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심리학 - 합본양장
박지영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유쾌한 심리학이라, 읽으면 유쾌한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도대체 뭐가 유쾌하다는 건지? 전체적으로 무난한 심리학 개론서라 하면 딱이지 싶다. 대학때 공부한 심리학 개론의 말랑 버젼이랄까. 상대적으로 깊이는 덜 한 대신, 광범위한 분야 -대략 스물 대여섯 가지의 범주- 를 각 주제마다 관련 신문 기사나, 재밌는 퀴즈, 유명한 일화등을 첨부하여 지루하지 않게 다루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되시겠다. 따라서 책 두께 대비 가독성은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심리학 개론서나,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이미 접했던 부분인지라, 뭔가 색다른 접근이나, 분석, 심오함 같은 것들을 기대한 내겐 살짝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이 책만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밋밋한 교과서같은 느낌 이랄까. 어쨌든, 일상 생활에서 나타나는 인간(집단) 행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어 포괄적 개념을 잡고 싶은 독자라면 효용성 큰 책일 듯.   

암튼, 재밌었던 부분.  

*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9가지 비합리적 -그러나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고 : 이 아홉 가지 전부가 나의 지배적 성향임을 알고 좀 놀랐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나? 그럼 이런 몹쓸 생각들을 없애버리기만 하면 스트레스를 좀 덜 받을라나?   

1.흑백논리(이분법적 사고 - 모 아니면 도, 성공 아니면 실패)  

2. 과잉일반화(데이트 거절을 꼴랑 한 번 당하고, 난 인기가 없어라고 결론)  

3. 부정적인 면에 대한 선택적 주의 (100문제중 일곱 문제 틀리고, 일곱 문제에 집착하여 자책)  

4.성급한 결론(일이 잘못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진위 확인 없이 남들이 자기를 거부했다고 단정) 

5. 과잉확대/과잉 축소(자신의 실수나 타인의 성공은 과장 확대, 자신의 성과나 타인의 실수는 불공평하게 축소)  

6. 감정적 판단(아무 이유없이 저녀석이 싫어) 

7. '해야한다', '하지 않으면 안돼'의 과용 (엄격한 규율을 강요함으로 자신에겐 불필요한 죄책감,수치감,자기혐오감을 불러 일으키고 타인에겐 분노와 실망을 느낌)  

8.잘못된 이름 붙이기(자신이나 타인에게 실패자, 무능한 녀석 같은 부정적인 이름을 달아줌)  

9. 모든게 내 탓이오(실제적 이유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탓으로 돌려 비현실적인 죄책감을 느낌) 

* 히딩크의 인터뷰 속에서 찾아보는 리더쉽의 전략 : 히딩크를 알고, 언급된 선수를 알고 그 당시 상황을 알다 보니 더 팍팍 이해되었는데, 특히 이 부분이 당연하지만 또 새롭게 인상적. "리더쉽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인간 심리에 기초하여야 한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그들의 단결과 사기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인가 또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 것인가를 고려하여 행동해야 한다." 근데 웃긴건, 이 책 어디에도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는 없다. ㅋㅋ 역으로 리더가 되기 싫은 나같은 사람을 위한 조언, '리더가 되지 않는 방법'도 웃긴다. 다시 일한다면 반드시 써 먹겠다.

1. 될 수 있는 대로 모임에 빠져라 - 하하하하하하하.. 당연한 말씀

2. 상호작용에 가능한 한 적게 기여하라 - 상대가 해준 것 보다 적게 줄 것. 단 쫒겨나지 않을 정도까지

3. 토론시 서기역을 맡아라 - 자기 주장을 많이 펴면 리더가 될 확률 상승 

4. 남이 하자는 대로 따를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내라 - 역쉬나 당연한 말씀 

5. 토론에 일찍 나올 것 - 왜 주인공은 늦게 나타나니까.  

6. 농담하는 역할을 맡을 것 - 최대한 신중하지 않은 인상을 남겨야지.  

7. 호언장담을 하라

8. 지도자 역할을 경멸하라  

* 일본 사람들의 높은 질서의식은 항문기에 형성된 반동 형성이라는 해석이 신선했다. 볏짚으로 엮은 다다미 방의 구조상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배변 훈련 때문에 일본의 아이들은 변을 내보내기 보다는 억제하는 반동을 형성하게 되었고, 후에 지나칠 정도로 정돈을 하고 규칙적이고 완고하고 검약, 인색한 성격을 갖게 되었단 말인데, 그럼 내가 아는 김 아무개도, 항문기때 문제가 있었단 말인가? 흠. 어쨌거나 대한 민국 국민은 온돌방에 감사해야 겠군.   

<책 접기>

'커피잔에는 아주 작은 돌멩이(다른 사람의 비난) 하나가 떨어져도 풍랑이 생긴다. 그릇이 깨어질 염려도 있다. 그러나 강이나 바다만큼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지더라도 그때 그뿐 별다른 동요나 풍랑이 생기지 않는다.자존심은 글자 그대로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중략> 이것이 자존심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는 이야기다. <중략> 자존심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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