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출간 10주년 서문이 실려 있는 걸 보니, 10년이나 된 묵은 책이다. 하긴 이 책 이름 한 두번 쯤 안 들어본 사람 어디 있겠나. 인생의 참의미, 성공의 비밀 운운하는 반짝 희망, 급 감동, 별난 기술류 책은 '아니, 난 별로!' 인지라, 이 책 볼 때마다, 도대체 모리가 누구길래 이 난리고? 그 정도 였는데, 요즘엔 뭐 이런 책들도 가끔씩 필요하단 생각도 든다. 왜 그런 거 있잖나. 일종의 긴급 수혈 혹은 정기적으로 맞아줘야 하는 진통제 같은 거. 인생은 아름답다느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느니, 꿈은 이루어진다느니, 그런 책들 보는 사람들 한심하다 생각 했는데, 이제 뭐 좀 시근이 든건지, 이런 보조물(?)에 의존할 만큼 약해 진건지 모르겠다.  

모리 교수님이 들려 주고자 하는 말씀은, 예상하는 대로 별로 새롭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사랑하며 살 것,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 것, 지역사회에 봉사할 것 정도. 루게릭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그는 방송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 물론 죽음 직전에 자신이 느낀 인생의 소중한 지혜를, 가능한 많은 대중과 나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방송을 이용하는 거라지만 - 제자와 죽기 전 나눈 이야기들을 엮어 출판을 시도하고, '생전 장례식'을 치르기도 한다. 얼핏 '죽음의 이벤트화'처럼 느껴졌다. 명랑 히어로에서 '가상 장례식' 코너를 진행한 적이 있다. 물론 얼마 못가 막 내렸지만. 그 코너를 보면서 프로그램의 좋은 기획 의도는 이해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거북했던 것 처럼 말이다. 죽음에 대한 미국과 동양의 사고 방식의 차이 때문인가? 암튼, 상상하지 못할 고통의 시간 속 에서도 가르침을 주고자 했던 그의 투철한 직업정신(?)과 발상의 전환(?)이 다소 이질적이긴 했으나, 읽는 사이 사이, 나 자신의 삶도 비추어 생각해 보는 의미있는 시간 이었다.  

약발 떨어지면 다시 또 한 방이 필요 하겠지만, 당분간은 그럭저럭 괜찮지 않겠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되도록이면 스킨쉽을 많이 해야겠다. - 근데 그 사람들도 좋아 할지는 모르겠다. ㅋㅋ- 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진다.      

* 책 접기 

"그가 전혀 자기 연민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루 중 자기 연민을 느껴도 될 시간을 따로 정해 둔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몇 분만 눈물을 흘리고 그날의 나머지는 즐겁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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