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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한 이기주의자라. 나를 위한 맞춤형 제목이 아닌가. 아마도 나는 나 자신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불행한 이타주의자로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변신하는 방법을 이 책이 알려주길 기대했고, '왜 행복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는 없는 건가?'라는 찜찜한 질문을 꾸욱 누른 채 어느 정도는 위안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원제는 'Your Erroneous Zones'인데, 우리가 가진 이런 저런 오류지대를 극복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초절주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저자는 일체의 관습이나 타인의 기대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나'중심의 관점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라 한다.
각설하고, 무엇보다 내게 충격을 준 부분은 '감정은 선택이다'라는 구절이다. 나는 이제껏 나의 감정은 나 아닌 것들에 의해 만들어져 나에게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 이해해 왔다. 따라서 내 감정들은 내 통제밖의 영역이고 나는 그렇게 되어진 상황들과 그에 따른 감정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히 행/불행도 내가 아닌 남의 탓이고, 따라서 인생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져 내게로 올 지 모르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불안과 걱정을 항상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내가 내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니.... 조금 과장하자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랄까. 내 감정은 내 생각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내 생각은 그 누구도 조종할 수 없는 나의 것이니, 내 감정도 결국은 내 선택의 문제라는 논리다. 가끔은 강한 의지로도 내 생각이 내 맘대로 안 될 때가 있어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김군 이양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내 생각을 지네들 맘대로 바꾸거나 심거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 생각은 나의 것이라 할 수 있고, 내 생각에서 발생한 내 감정도 나의 것이며 결국 '감정은 선택이다'라는 명제는 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짜다리 심오한 진리도 아닌데, 왜 여태 나는 한 번 도 그런 생각조차 못했을까?
박명수처럼, 모든 게 나 중심으로 돌아간다니 일단 기분이 좋다. 불안해 하거나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단 내가 선택했으니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기쁘게 져야겠지.
*책 접기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무엇이 세상을 움직이는지를 배워라. 오로지 배움만이 정신력을 지치지 않게 하고 소외시키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두렵게 하거나 불신하거나 꿈에서도 후회하지 않게 한다. 배움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자, 배워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배움에 이 세상 유일의 순수함이 있다. 일생에 걸쳐 천문학을, 삼생에 걸쳐 자연사를, 육생에 걸쳐 문학을 배울 수도 있다. 그렇게 백만생을 바쳐 생물학, 의학, 이론 비평학, 지리, 역사, 경제학을 배운 뒤 적합한 목재로 마차의 바퀴를 제작할 수도 있고 50년을 더 쏟아 펜싱에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그런 뒤 다시 한 번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가 농사 짓는 법을 배울 시기를 맞이해도 좋지 않겠는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패라는 것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는 단지 특정 행위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됐어야 했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제대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란, 인생의 문제란 문제는 모두 제거하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 마음의 심지를 자신의 외부에서 내부로 돌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분이 좋건 안 좋건, 그 기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맡는 사람이다.'
'틀림없는 대학 같은 것은 없어. a대학을 택하면 이런 결과가 있을 테고 b대학을 택하면 저런 결과가 있을 뿐이야... 옳은 선택이란 없다. 다른 선택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a대학을 선택하든, b대학, z대학을 선택하든 보장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떤 결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옳고 그름, 선악, 심지어는 우열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우유부단이라는 노이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저 다를 뿐이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하고 자신을 신뢰하면서 그때 그때 결정을 내리도록 하라. 평생을 대충 방침과 전통 사이를 오가면서 답을 구하는 일은 그만두라. 마음 가는 대로 나만의 행복의 노래를 부르라. 행복이란 모름지기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공식을 만들 생각일랑 집어치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