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워프 시리즈 2
알렉산더 케이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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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알렉산더 케이, 박중서 옮김, 허블출판사

전세계가 강대국들의 격한 전쟁으로 인해 지각변동을 포함한 자연재해로 멸망해 버린 세계선을 다루는 SF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작가 알렉산더 케이는 당시 제 1차, 2차 세계대전을 직접 목도하게 되면서, 세기말처럼 느껴지던 당시 세계를 두렵고도 절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셨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이후에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미래소년 코난>으로 각색을 했는데, 아직 작품을 감상해보진 않았지만, 기회가 되는 대로 애니메이션도 한 번 보고 싶다. 그리고 원작과 각색 애니메이션에 대한 나 자신 나름대로의 평가를 해보고 싶다. 번역 후기에선 번역가분이 원작에 대한 리스펙은 상당히 높게 쳐주셨고, 미야자키 감독의 각색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평가가 박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번역가 분께서 번역 후기에도 밝혀 주셨듯, 국내 애니메이션 평론가분께서 <미래소년 코난>에 대해 저술하신 책도 있다고 하니 이 책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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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 그르니에 선집 1
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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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그르니에-<섬>, 김화영 옮김, 민음사
장 그르니에 선집 1번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의 고등학교 스승이라던 장 그르니에의 선집 1권을 도서관에서 발견해 우연히 읽어 보았다.

한국에서 프랑스 문학 번역 권위자 김화영 교수님이 작업을 맡으셨고-애초에 이 분은 카뮈 전집을 단독 번역하신 분이시기도 하니 더욱더 관심이 갈 수밖에...-책 뒷면에 민음사 박맹호 회장님과의 이 책의 출판 일화(혹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굉장히 호기심있게 읽었다. 최근에 별세하신 민음사 박맹호 회장님의 자서전도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단편 에세이 중에서 재밌었던 작품 세 편을 꼽자면 [공의 매혹], [고양이 물루], [이스터 섬]
[공의 매혹]은 살짝 어려웠지만, 내가 좋았다고 느끼는 부분을 필사해 가져와 보겠다.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다시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다른 수많은 순간들의 퇴적 속에 깊이 묻혀 있다. 다른 순간들은 그 위로 헤아릴 수 없이 지나갔지만 섬뜩할 만큼 자취도 없다. 결정적 순간이 반드시 섬광처럼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년기나 청년기 전체에 걸쳐 계속되면서 겉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평범할 뻔인 여러 해의 세월을 유별난 광채로 물들이기도 한다. 한 인간의 존재가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점진적일 수도 있다. 저 자신 속에 너무나도 깊이 꼭꼭 파묻혀 있어서 도무지 새벽빛이 찾아들 것 같지가 않아 보이는 어린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문득 수의를 벗으며 나사로처럼 일어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의외라는 듯 깜짝 놀란다. 그런데 사실 그 수의란 다름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배내옷이었던 것이다.“

[고양이 물루]에서는 화자가 고양이를 키우며 마주하게 되는 상황, 느끼는 생각들이 여럿 담겨 있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했다.

[이스터 섬]은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정육점 아저씨의 삶과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의 심경이 너무 가슴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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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독본 - 미시마 유키오 소설론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강방화.손정임 옮김 / 미행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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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문장독본>보다 글 읽는 난이도가 좀 올라간 감이 있다. 여러 에세이 중에 [작가에 뜻을 둔 사람을 위해], [나의 소설 쓰기], [나의 창작 방법], [법대 출신과 소설]은 글 쓰기에 뜻이 있는 사람은 재밌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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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센의 읽기 혁명 -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가 들려주는 언어 학습의 지름길
스티븐 크라센 지음, 조경숙 옮김 / 르네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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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에서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비슷한데, 한 가지로 크게 정리하면, 읽기는 모국어든, 외국어든 간에 언어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일단,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책을 좋아하게 될 수 있는 유인은, 집 주변에 공공도서관이 얼마나 제대로 활성화돼있는지가 중요한데-지역별 삶의 격차, 소득 수준의 차이에 따라 공공도서관의 장서수나 전문적인 사서의 유무가 크게 좌우한다-그것이 10대의 독서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중산층이나 굉장히 잘 사는 가정이 모인 동네는, 공공도서관에 장서가 굉장히 많고, 석사 이상의 사서분들도 많고, 또한 대부분 간과하는 도서관 운영시간, 한 번에 대출 가능한 권수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한다.

특히 저소득층이 주로 살고 있는 동네에서의 지역도서관은 도서관의 운영요일이 1주일에 2~4일 정도라거나, 운영시간도 중산층~고소득층이 모여사는 동네의 도서관에 비해 상당히 짧았는데, 그 차이 하나만으로 어린 학생들의 도서 대출비율이 상당히 작았고,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성적 수준도 낮은 수준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확인했다. 집에 책이 어느 정도 있는지도 유년 시절과 이후 성인이 됐을 때 책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집에 책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고, 책을 싫어하는 학생들의 경우 집에 책이 다소 적은 편이었다.

이 부분에서 고소득층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가 또 갈리게 되는데, 고소득층 자녀의 주변 동네는 인근에 대형서점, 특화서점 등이 많아 자신이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쇼핑하고 구입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진 반면, 저소득층 자녀들은 동네 인근에 서점이 썩 많지 않아, 자신이 원하는 책을 구하기 굉장히 어려워하는 점을 발견했다.

저학년 아이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에, 자신의 수준에 맞든 안 맞든, 모국어로 된 책을 읽는 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런 책들을 아이가 여럿 읽게 되면, 빠른 시간 내에 성적이 상당히 좋아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자녀가 어렸을 때, 부모가 책을 자주 읽는 경우에 자녀도 책을 좋아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도서관을 함께 데려가는 경험 딱 한 번만으로도 자녀는 앞으로도 책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라 권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부모 자신부터 자녀가 보는 앞에서 꾸준히 책을 읽는 경험이 중요해 보인다.

자녀가 아기일 때부터(생후 5~6개월 정도-라고는 하는데 내 생각에는, 굳이 6개월이라고 딱 정해져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태어난지 얼마 안 돼서 읽어주는 것도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든다.)에 부모가 번갈아가며 책을 소리내 읽어주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록, 아기가 이후 아이가 되어 똑똑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될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 수록, 독해력, 읽기, 쓰기, 자신의 생각 명료하게 말하기 능력 등이 좋아진다고 한다.

외국어로 된 책을 읽고 싶을 때 굳이 쉬운 책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자신의 흥미를 유발하고, 관심있는 분야라면 충분히 괜찮다고.

책을 많이 읽게 되는 계기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진입장벽이 낮은 만화책 읽기가 있어서 신박하다고 느껴졌는데, 모국어든 외국어든 상관 없이, 만화책을 여럿 사서 읽게 되는 경우에 읽기와 쓰기 능력이 향상되고, 더 나아가 만화책 읽기가 이후에 문학이나 논픽션을 좋아하게 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모국어 학습에 있어서 책을 읽기만 하는 것도, 글을 쓰는 데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반드시 글을 쓰는 시간을 학생들에게 많이 할애시킨다고 해서, 학생들의 전반적인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책에 쓰여진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연구원들의 주장이 있었다.

잠들기 전의 침대에서 책 읽기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상당히 촉진시킨다고 책에 적혀 있는데, 부모가 자기 전 침대에서 책 읽기에 대해 강압적인 반대를 하는 경우보다, ‘괜찮으니 읽고 싶으면 읽어도 된다’라는 입장을 가진 부모의 자녀들이 책을 좋아하고, 몰입해서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시도해볼 외국어 독서는, 일본어에서는 원서로 된 만화책을 읽는 것, 영어에서는 분량이 많고 문장 구조가 어느 정도 복잡한 픽션/논픽션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 위주로 읽어볼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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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제안들 31
에두아르 르베 지음, 한국화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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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말할 때, 그들은 너의 죽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다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p.36~37) 이 작품을 쓴 작가 르베는 이 책의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기고 10일 뒤 자살했고, 이 책이 몇달 뒤 출판됐을 때,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 말하면서 이 자살 ‘사건’에 대해 언급한다. 결국 르베가 써둔 p.36~37에서의 예언은 적중했다. 책 전체적으로 줄거리는 없다. 작가 르베는 작품에 줄거리를 적는 일을 거부했고, 모든 문장엔 각각의 모든 사실만이 위치할 뿐이다. 작품 내에서는 ’나‘가 말하는 ’너‘가 중점적으로 서술돼있고, ‘너’에 대한 특징들이 사전적으로 나열돼 있다. 책 페이지를 넘겨 가면서 우리는 ’너‘ 라는 존재의 특징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너‘가 가졌던 고상하다 싶은 취미, 습관, 행동, 생각, 생활 패턴, 루틴 등을 파악하고 나면, ’나‘와 ’너‘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작품 내에서의 특정 일화 중에서 ’너‘는 분명 혼자 여행을 떠났다고 서술돼 있는데, 그것에 대해 ’나‘는 이상하게도 구체적으로 이것저것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독자인 우리들은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가 ’너‘가 사실은 ’나‘의 분신이라는 것, 그 사실이 되는 심증과 물증들을 여기저기 흩뿌려 두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페이지를 처음부터 넘겨가며 초반엔 ’너’와 ‘나’ 사이의 관계성을 생각하게 되지만, 책을 다 읽을 즈음엔 ‘너’와 ‘나’의 동일성에 대해 생각하고, 더 나아가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그리고 실존적으로 생각해보며 살며시 책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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