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느 (구) 문지 스펙트럼 10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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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어보는 발자크 소설이다. <사라진느> <미지의 걸작> <추방된 사람들> 이렇게 비교적 짧은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읽는 간간이 -특히 사라진느- 나는 mbc의 '서프라이즈'란 프로를 떠올렸는데, 아마 작품 속에 녹아있는 그로테스크한 환타지와, 극적인 스토리, 짧은 세 편의 단편이 주는 유사성 때문 아닌가 싶다. 확실히 이 소설엔, 사람들의 호기심을 묘하게 자극하는 아름답고 기괴한 무언가가 있다.  

세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사라진느'에 등장하는 랑티 백작부인처럼 뭔가 미스테리하면서도, 아름답고 세련된 그래서 너무 고차원적이라고나 할까. 한 마디로, 생활 소설이라기 보다 예술 소설에 가깝다. 사물과 인간의 양면성 -무도회와 어두운 숲, 잠비넬라의 남성성과 여성성, 노인과 젊은이등-의 대비되는 이미지와 함께, 신과 예술의 대한 인간 광기를 짧고도 강렬하게 전달하는데, 예술인이 아닌 생활인인 나로서는 아무래도 공감도가 좀 떨어졌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아! 예술가들이 느끼는 이런 치열한 열정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나로서는 평생 단 한 번도 못 느껴 볼 감정 이겠구나' 하고 궁금해 볼 밖에.  

예술 말고 생활을 다룬 발자크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다. 좋을꺼란 생각이 왠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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