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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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할땐 왜 그런지 무겁게만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보내는 사람 가는 사람 다 안타깝고 미쳐 하지 못할 일들 남겨질 사람들의 걱정이 뒤 엉켜 참 복잡미묘하지 않을수가 없는게 바로 ’죽음’이 아닐까요?
저도 가까운 친구 녀석을 제 작년에 보내고 이번달이 그 녀석이 간지 두해째가 되네요...
그래서 더욱더 이 7월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그래서 더욱더 힘든 한달이었습니다...
그 녀석이 갑자기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너무 멀어 가보지도 못하고 하필 그 녀석과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하는 날 그렇게나 좋아하던 비가 내리던 그날...
아직도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만 한 그날 그 녀석은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던 비와 함께 인사를 했는지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그 후에 그렇게도 안보이더니 몇 달이 지나서야 내 꿈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은 아파서 갔지만 내 꿈에 보인 그녀석은 아픈 사람을 간호하는 간호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꿈에서 깨어 얼마나 울었던지...
 이 [살아난다면 살아난다] 는 어린이 책 치고는 다소 무겁다는 ’죽음’이란 소재를 과감히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연 아이들 책인데 이 무거운 소재를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을까...
그러나 이 책은 성인 책들과 별반 다를것 없을 정도로 죽음이란 소재를 아주 적절한 긴장감과 감동 그리고 애잔한 안타까움이 뒤 섞여 있어 아이들 책이었지만 성인 책을 읽는 마냥 아주 진지해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죽음’이란 소재가 말 하고 있듯 무게감이 있는 그런 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간혹 아이들 책 중에 치매를 다룬 책들은 본적이 있었어도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룬 책이라 처음으로 접하게 될 우리 딸의 반응이 참 궁금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딸 반응은 참 예상 밖이었네요...  
엄마 아빠 속 안썩이고 말 잘듣는 착한 딸이 되겠다고 그날 편지를 썼더라구요... 요즘 한창 사춘기라서 삐딱하니 속좀 썩이고 있는 딸이 말이지요..
간혹 TV에서 몸에 안좋다는 음식 말만 들어도 몇달 동안은 쳐다 보지도 않는 딸이 과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워낙에 책 보는 속도가 빠른 딸이지만 그 날은 이 책에 빠져서 내가 불러도 모르고 꼼짝도 않고 한시간 만에 이 책을 다 읽더군요..

우리 딸의 독서록을 처음으로 일부 발췌를 해 봅니다..
근호야 안녕?
나는 네가 뺑소니를 당할때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는지 몰라..
이대로 죽으면 어떡하지? 가슴이 조마 조마해서 손에 땀이 다 났어...
그런데 넌 안타깝게 죽었지.. 넋이 되어 혼만 빠져 나왔지.. 헉! 나도 자전거 무지 좋아하는데 너 처럼 이런 사고를 당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 너를 도와 줄수가 없어서 나는 너무 속상했어... 다시는 살수 없다는 말을 703호 할며니께 듣고 난 울었어..
결국 넌 이 할머니의 도움으로 엄마 아빠게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했었지.. 너의 심장을 형우에게 주라고..
난 아마 너가 된다면 너 처럼 이렇게 못 할것 같아.. 억울해서..ㅠㅠ
나는 너의 용기있는 그 모습에 감동 받았어.. 넌 참 멋진 아이인것 같아.. 넌 죽은게 아니야.. 넌 형우 속에 있잖아.. 그럼 너도 형우랑 똑 같이 사는 거야... 우리 처럼...
다시는 그런 사고 당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자... 형우와 함께 행복하게 ... 알았지? 
그래야 너의 엄마 아빠 그리고 미안해 하시는 할머니가 기뻐하실거야...
그럼 안녕!! 너와 친구가 되고 싶은 ** 가....

우리 딸 자기 글 공개하는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아이 몰래 공개를 합니다..
그 동안 한번도 공개를 한 적이 없던 아이의 독서록을 공개 한것은 이 번 책은 어른인 내가 느낀점보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전하는게 맞을것 같아서 공개를 합니다..
아마도 우리 딸처럼 이 책을 읽게 되면 불의의 사고로 한 순간에 죽게 되는 근호와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다 심장이식 만을 기다리는 형우, 그리고 그 형을 너무나 좋아하고 따르는 동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어쩌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할머니로부터 친 손주가 아니라고 인정 받지 못하고 질타를 받아야 했고 하고 싶은것 하나 못하고 엄마의 기에 눌려 공부만 하다가 하고 싶은것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꾹꾹 참고 있다가 죽게 되고 한명은 어쩔수 없는 병 땨문에 죽음의 문턱에서 힘들어하고 또 한명은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없이 형 병간호에 매달리게 되고...
그러나 넋이 되어 영매 할머니를 만나게 된 근호가 이 할머니의 도움으로 이승에서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의 육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주면서 떠나는 모습에 장기 기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자식의 죽음을 어찌 부모된 입장에서 받아 들이기 쉬웠겠습니까.. 
그러나 근호 부모님은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 기증으로 또 다른 자식을 얻게 된 셈입니다..

아이들에게 그저 흥미거리의 죽음을 다룬 소재가 아닌 삶이 뭔지 죽음이 뭔지 그리고 장기 기증이 뭔지...
이야기를 통해서 가슴 뜨겁게 그리고 충분히 그 느낌을 잘 전달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의 삶이 중요 하듯이 또한 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 ...
죽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생각을 해 볼수 있었던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어집니다...

 한번쯤 아이들에게 읽어 보라고 하고 싶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아이의 생각의 그릇이 달라짐을 조금은 켜졌음을 볼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말을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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