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오스왈드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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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맛>에서 제일 재밌게 읽었던 단편이 '손님' 이었고 그 주인공이었던 오스왈드가 주인공이라 해서 성인용 장편에 대한 부푼 기대와 함께 당장 읽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천하의 난봉꾼 청년 오스왈드가 엄청난 돈을 벌게 된 모험과 성공담이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돈벌이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물론 지금에야 비아그라니 인공수정이니 하는 개념들이 아주 익숙한 시대지만, 잘 모르긴 해도 이 작품이 씌어졌던 1940-1950년대에는 생소한 분야였을텐데 말이다. 이 기발한 착상으로 그럴듯 하게 썰을 풀어 나가는 달은 역쒸, 타고난 사기꾼(?) 기질의 소유자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워낙 소재가 기발한지라, 이 책은 소재에서 칠팔십은 먹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비록 달의 다른 작품들처럼 재밌게 술술 읽히기는 하지만, 이 기발한 돈벌이 계획이 독자들에게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긴장감을 조성하는 치밀한 구성이라든가, 다양한 이야기 전개, 남자 둘과 여자 하나로 이루어진 팀 속에서 어느 둘이 편 먹고 튀는 예상된 배신등에 있어 아쉬운 점도 많다. 철저하게 부도덕한 이 신흥백만장자의 자질을 고루 갖춘 주인공을 한 방 먹이는 것도, 아닌 것도 아닌 어정쩡한 결말도 그렇고 말이다.  

대신 덤으로, 책에 등장한 수 많은 위인들과 그들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프로이드를 '농담거리'부류에 넣는다거나, 조셉 콘라드를 만난 사람들 중 제일 착한 사람으로 묘사한다든가, 동성애자이며 속물이고 반유대주의자, 허영심이 강한 프루스트에 대한 비꼼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엉뚱한 일을 해내는 재주, 멋진 묘기를 부릴 줄 아는 감각, 재빠르게 행동하는 용기, 철저한 부도덕성. 이런 것들이 백만장자가 되기 위한 자질이라는데, 어디가서 좀 배우고 싶다. 나도 즐겁고 남도 즐거우면서 돈 벌 수 있는 방법도 말이다. 오스왈드처럼 마음껏 즐기며 살고 싶은 이 강한 욕구를 어찌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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