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 신대륙 발견부터 부시 정권까지, 그 진실한 기록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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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미국편>이 일목요연하게 미국사와 주변 정세의 흐름을 정리해주는 기초 학습용 이었다면, 이 책은 미국이라는 흥행작의 무대 뒷 모습까지 알려주는 심화 학습용이라고나 할까.  

노동자들의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파업, 흑인들의 저항 운동, 인디언들의 수난사,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운동사, 여성 참정권 획득 과정 등 소외계층의 저항과 반란의 역사가 비중있게 다뤄지며,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지배자들의 진짜 의도를 고발한다. 이미 읽은 관련 책들의 관점과 비교도 하고, 모자라는 설명은 다른 책들을 되짚어 읽으며, 미국사에 대한 개념을 잡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 읽고 느낀 점.  

돈과 권력을 가진 지배계급은 기득권 유지 혹은 증대를 위해 세련되고 정교한 통치 기술(?)을 교묘히 사용한다. 지가 가진 건 잃고 싶지 않고, 기왕이면 더 가지고 싶은 인간의 본능 정도로 곱게 봐주고 싶지만, 정말 이렇게 까지 야비하고 치밀할까 싶을 정도로 믿겨지지 않는 사실들을 접하면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들의 기술이란 주로, 계층간의 갈등으로 인한 분노의 화살이 자신들에게 향하지 않도록, 동일 계층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다. 백인 하층 계급이 흑인, 인디언, 이민자들과 연대하여 큰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도록, 제한된 이익을 제공하고 경쟁하도록 부추겨 서로간 적개심을 조장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숫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놈만 항상 당하고, 그렇게 당하면서 조금 더 당하고 덜 당하고의 차이 때문에 서로를 미워하거나 연대하지 못한다. 같은 원리를 지배층에게 적용할 방법은 없나.

모든 전쟁은 부와 권력의 독점 혹은 이동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독립전쟁, 남북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카니스탄, 쿠바와 파나마 침공, 베트남 전쟁 등 모든 전쟁에 예외는 없었다.        

* 책 접기

"역사의 그물망은 흑인들을 아메리카의 노예제로 옭아매었다. 이 그물망은 굶주린 정착민들의 절망적인 위기감, 고향을 잃은 아프리카 흑인들의 무기력함, 노예무역 상인들과 담배 재배자들에게 보장된 이윤, 그리고 반란을 일으킨 노예들을 마음대로 처벌할 수 있는 법과 관습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식민지 지배자들은 백인들과 흑인들이 평등하게 함께 단결하지 못하게 차단하기 위해 가난한 백인들에게 신분상의 작은 이익과 혜택을 주었던 것이다."  

"인종차별은 흑인들과 백인들이 단결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인종차별이란 흑백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은 백인 지배자들이 흑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인디언을 대치시키면 권력자들은 빈부격차로 인한 계급갈등의 싹을 애초에 자를 수 있었다." 

"혁명은 식민지의 엘리트 집단에 국왕파가 소유하고 있던 권력과 부를 획득할 기회를 주었다." 

"잭슨 민주주의의 신화는 평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정부가 세심히 보살피고 있다고 믿게 했다. 이것은 정부가 필요할 대 중하위 계급에게서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국민에게 두 정당을 놓고 선택권을 준다는 것, 조금 더 민주적으로 보이는 당을 선택하게 해준다는 것은 국민을 통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공화,민주 양당 지도자들은 국민이 바라는 대로 조금씩 개선해줌으로써 사회의 통제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단 지나친 개혁은 금물이었다." 

"다른 정치가처럼 그도 계급갈등을 해소하는 데 애국심을 이용했다." 

"트루먼 행정부는 소련을 경쟁자가 아닌 위협적인 존재로 제시했다....미국 정부는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를 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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