라색으로 씌여진 단 한줄. 그리고 약속장소와 시간이 적혀 있는 글을 보게 된다.. 과연 이 수첩의 주인을 찾을수 있을지 인기가 많을것으로 예상 되는 수첩의 아이는 누구 일까 궁금했던 제레미는 그날 약속 장소에서 전혀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인 전학을 와서 말 한마디도 안하던 로라 라는 여자 아이가 수첩의 주인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다시 전학을 가버린 로라와 제레미는 편지로 로라의 아픈 가슴을 다독여 주면서 좋은 친구로 남는듯 했다.. 상처를 받고 말 문을 닫은 아이를 가슴이 따뜻한 아이가 잘 보듬어 주는 그런 우리가 바라는 성장소설로 끝이 나는가 했었다.. 거의 끝나 간다고 마음을 놓고 있던 그 찰나에 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새로이 전개가 되어 당혹 스러웠다..지금 까지와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반전에 내가 앞 부분에서 암시를 했었는데 놓친 부분이 있었을까란 걱정이 들 정도로 이야기는 전혀 뜻밖의 반전을 하게 된다.. 이 놀라운 반전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은 그 동안 봐왔던 그런 평범한 성장소설 쯤으로 기억이 되리라.. 그런데 마지막 책장까지 읽고 난 지금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그런 성장소설로 남을것을 알수 있다.. 오늘 아이가 학급 문고 두 권을 가져 가야 한다고 하기에 난 선뜻 이 책을 가져 가라고 했다.. 한창 예민한 요 때 아주 딱인 이 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과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주지 않을까란 기대를 담아 아이의 가방에 넣어 줬다.. 반 아이들이 부디 많이 읽고 많은 생각들을 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내 안에 숨어 있던 감수성에 직접적으로 말을 걸던 그런 감수성도, 그 풍요로움도,그 경이로움도, 그 기쁨도 난 결코 만나지 못했을 거야. 또한 내 생에 맞닥뜨릴 질문들도 만나지 못했겠지. 내가 감히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채, 매일 밤마다 함께 걸었던 그 소녀의 반짝이는 싱싱함이 없었다면, 과연 내가 그 고통의 터널을 잘 빠져 나올 수 있었을까? p.158 <종이친구 본문에서 사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