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포노포노의 지혜 - 하와이에서 전해지는 비밀의 치유법
이하레아카라 휴 렌.사쿠라바 마사후미 지음, 이은정 옮김, 박인재 외 감수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선물받지 않았다면 이런 책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읽지도 않았을 종류의 책이다. 하와이에서 전해지는 비밀의 치유법이라는 이 호오포노포노란 것은, 인간 무의식속의 기억이 현재의 모든 곤란과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이를 정화하여 무의식의 상태를 제로로 만들어야 되는데, 이 정화의 방법은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용서해줘라고, 무의식의 상처받은 아이같은 나에게 말해주고, 때로는 블루 솔라 워터라든지, 아이스 블루 같은 정화 주문 혹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뭔 말이람? 지은이 스스로도 뭔가에 이끌려 이 기적의 치유법의 전도사가 되었다는데, 치료받을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그 명단만 보고도 정화를 통해 치유 가능하다고 하질 않나, 그의 스승격인 모르나의 신비한 역사(?)는 흡사 무당의 그것이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용서해줘라고 말하라 하거나,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야기 할때는 시크릿 아류 같기도 하고, 암튼 정체 파악이 안된다. 

내가 볼 때, 이 방법을 믿고 따르기 위해서는, 핵심 개념인 인간 무의식과 이를 정화하는 작동기제에 대한 좀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한데, 그 정화라는 것의 개념과 구체적 방법이 애매모호하기만 하고, 무조건 기억을 제로 상태로 만들어야 된다고만 하니 도대체 믿을 수가 있나.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지 않고 아무 것도 판단하지 않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는 노 브레인의 상태를 우찌 만들란 말인지.   

모든 종교, 기타 이런 종류의 무슨 무슨 법들은 왜 이렇게 다들 의심없이 무조건 믿고, 그 분(초월적 존재)이 내려주시는 계시 혹은 영감에 몸을 맡기기 요구하는가?  일단 믿어라, 믿지 않는 것은 니가 맘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는 이 찝찝한 느낌.    

<다시 읽고>

조금 심하게 이야기 한다면,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느낌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였다. 그 때 보다 잠재의식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깊어진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어도 호오포노포노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독자들에겐 황당무계한 주술서 같은 이미지를 풍기리라 염려되는 부분은 여전하지만, 지금 내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우리 의식구조에 대한 <잠재의식의 힘>과 유사한 설명이다. <잠재의식의 힘>에 따르면, 잠재의식 속엔 창조적 지성이 있고, 이 창조적 지성엔 우리의 상상 이상의 많은 경험과 지혜가 축적되어 있어 언제나 우리를 올바른 길로 안내한다고 한다. 호오포노포노에선, 현재의식, 무의식(잠재의식), 초의식을 거치면 신성의 지혜가 있고, 역시, 무의식은 이 세상이 창조된 창세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에 접근할 수 있다 한다. 이 무의식에서 재생되는 여러가지 기억이 우리가 신성의 지혜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무의식의 기억을 제로로 만드는 것, 즉 '정화'가 핵심 개념이며 그 방법으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용서해줘' '블루 솔라 워터' '아이스 블루'등등이 예시된다. 여기서 재밌는게, 이 '정화'의 개념이 불교에서 말하는 업장소멸의 개념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기론 불교에서 말하는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전생에 우리가 지은 모든 업들을 소멸하여 내생엔 극락으로 가고자 함이 아닌가. 호오포노포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껏 우리의 잠재의식속에 축적된 모든 기억과 정보들을 깨끗이 지워야지만 신성의 지혜로 이른다는 얘기. 허, 거 참... 신기하구만.

어쨌든 절대적 지혜에 이르는 핵심통로는 잠재의식(무의식)이라는 것 아닌가.. 세부사항에서 방법론은 달라도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잠재의식의 파워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다시 읽은 이 책의 의의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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