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사는게 재미없는 남자들'로 파악한, 문화 심리학적 관점이 새롭고 독특했다. 온갖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구호 뒤에 숨겨진 적개심, 분노, 공격성의 실체는 '재미없는 삶에 대한 불안' 이란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왜 김혜수의 가슴에, 골프에, 마라톤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해석도 독특했다. 또한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로 설명한 의사소통과 리더쉽 부분도 가슴에 와 닿았다. 저자는 재미있는 삶, 나 자신의 이야기가 있는 삶, 휴식과 놀이가 있는 행복한 삶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한다. 역시나 시기적으로 나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살고 싶다.    

근데, 독일 통일은 정말 그런식으로 이루어졌단 말인가? 거 참.

* 책접기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침실의 백열등 부분조명과 하얀 침대시트 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지접 느낄 수 있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조작정 정의라고 한다. 행복이 무엇인가를 이론적으로 정의 내리는 것을 개념적 정의라고한다면, 조작적 정의는 행복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중략. 행복이란 하루 중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는 수입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단 그 한도를 넘어서면 돈과 행복은 별 상관이 없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의 50%는 흥미롭게도 유전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전적으로 외향적이고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막연하게 좋은 것은 정말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은 항상 구체적이어야 한다." 

"반면 리추얼에슨 반복되는 행동패턴과 더불어 일정한 정서적 반응과 의미부여의 과정이 동반된다." 

"내 삶이 행복하려면 반복되는 정서적 경험이 풍요로워야 한다." 

"짧게 후회하려면 행동해야한다. 확 저질러버리는 편이, 고민하며 주저하다가 포기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건강하다. 후회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우울한 생각이 들면 무조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직관과 느낌에 근거한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수록 우리의 삶은 더 살 만한 것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항상 불안하다. 타인의 완성된 결과와 내 미숙한 결과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결과 지향적 삶에는 어떠한 즐거움도 없다. 결과를 이루는 순간 또 다른 결과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삶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목표를 향해가는 그 여정도 그 목표만큼 내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다." 

"내 존재는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확인되어야 한다. 존재가 확인되면 사회적 지위는 부산물로 얻어지게 되어 있다. 처칠이 위대한 이유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소실점을 자신의 의도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변화의 주체가 될 대 느끼는 감정이 바로 재미다. 재미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일 때만 얻어진다."  

"내 피부로 느끼는 삶의 기쁨이나 슬픔에 관한 이야기, 내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자잘한 즐거움과 설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을수록 행복한 삶이다." 

"이야기하기, 즉 스토리텔링 현상은 삶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의미부여 과정이다. 왜 내가 이런행동을 하고, 이렇게 느끼는가에 관해 더 이상 조직이나 집단의 이데올로기가 설명해 주지 않는다. 내 생각과 느낌에 관해 스스로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권력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 돈으로는 더더욱 아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줄 때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지일 수 있다. 자존감은 자신이 진지한 의사소통의 상대로 여겨질 때만 지켜진다. 일방적 의사소통은 자존감을 망가뜨리고 다양한 방식의 인정투쟁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21세기 리더쉽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서 나온다. 그래서 모두들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선 소통의 기본원칙부터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기초적 상호작용 형태인 의사소통은 두가지 원칙에 의해 유지된다.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가 바로 그것이다. " 

"상대방에게 도무지 이야기할 순서는 물론,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이런 종류의 실수는 스스로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상대방을 계몽과 설득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순서 바꾸기가 망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불안 때문에 계속 반복해서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나 자신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나 스스로가 먼저 설득당해야 한다. 스스로도 설득당하지 않는 이야기에 상대방이 설득될 리 만무하다. 상대방은 본능적으로 안다. 확신에 찬 이야기와 자신 없는 이야기의 본질적 차이를."  

"누군가를 모시고 지시를 받게 되면 내 일처리는 스스로 생각해도 완벽하다. 나는 가장 먼저 지시를 내리는 윗사람의 관점에서 사태를 파악하려고 애를 쓴다. 그 지시의 맥락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시뮬레이션을 반복한다." 

"윗사람과의 관점 바꾸기는 탁월하면서 아랫사람과의 관점 바꾸기는 형편없는 이런 종류의 오류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 범한다. 이를 바로 리더쉽의 위기라고 하는 것이다." 

"억압된 삶의 경험들은 감정정체라는 결정적인 정서장애로 이어진다." 

"서양인들에게 타인의 존재는 항상 나의 상대방으로서의 너다, 동등한 주체로서의 상대방에 대한 무례함은 곧 나라는 주체에 대한 부정이 된다. 너의 존재를 인정할때 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상호작용은, 우리와 남이라는 경계선을 넘어야만 가능하다. 중략. 한국인들에게 나와 너라는 주체적 상호작용은 우리가 성립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쉰다는 것은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 안에는 내 사회적 역할에 따라 다양한 나가 존재한다. 남편 아버지 선배 후배 등등, 이 다양한 나를 불러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쉬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떤 한 가지 나가 일방적으로 대화를 주도하거나 통제해서는 안된다."  

"논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나 스스로를 망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야 정말 놀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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