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영목, 정태원 옮겨엮음 / 도솔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일단 수록 작품수가 42편이다. 깨알같은 글씨에, 베개로 써도 손색 없는 책 두께. 작품 편수가 너무 많아 언제 이걸 다 읽으랴 싶었는데, 뒤엔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만 뭐 단편집이라 그런지 생각보단 잘 읽혔다. 미스터리에 관심 있는 입문자라면, 각종 요리들의 맛만 살짝 본 후, 본격적으로 자기 입맛에 맞는 장르를 결정하는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늘 그렇듯 잘 차려진 열 뷔페가 제대로 된 일품요리 하나만 못하다는게 개인적 지론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야기 자체에 목마르던 차에, 그야말로 물리고 질릴때까지 이야기와 이야기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푹 담겼다 저려져 나왔으니 나름 만족이다.  

 

요즘엔 드라마나 영화가 좀 인기 있다 싶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미스터리의 요소를 꼭 포함하고 있더라. 하다못해 일일 연속극 마저도 누가 친부일까, 누가 죽였을까 등 미스터리를 깔고 간다. 정작 내 삶에 미스터리가 개입 되면 그 자체로 고통과 공포겠지만, 미스터리가 된 남의 삶은 재밌는 오락꺼리가 된다.   

 

미스터리 걸작선이라 하긴 하는데, 내가 매니아가 아니라 그런지 정말 걸작들인지 아닌지 감은 잘 안 온다. 개중엔 지금 보면 반전이나 결말이 뻔한 시시한 작품도 있고 - 물론 그런 작품들이 오늘날 수많은 추리물 혹은 아류들의 조상뻘이겠지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작품도 있지만, 뭐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다. 

 

개인적으론 살인이나 도난 같은 노골적 범죄보단,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더 좋았늗데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푸른 십자가> <금연 주식회사> <너기 바>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 <살기 좋은 곳>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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