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왓칭 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ㅣ 왓칭 시리즈
김상운 지음 / 정신세계사 / 2011년 4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시크릿류 책들의 퀼트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 마디로 짜집기랄까.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저자는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고통의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책에 밝힌 참고 문헌 외에도 엄청난 양의 서적과 관련 자료를 찾아 헤맸음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기자 근성이 보이는 듯 -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독자를 염두에 둔 듯, 여러 분야에 걸친 각종 실험과 사례들을 마치 자, 이래도 못 믿겠냐는 식으로 줄줄이 줄줄이 제시해 준다. 이런 방대한 자료 수집이 독자 설득과 신뢰도 면에선 장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겐 마이너스로 작용했는데, 이런 이유에서다. '왓칭'이라는 새 메뉴로 개업한 식당이 있길래 한 번 먹어볼까 하고 갔는데, 막상 그 새 메뉴라는 것이 잘 나간다는 다른 식당의 메뉴들을 적당히 섞어서 예쁘게 차려낸 것일 뿐이란 걸 알았을 때 느끼는 실망이랄까.
야심차게 기획한 대표 메뉴가 '왓칭'이긴 한데, 이름만 좀 달라졌지 사실 뭐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핵심은 제 삼자가 되어 자기 자신을 바라보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신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생각들과 감정들을 찬찬히 깊게 바라보면 - 물론 애정을 가지고 아이를 다루듯 따뜻한 시선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은 곧 사라지고 -수명이 90초- 긍정적 심상화는 좀 더 효과적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왓칭'의 개념 자체가 저자 자신의 독창적 결과물이라기 보다, 기존 개념들 속에서 뭔가 브랜드가 될 만한 꺼리를 만들어 내려 했기 때문에, 왓칭이라는 틀을 통해 인용된 실험과 사례들을 재해석했을 뿐, 그 개념 자체가 파급력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 책만의 차별성이라 한다면, 다른 저자들이 주장한, 잠재의식, 우주의 마음 등이 여기선 양자역학에 근거한 '미립자'로 치환되며, 심상화시 최종 결과만을 그리라는 <시크릿>과 달리, 달성 과정도 구체적으로 떠올리면 자기 의심이 해소되어 더 좋다고 한다. 또 '아미그달라'에 대한 설명과관련 사례로 든, 면접관을 사로 잡는 법, 설득의 방법등은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이끄는 얄팍한 테크닉만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들어 이질적이긴 했지만, 처음 접하는 부분이라 신선했다. '아미그달라'의 스위치를 얼마나 잘 꺼주느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