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로알드 달 지음, 권민정 옮김 / 강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이번 단편집은 전작 <맛>과 <세계챔피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조금 더 무겁고 어두운 색깔이랄까. 아마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인 '백조'때문이 아닌가 하는데, 이유없는 억압과 폭력이 주는 섬뜩함과 그에 대항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피터가 상황을 벗어나는 엉뚱하고 환상적인(?) 마무리는 영화 <구타 유발자들>에서 벌어지는 묻지마식 폭력과 복수, 그리고 전작 '달리는 폭슬리'에서 묘사 되었던 무자비한 권력자를 연상시키면서 폭력과 억압, 해방, 복수 같은 단어들을 생각하게 한다.  

그 외에도, 폴 오스터의 <공중 곡예사>와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한,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 아, 진짜 날마다 촛불 보고 집중력 연습하면 투시력이 생길 것만 같다. 미친 척 하고 한 번 도전해 봐?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그럴 듯하게 썼다.- 달이 소설 소재를 수집하는 방식을 짐작케 하는 '밀덴홀의 보물', 옛날에 어디 영환지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혹시 아니면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로알드 달이 작가가 된 계기와 소소한 발견 -'달리는 폭슬리'가 작가 자신이 학창시절 경험한 이야기며, <나의 삼촌 오스왈드>에서 등장한 럼주 통에서 썩어간 시체 에피소드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한 이야기- 의 재미를 주는 '행운'등 모든 작품들이 대체적으로 고른 수준으로 재밌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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