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담 잭 런던 걸작선 1
잭 런던 지음, 이성은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꿈을 소재로 한 영화 <인셉션>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100년 전에 씌어진 이 작품도 역시 꿈에 대한 신선한 발상이 돋보인다. 주인공은 '큰 이빨'이라는 원시인류의 자아가 현재의 자아와 거의 대등한 영향력을 지니는, 일종의 격세 유전적 기형 증상을 보인다. 쉽게 말하면, 낮에는 '나'의 삶을, 밤엔 꿈 속에서 그의 머나먼 조상, '큰 이빨'의 삶을 사는 것이다.  

말이야 쉽지만, 만약 실제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얼마나 미칠 노릇일까? 더구나 그 또 다른 자아의 활동 시기(?)가 어둠, 추위, 배고픔, 폭력의 원시 시대라면 말이다. 언어가 없어 제대로 의사소통도 할 수 없고, 언제 어디서 누가 공격해 올지 모르는 생존의 날선 공포 속에 어느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불안과 공포일 것이다. 현재를 아무리 약육강식의 시대라 한다해도, 원시 시대에 비하면 말 그대로 세발의 피겠지.  

한 번 생각해 본다. 오늘날 나의 부족은, 나무 부족, 동굴 부족, 불 부족 중 어디일까? 우리 부족의 유머감각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붉은 눈' 같은 존재들이 얼마나 세련된 방식으로 자신의 힘을 행사하여 이름 없는 수 많은 '늙은 무릎'과 '늘어진 귀' '노래하는 것' 들을 억압하고 공포에 질리게 하는지를 말이다.   

진화론이 막 대두되던 당시로서는 아마도 아주 충격적인 작품 이었을 것이다. 원시인의 생활 모습도, 진화론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지금에야 다소 밋밋하긴 하지만 - 좀 더 어릴 때 읽었음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쉽고 단순한 이야기 속에 살아있는 강력한 메세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마도 그것이 잭 런던의 힘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