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4 - 386세대에서 한미FTA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4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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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나, 부대 총기 사고, 삼성과 중앙일보 대화 도청 등 비교적 최근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 외려 더 낯선 느낌과 - 무심하게 지나쳤으니 옛날 일이라 몰랐다 할 수도 없다- 저자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민간인 학살, 병영 국가, 국가 보안법, 사학 비리, 박정희 정권 등에 대한 나름 심화학습 외에도 -주제가 자꾸만 중복되다 보니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으나, 아예 심화학습이라 생각하고 관련부분들은 전편들을 찾아 다시 읽었다- 4부 '그때 그 사람들'을 통해서, 암흑의 80년대에 대학 시절을 보낸, 저자 표현대로 너무나 과도한 시대의 짐이 지워졌던 386세대의 한 사람으로서의 개인적 소회랄까 응어리랄까, 현장에 있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복잡다단한 심경도 조금은 엿볼 수 있는 편이었다.-개인적으로는 다소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이 부분이 책의 전체적 통일성을 해친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대한민국사 시리즈를 모두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새로운 사실들, 새로운 인물들, 새로운 관점들을 접하게 되어, 좀 과장하자면 심봉사 눈 뜨이는 식의 충격적 재미(?)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대한민국이 부끄럽고 한심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면 왜 사람들 -특히 대부분의 소설가들- 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하고 신랑이 말하길래, 아마도 나의 지난날을 똑바로 안다는 것, 내 조상들의 지난날을 똑바로 안다는 것은, 내 정체성과 바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고향을 그리워하듯 자연스레 역사로 관심이 기우는 것은 아닐까 하고 답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스스로도 알려 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현대사.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고 지금도 진행 중인 대한민국 현대사. 솔직히 책 몇 권 읽었다고 내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고작해야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면, 관심을 좀 더 가지는 정도나, 한 번 쯤 의심해 보고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정도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한민국사 시리즈가 내게 준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우리의 부끄럽고 아픈 역사 속에서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일제에, 미군정에, 군사 정권에 희생되고 투쟁하신 많은 분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싸우고 있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께 빚지고 살고 있다 죄스런 마음을 지니게 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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