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기 - 낯선 조선 땅에서 보낸 13년 20일의 기록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3
헨드릭 하멜 지음, 김태진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경욱의 소설 '천년의 왕국'을 통해 알게 된 책. 하멜 표류기를 읽은 후, 천년의 왕국에 등장하는 인물 박연(벨테브레- 1627년 제주도에 표류, 1636년 병자호란 발발시 출전) 및 그 일행들의 이야기와 세부 묘사가 많은 부분 하멜 표류기에서 인용되었음을 보았다. 

하멜은 역시 네델란드 사람으로 1653년 스페르베르 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류했다. 이듬해 서울로 압송되어 훈련도감에 편입되었으며 이후 전라도 강진과 여수의 병영에 배치되어 노역에 종사했다. 표류 13년만인 현종 7년 동료 7명과 함께 간신히 탈출에 성공하였다. 일본에 도착한 그는 간단한 조사를 받은 후, 이듬해 네델란드로 귀국, 조선 억류 기간 동안의 급여 신청을 위해 동인도 연합 회사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것이 바로 하멜 표류기인 것이다. 표류 시점 부터 탈출, 귀국하기까지의 여정이 기술되어 있고, 후반부에  조선국에 관한 기술이라 하여 17세기 조선의 모습 특히 전라도 지역의 풍습등을 이야기한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이교도 국가, 야만의 땅, 조선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재미외에, 낯선 땅에 표류했을 때 그들이 느꼈을 엄청난 두려움, 고국으로 돌아갈 기약 없는, 13년의 노역과 절망과 외로움의 삶, 끝내 포기하지 않고, 목숨 걸고 탈출한 그들의 강한 의지가 더 크게 와 닿아, 나에게는 표류기라기보다 한 편의 생존기였다. 아마도 천년의 왕국 영향도 있으리라. 문득 나 자신을 하멜에 대입해 본다. 나는 생존해서 고국으로 돌아 올 자신... 

없다.   

*책 접기

"남편이 아내를 죽였을 때 그 이유가 간통이든 이와 비슷한 것이든 간에 그럴 만한 이유가 증명될 경우에는 처벌되지 않았다. 중략.. 노예가 주인을 죽이면 심한 고문을 받다가 죽는다. 주인은 사소한 과실에 대해서도 노비를 죽일 수 있다. 살인자는 발바닥을 여러 번 맞은 후 자기가 저지를 살인 방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임을 당하낟. 사람을 살해한 자는 이렇게 처벌한다. 즉 그들은 식초와 더럽고 구역질나는 물로 희생된 시신을 씻고 난 뒤의 오수를 배가 찰 때까지 깔때기로 받아 마신 후, 배가 터질때 까지 그 부풀어 오른 배를 두들겨 맞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