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춘 삼월 봄의 문턱..
남녘에선 꽃 소식이 들려 오건만 난 한권의 책으로 인해 내 옆에서 밤마다 코를 골며 늦은 밤 서평 쓴다고 매일 밤 늦게 자는 나를 타박하면서도 내가 가면 꼭 팔베게를 해 주는 남정네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다.

오늘이 화이트 데이라고 매년 거르지 않고 사탕 바구니를 안기는 남정네..
올해는 그냥 사탕 대신 저녁 먹자고 한 이 남정네를 그리 믿어서는 안 될것만 같은 이 기분은 뭔지...

 처음에는 시앗이 그리 나쁜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면서 내 머리에선 종소리가 울린다..
꼭 신호등 감지 하듯이 빨간 불이 켜진다..
그러나 난 이 책을 보면서 이토록 담담하게 다른 사람 불 구경하듯 편안하게 글을 써 내려간 그 담대함에 놀라면서 또 한편 응원의 박수를 보내련다..

같은 여자 입장인지라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흥분에 울기도 많이 울었었다..
굳이 보자면 엄마 뻘이신 분... 이렇게 태연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남 얘기 하듯이 잔잔하게 세상에 내 보이실수 있었는지 그 용기에 조용히 응원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렇게 되기 까진 얼마나 그 가슴에 멍이 들고 문드러지고 곪았을지 안봐도 훤하지만 이렇게라도 풀으셨으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편해 지셨으면 좋겠다..
그래서인지 여러번 수술도 하시고 몸도 성한 곳이 없으신지 모르겠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더니 정말 한 사람 잘못 만나서 본인 입으로 약연이라고 하시니 그럴수 밖에 없을것 같다..
악연이 아니고서야 어쩜 부인에게 이렇게 하실수 있는지..
이렇게 마음 고생 몸 고생을 하고 있는지 같은 여자 입장에서 딸 뻘 되는 입장에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TV속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
역시 세대차이 인지 아니면 생각 자체가 틀린 건지는 몰라도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떨리고 흥분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떳떳하게 자신의 바람을 인정하며 시앗과의 사랑을 얘기하고 이쪽 저쪽을 맘 편하게 오가며 황혼을 즐기시는 분..
그런 분을 그저 바라보며 속을 끓여야 하는 분..그런 애처로운 분을 형님 형님하며 사랑한다고 연발하는 시앗..
정말이지 아무리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해 줬다지만 이건 아닌 것 같은 상황 연출들...

 그래 난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일 뿐이고 제 3자인지라 아래라 저래라 평가하고 말고 할 처지가 아니지만 이무튼 힘내시라고 너무 편하게 서로 즐기게 놔 주진 말아 달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천사표로 너무 그 고통을 혼자서만 겪고 계시는것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천사표 이신 분..
그래서 더 안쓰러우신 분..
그러나 정작 본인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어 몸 성한곳이 없으신 분..
자신의 죄라고는 ' 남편을 너무 믿은 죄' 라고 하시는 분..
남편과 시앗을 여행 보내시는 분...

이런 분의 마음에 대 못을 박고 울리시고 계시는 분이 밉다..
난 정말 못 할것 같다..  절대 절대 25년이나 자신을 속이며 두 집 살림을 한 너무나 통 큰 남자를 나라면 절대 용서 못 할것 같다.. 

너무나 기가 막혀 어젠 울 남정네에게 물었다..
한 소절을 읽어주면서, 울 남정네 딱 한마디 한다..
'이건 실제 상황일수 없다. 세상에 이런 착한 여자 없다.."
하지만 이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염연한 실제 상황이다..

 이 책을 보면 사람이란 참 이기적이지 싶다..
서로의 입장에서 철저히 자신만을 돌이켜보며 정당화 시키고 있다..
남편은 평생 먹여 살렸으니 즐겨야 한다며 두 여자를 거느리며 한 여자도 놓치지 않으려고 발 버둥 치고 있고 그런 부인은 까다로운 사람이 시앗때문에 자신이 좀 편해 졌다고 위안을 삼고 있고 시앗은 염치도 없이 쳐들어와 술 파티를 열며 염장을 지르면서도 형님 형님 아양을 떨고...

 세상 살이 어디 편하고 행복 하기만은 햐랴 만은 같은 여자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다만 한가지 부탁은 드리고 싶다..
좀더 당당하게 염장질하는 두 사람을 좀더 큰 목소리로 혼 쭐좀 내 주시라고..
그리고 홀로 서기를 하면 어떻겠냐고...  부디 건강하시라고...
남편 분 당뇨 있다고 식단 챙기듯이 본인도 꼭 챙기시라고...

그리고 이 책을 쓰시면서 그 동안 쌓인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좀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은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건지 정말 알수가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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