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6분의 1이 기아 혹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여섯 명 중 한 명이라. 생각보다 많다. 방송에서 접한 이미지 때문인지, 아프리카 대륙에만 국한된 문제라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하긴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다는 뉴스도 듣고, 북한으로 실려가는 쌀자루들도 종종 봤지만, 단지 '식량부족'의 차원으로 생각했지, '기아'의 범주로까진 생각 못 했다. 지구의 식량 생산 능력으론, 현재 인구의 두 배도 먹여 살릴 수 있다는데, - 저자는 맬서스의 자연도태론이 근본적으로 틀렸다 한다. 그 판단 근거는 무엇인지? 세계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여 25년 마다 두 배가 되는데, 식량 증가는 산술서열을 따른다는 그의 이론도 틀렸다는 것인지? 누구를 편들고자 함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없어 아쉬웠다.- 왜 기아문제는 해결되지 않는가?  

자연재해, 사막화, 삼림파괴, 정치부패, 시장가격 조작, 전쟁등이 기아의 원인이다. 설상가상, 부패한 정부는 기아를 국민을 통제하는 무기 혹은 국제 테러의 도구로 삼기도 하고, 거대 다국적 기업과 강대국은 자국 이익 보호와 이윤창출만을 목적으로, 기아를 악용한다. 자연재해나, 시장가격 조작같은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들은 또 그렇다 치자. 부패한 정부와 전쟁 같은 내부 요인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본질은, 인간의 탐욕 아닌가. 인종, 종교 갈등속에서 승리하여 권력을 잡고자 하는 권력에의 의지, 토착자원 독점 등 물질(돈)에의 의지. 소수 강자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수 약자들이 굶어 죽는 것이다. 

기아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원조보다는 개혁을, 인프라 정비를 꼽으며, 이 모두를 위해서는 세계 여론이 동원되어야 하고, 현재 경제 지배자들의 각성과 연대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 기아의 현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제일 큰 효용이겠지.   

신자유주의니, 자연도태론이니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다른 문제라면 또 몰라도, '먹고 사는 것'아닌가.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욕심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본은 지키자.   

* 책 접기  

"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진정한 출구는 없다고 아빠는 생각해."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거야." 

"그러나 어떤 죄악이 매우 끔찍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또한 그 뿌리를, 그것을 가능케 햇던 맥락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물불 가리지 못할 정도의 격한 미움, 종교적 광신 -이슬람교든, 기독교든, 유대교든,- 복수에 목마른 살인적인 근본주의는 언제나 사회적 불평등,경제적,정신적 곤궁, 정치적 절망과 실존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꽃피게 되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