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0년대에 쓰여진, 범죄 치정극의 전형적 모델이랄까.

 

서로에게 그다지 커다란 애정 없이, 각자의 필요에 의해 엮어진 - "로스앤젤레스 간이식당에서 이 년 보내고 나면 처음 금시계를 차고 나타난 남자를 선택하게 되"-  부부만의 공간에, 어느 날 별 볼일 없는 떠돌이 남자가 등장한다.

 

예상하듯, 육체적 탐닉이 주가 되는 빠르고도 쉬운 (??) 사랑의 이름아래 - 이 소설에서는 주로 후각적인 이유가 제시되는데, 남자는 여자의 냄새에 빠지고, 여자는 남편의 역겨운 냄새와 개기름에 질려한다- 둘의 불륜은 시작되고, 남편을 공모 살인하고도 운 좋게 법의 심판을 피한다. - 두 번에 걸친 남편의 살해 시도와 법의 심판을 피해가는 대목에서, 지금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세련된 재미가 있다. 당시로서는 엄청나게 재밌는 소설이었음에 틀림없다- 

 

목숨 걸고 살인을 저지를 만큼 서로를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지만, 수사 과정에서의 배신과, 상대방이 언제 나를 꼰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과 불신 지옥 속에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다 결국은 서로의 죽음으로 파멸에 이른다는 교과서적인 플롯을 따른다.

 

개인적 느낌으로는, 이 작품의 쌍둥이 같은 소설, <테레즈 라깽>이 계속 비교 되며 떠올랐는데, 여주인공의 임신이며, 바닷가/강에서의 수영 장면이며, 어찌되었건 결국 두 남녀의 죽음에 이르는 결말까지 너무 똑같은 전개여서 신기했다. 두 남녀의 내면 속에서 뜨겁게 일어났다 사그라지는, 사랑, 불안, 증오등 갖가지 인간 감정을 치밀하게 그려낸 테레즈 라깽에 비해, 좀 더 가볍고 오락적인 느낌이 상대적으로 강한지라, 큰 감흥은 없었지만, 1930년대 작품임을 감안한다면, 나름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그리고 지금 내놓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흥행작이었다는 사실은 인정 !!

 

그리고, 왜 제목이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인지에 대한 의문이 풀린 것도 작은 소득이라면 소득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