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제목 하나는 기똥차게 잘 빠졌다. 개가 왜, 뭘 봤는지, 누구라도 호기심이 생기지 않겠나. 막상 제목이 뽑힌 에피소드를 읽으면 김이 좀 새겠지만 말이다. 성공에 대한 신선한 해석의 관점을 깊이있게 보여준 아웃라이어의 여운이 생각보다 꽤 오래 갔던지라, 이번엔 또 어떤 주제일까하는 설레임으로 읽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평한다면 각각의 다양한 에피소드 자체는 아웃라이어 보다 재밌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웃라이어 만큼의 묵직한 통찰력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1부 <외골수, 선구자, 그리고 다른 마이너 천재들>이 그 경우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미쿡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피임약의 개발 과정과 정상적인 생리 횟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외하곤, 개인적 흥미 유발이나 공감대 형성이 약했다. 사실 미국 염색시장의 두 라이벌 브랜드나, 케첩, 주방용품 주류 가문의 시시콜콜한 성공 스토리가 음, 그랬군 이랬군 하는 거 말고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 나에게 뭐 그리 큰 감흥을 줄 수 있겠나.   

 

2부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은 고정관념 뽀개기 편이라고나 할까. 엔론 사태나, 노숙자 문제, 여자라면 공감할 유방 조영술, 챌리저 호 폭발 사고처럼 비교적 세상에 잘 알려져, 사건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한 일반 대중의 묵시적 공감대 혹은 고정관념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주제들에 대해 저자 특유의 색다른 혹은 정반대되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비교적 말콤 글래드웰만의 강점이 잘 부각된 장이었다.   

 

3부 <인격, 성격 그리고 지성>은 일반 심리학 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첫인상과 면접, 프로파일링과 심리분석 등을 다루고 있다. 

 

글쎄... 다 읽은 후의 느낌을 퍼즐과 미스터리에 대한 말콤 글래드웰의 정의를 빌려 말하자면 이 책은 퍼즐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어떤 결과물(사건)이 있기까지 워낙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만을 고르기 어려운 이 복잡한 세상에서, 거짓 정보를 가려내고 취사선택하여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능력이야 말로 현대인들의 필수 자질일 것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정보들의 미스터리를 풀고 나만의 정답을 찾고자 때때로 혼자 질문도 했던 책이기도 하고. - 만약 엔론이 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시스템 중심의 경영이 아닌 인재중심 경영의 문제점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 - 

 

암튼 재밌는 이야기꺼리를 발굴하고, 발품팔아 아주 꼼꼼히 취재한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이야기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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