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 전2권 세트
이재운 지음 / 바움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이재운 작가의 <갑부>를 너무 재밌게 읽었던지라, 일부러 찾아서 중고로 구입해서 읽었다. <갑부>이후에 씌어진 작품이고, <갑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대로 나오는 등, <갑부>의 속편이랄까. 

 

하지만, 대체로 일탄 만한 이탄이 없고, 일집 만한 이집이 없듯, 모든 면에서 <갑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책 제목 <부자>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부유한 사람이라는 뜻의 부자가 아니라, 공자 맹자의 쓰임과 같이, 부의 도, 즉 부도를 깨친 현명한 이를 뜻하는데, 재벌 2세로 태어난 주인공이 석가모니처럼 속세의 부를 버리고 부단히 수련한 결과, 홀연히 부의 도를 깨닫고 부자가 되어 중생들에게 진정한 부의 의미를 설파한다는 다소 유치한 줄거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가 부도를 깨우쳐 가는 개연성 제로의 억지스런 과정이나, 그가 깨달은 변변찮은 부도란 것이, 과연 중생들-독자들-이 무릎을 탁 치며 감동할 만한 파급력과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 이 작품을 <시크릿>의 측면에서 돈에 관한 하나의 우화로 받아 들인다면, 꽤 재밌고 주목할 만한 부분들이 많으니, 독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인 듯.  

 

최근에 <미래 모델링>을 읽었는데, 저자는 뭔가 소망하는 것이 있으면 주위에 알리지 말고 혼자 간직하라고 한다. 그 이유는 에너지를 쓸데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낭비하여, 목표에 가 닿기도 전에 소진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이 책에도 나오는데, 역시 일반적 생각에 반하는 부분이다.

 

" 혹시 네가 뭔가 판단하거나 결정할 일이 있을 때는 절대로 남과 의논하지 마라. 그러기 전에 너 스스로 결정을 유보해라."

 

그리고 최근에 겪은 개인적 일로 더욱 더 맘에 와 닿는 부분. 물론 그 덕분에 마음을 조급하게 먹고 쫒기듯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 급할 건 없지만, 정말 급할 때는 본능대로 움직이면 된다. 그게 실력이니까. 다만 여유가 있는 일을 속단하거나 서두르지는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말이다. 생각이란 언제냐, 어디냐, 배가 고프냐 부르냐, 불알에 정자가 차 있느냐, 비어 있느냐, 돈이 넉넉하냐 모자라냐, 추우냐 더우냐, 밝으냐 어둡냐등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다른 사람의 시각보다는 내 안에 있는 여러가지 시각을 가지고 종합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러니 무엇을 결정하기 전에는 우선 조언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해라. 굳이 남과 의논할 생각부터 하지는 마라. 자기 자신이 여러 번 생각하는 게 훨씬 나으니까. 네가 의논 상대로 정한 그 사람도 그 순간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올바른 조언을 해줄지 믿을 수가 없다..... 절대로 남에게 묻지 마라. 네가 결심이 선 다음에는 물어도 좋다. 그때는 상대의 대답을 가려들을 능력이 생길 테니까."  

 

역시 최근에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 옳고 그름, 맞고 틀림, 원하나 원하지 않는 것, 집중하나 허용하는 것에 관련된 구절들도 새삼 눈에 들어온다. 

 

" 지금 이 순간 내게 닥친 일은 길로도 보지 말고, 흉으로도 보지 말아야 한다. 그냥 이 순간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극복해야 한다. 반듯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 거야..... 결국 그러한 모든 불행들이 다 내 인생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되었다는 걸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인생, 그것이 실패든 성공이든, 부끄러운 일이었든 자랑스러운 일이었든 모두가 다 자산이지."

 

그 외에도 좋은 구절들이 참 많으나, 나 자신의 되새김질 목적으로 옮겨 적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구나. 얼마전에 <갑부>의 너무 많은 부분을 리뷰에 그대로 옮겨 적었다고 알라딘에서 메일을 받았다. 흥칫뿡 이러고 별 관심도 두지 않았지만, 이것이 소위 '자기 검열' 비스무리한 감정일까? 

작가도 아니고, 작곡가도 아닌 내가 이런 생각을 다 하다니. 이것도 다 알라딘 덕분이다.^^ 하긴 어파치 리뷰란 것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인데, 남들이 그 글을 읽을 수 있든 없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랴. 리뷰의 본질을 잊지 말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