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 마로니에북스 Taschen 포트폴리오 11
마로니에북스 편집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올 봄에 'Monet to Picasso' 전시회를 보러 갔었는데, 많은 작품 중 샤갈의 '한밤중'에 꽂혔다. 동화같은 배경 속에 서로를 안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마음을 끄는 따뜻한 그림이었다. 샤갈이 그저 유명한 화가라는 것만 알 정도인 바닥 수준의 미술 지식을 가진 나에게, 짜가라도 좋으니 집에 걸어 두고 보면 참 좋겠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킨 그 작품 덕분에 샤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를 알아가는 작은 첫 걸음으로 구입하게 된 화집이다.     

모두 열 네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사이즈가 커서 좋다. 그리고 그림이 앞 장에, 샤갈이 남긴 듯한 짤막한 두 세 줄의 문장이 뒷장에 나온다. 보통 도록과 달리 작품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없다. 사실 그래서 더 좋았다. 샤갈과 그의 그림에 대한 배경 지식 제로 상태에서 순전히 그림만 보고 내 맘대로 해석하고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쌍의 연인, 동물들, 꽃과 춤과 음악, 그리고 서커스 단원들이 슬픈 듯 아름다운 색채 속에서 뭔가 몽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다. 그림 잘 모르지만, 암튼 그의 그림이 주는 환상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좋다.   

역사적 인물이든 생활 속 인물이든 그들에 대해 뭔가 더 알아가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설렌다. 생활 속의 사람이면 더 좋겠지만서도 뭐.  

샤갈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97세까지 살았단다 - 97살이면 거의 벽에 똥칠할 나이인데 아마도 최장수 예술가 아닌지- 벨로루시 출신 유대인 - 아, 뭐 어느 분야나 유대인이 꽉 잡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 벨라 - 연보를 보니 벨라가 죽자 재혼 했더군, 괜한 시비인가?- 프랑스로 망명 - 나무가 물을 찾듯이 그의 예술에는 파리가 필요 했단다. 고향을 떠난 이유는 그것 말고는 없다는데, 역시 그림 쫌 그릴려면 무조건 빠리로 Go Go-   

좀 더 그를 알아가고 싶다.       

*책 접기 

"But perhaps my art is the art of a lunatic, I thought, mere glittering quicksilver, a blue soul breaking in upon my pictures. 그러나, 나는 내 예술이 어쩌면 미치광이의 예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단지 반짝이는 수은, 그림 위에 불쑥 솟아오른 우울한 영혼일 뿐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