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상상한 그리스도 살림지식총서 281
김호경 지음 / 살림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수라는 거대한 주제를 이 짧은 한 권의 책에 담아내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던지, 아님 비독교인으로서의 나의 배경 지식 부족 탓인지, 혹은 기독교인들을 향한 오래된 골 깊은 반감까지 저자에게 덧씌워진 탓인지, 아님 이 모든 것들이 다 짬뽕이 되어서인지 몰라도,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내용과 구성의 질이 전체적으로 얕고 엉성하단 느낌이랄까.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 사르트르의 도구성 투명성 하는 것들도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 그닥 개연성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1세기 팔레스타인의 계층 권력 구조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예수가 선택한 길은 그 시대 사람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전지전능함으로 성취 가능한 이 세상의 권력을 모두 내려 놓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베풀며, 나아가 자신의 의지로 순순히 택한 죽음으로 대속함으로서, 그 시대 혹은 이후 수많은 자칭 메시아들이 획득하지 못한 유일성을 획득했고, 이것이 바로 예수가 상상했던, 진정한 그리스도(메시아)의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다.

 

하긴 지금에야, 예수님이 사랑과 희생의 화신인 신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시대 역사적 배경 속에서 생각한다면, 예수도, 권력에 대한 기발한 해석과 실천을 통해 기존 체제를 전복하려 시도한 혁명가들의 한 사람 (?) 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책 접기>

 " 그 행복 속에서 꺼낸 것이 권력이라는 화두였다.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이처럼 잘 드러낼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새로운 질서를 추구한 예수는 기존의 질서를 부숴야 했다. 기존의 질서를 부수는 행동으로 예수가 택한 것은 기존의 질서를 확실히 거스르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잡고자 하는 그 권력을 예수는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가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자들에게 일종의 대안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예수는 확실히 다른 방법으로 다른 질서를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