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년 - 박형근 장편 소설, 제5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형근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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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올해 '스페이스 보이'로 1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형근을 검색하다가 알게되서 읽은 책 입니다. 살면서 가끔은 법을 어기는 것 까지는 아닌데 내가 하기에는 용기가 안 생기고 민망하기도 하지만 혹시 다른사람이 하면 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속으로 통쾌하거나 즐거운 일 들이 있습니다. 영화 '전우치'에서 갑질을 하는 여배우 염정아의 커피 심부름을 하던 임수정이 커피에 침을 뱉어서 가져가는 것 같은 일들이 그런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20세기 소년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찌질하고 덕후스러운 군상들의 이야기 입니다. 밤새 뉴스를 검색해서 포털화면 메인 페이지에 링크를 걸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은 매일 새벽 4시 사람들이 모든 잠든시간에 주요 신문기사의 제목과 다른 링크, 예를들면 정치인이 링크되어야 하는 기사에 게이 사진을 링크 하거나 미국과 영국의 총리가 악수하는 화면이 링크되어야 하는 뉴스에 보노보 원숭이를 링크해 놓은 뒤 몇분후에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는 것으로 작은 기쁨을 느끼고 밤의 빅브라더가 된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이시간을 기다렸다가 링크를 바꿀때마다 팬이라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또 다른 팬이 생기게 되고 팬들은 주인공의 망한 온라인 쇼핑몰 '20세기 소년'으로 모이게 되고 이 들은 한발씩 한 발씩 더 깊이 세상 비틀기에 나서게 됩니다. 어찌보면 소심한 사회 부적응자들의 일탈로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들을 통해 내가 차마 하지는 못했던 유쾌하고 즐거운 세상 비틀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덧 이 들의 팬이 되가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됩니다. 재미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되는 책 읽기 였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 포털 웹사이트의 뉴스 아르바이트. 업데이트의 노예. 새벽 타임의 빅브라더. P11

"요즘 인간의 반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죠." P208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전부 우리들의 잘못이에요. 애초에 당신들이 가르친 대로 자신의 재능을 썩히고 경쟁하고 취직하고 영어 배우는데 창장한 인생 전부를 써버린 잘못 말이에요.누구의 탓도 할 수 없죠.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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