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찾은 혀 - 어느 청춘의 이야기 대산세계문학총서 180
엘리아스 카네티 지음, 김진숙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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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뛰어난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서전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는 생각도 들었고, 그가 묘사한 인물들과 여러 공간들은 저에게도 너무나 소중해집니다. 2부가 가능한 한 빨리 번역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번역에 힘써주신 김진숙 선생님과 대산세계문학, 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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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 - 허윤선 인터뷰집
허윤선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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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허윤선, 민음사

민음사 문학 잡지 릿터에서 그간 인터뷰 해 온 분들의 모음집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여러 아티스트분들이 많이 소개됐고, 관심이 있었던 분들, 내가 잘 몰랐던 분들, 작품을 통해 만나봤던 분들이 꽤 소개돼서 좋았다.

어떤 분은 미시마 유키오-<봄눈> 이 책도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굉장히 놀랐다. 이 책 굉장히 마이너한 책인데. 일본문학 중에서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무라카미 하루키 좋아한다는 분들은 많아도, 미시마 유키오 좋아하는 분들은 굉장히 드문데.

인터뷰어 분이 굉장히 뛰어나신 분이라는 건 알겠다. 프롤로그에 소개됐던 대로, 이 분이 아니면 인터뷰가 안 된다는 섭외 요청이 왜 들어왔는지도 이해가 간다. 인터뷰이들이 읽었던 책들을 대부분 읽어 보셨고, 그 분들이 참여한 작품들을 거의 다 감상하셨다. 굉장히 놀랍다. 작품 감상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으셔서 경이롭다.

인터뷰 방식은 이렇다. 인터뷰이들의 참여 작품들 얘기, 혹은 활동했던 이력 얘기, 그러다가 책과도 연결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군데군데 볼 수 있었던 대목은 "어렸을 때는 책을 별로 안 좋아하거나, 거의 안 읽었는데, 나이가 꽤 되고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혹은 "결혼하고 책을 많이 읽게 됐어요." 라는 말. 그 말에 뭔가 나도 모르게 힘이 됐던 것 같다.

언론사 토요일 책 추천 코너에서 감명 깊게 읽게 돼서 도서관에서 신청해서 읽어 보았는데, 이 책은 나중에 꼭 구입해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 디자인도 참 예쁘다. 민음사는 역시 책 디자인이 정말 속된 말로 맛깔난다.

인터뷰이들의 소소하고 진솔한 답변이 좋았다. 내가 읽는 책들은 보통 동시대적이지 않고 고전적인데, '요즘 다른 분들은 어떤 책들을 읽고 있을까'에 대한 나의 물음에 좋은 참고와 답이 됐다.

인터뷰이분들 개개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 드라마, 예능을 잘 보지 않지만, 남들의 이야기, 삶은 좋아해서 읽어 보게 됐고, 후회하지 않는 독서였다.

이 분들 중에서 배우분들이 많으시다 보니, 아무래도 희곡에 대한 얘기도 꽤 나왔는데, 고전 작가 셰익스피어나 체호프 얘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굉장히 고평가하셔서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많이 어렸을 때는 책을 별로 읽지 않았지만, 집에 세계문학전집이 굉장히 많았어서 방에서 혼자 할 것 없을 때 이런 저런 책들을 보긴 했는데, 그 때 셰익스피어 4대비극과 5대희곡은 다 봤던 것 같다. 조만간 셰익스피어와 체호프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인터뷰이들이 들려진 셰익스피어, 체호프 감상은 많이 공감되기도 했고,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새로웠던 기억이 있다.

배우분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공통된 인터뷰 답변. "아무래도 소설이나 희곡을 보면서 내가 직접 연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보게 돼요. '내가 이 배역을 맡았다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이렇게요(웃음). 직업병이죠." 굉장히 진솔하고 나로선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라서 재밌게 봤다.

이 소설이나 희곡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열정있는 인터뷰이들의 답변도 인상적이었다.

몇몇 인터뷰이분들은 대형서점에 자주 가지만, 아무도 못 알아본다고 말씀하셨을 때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다. 다들 책 보는데 혈안이지, 서점을 사람들 보려고 가는 분들은 드무니까 그러려니 했다.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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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제국 록펠러 1 - 그 신화와 경멸의 두 얼굴
론 처노 지음, 안진환.박아람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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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어렸을 때부터 전기-전반적으로 다양한 취향을 갖고있기는 하지만 특히 비즈니스맨과 과학자-에 관심이 많아서 언론사 일간지에서 추천한 전기는 거의 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심을 가졌고 대부분 구입해서 읽어 왔음. 언론에서 이 책을 한겨레 잡지에서만 주목했다는 점 때문에 이 책이 처음으로 번역 출판됐던 2010년부터 비교적 최근인 2020년까지 이 책에 대해 거의 모르고 지냈다가, 유년 시절부터 오랜 기간동안 20세기 후반과 21세기의 여러 기업가들의 전기를 읽어 보고 나서, 세계 최초의 억만장자로 역사에 기록돼있는 록펠러에 관한 전기는 혹시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이미 절판된 소식을 확인했고 중고가는 너무 비싸 정말이지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음. 여러 일간지-특히 조선일보,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가 이 책을 조명해주지 않은 점은 구독자로서 굉장히 아쉽고 분했지만, 내가 한겨레를 당시에 구독하고 있지 않았던 잘못도 있으니, 이 일화를 기점으로 본인은 한겨레도 구독하고 여러 다른 언론사 뉴스와 더불어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갖게 됨.

론 처노는 예일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졸업했고,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도 출연했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평론가이자 세계적으로 뛰어난 전기작가 중 한 분임. 뉴욕의 명문 싱크 탱크인 20세기 펀드에서 금융정책 수석연구원 재직 경험을 통해 경제사와 금융사 전문 저술가로서의 준비를 마침. 록펠러와 동 세대였던 J. P. 모건에 대한 전기이자 첫 저서인 <금융 제국 J. P. 모건>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고 그 밖에 이 책을 통해 여러 상을 휩쓸었으며,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논픽션 베스트 100에 선정되기도 함.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미국 대통령 워싱턴 전기 작품인 <워싱턴>으로 전기 부문에서 퓰리처상 수상함. 이후에 여러 뮤지컬로도 상영된 바 있던 <해밀턴>에 영감을 준 <알렉산더 해밀턴>도 저술하셨고, 국내를 포함 전세계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음.

록펠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림. 미국 내 독점 자본주의를 이끌었던 탐욕스러운 악마냐, 시카고 대학의 건립과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규모의 자선 단체의 설립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극적으로 향상시킨 위인이냐. 과거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록펠러에 관한 책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지만, 대다수 정확하지 못하고 예상과 추측에 기반한 소설적 면모를 띄는 저서가 굉장히 많았음. 그 이유는 록펠러가 대중과 언론과는 철저하게 유리된 독립적인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아갔기 때문임. 심지어 록펠러가 당시에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돼있는 시기에도 대중과 언론은 그것을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음.

그리고 록펠러를 포함한 여러 부호들의 독점이 미국 사회의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됐을 때, 록펠러와 측근들이 독점과 관련해서 벌인 여러가지 일들을 아주 작은 부분만 법정에서 증언했을 때에도, 그 당시 대중, 언론과 정치계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음. 록펠러가 유년시절에는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가족과 교우관계는 어떠했는지, 청년 시절에는 어떻게 부를 일궜는지, 록펠러가 장년층일 때와 노년층일 때에는 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갔고 무슨 일들을 했는지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고 싶었지만 절대로 아무도 그런 정보에 쉽사리 다가갈 수가 없었음. 가족들과 측근들에겐 굉장히 따뜻하고, 인정 많고, 재치있고, 웃음 가득했던 록펠러의 성격은 록펠러가 살아갈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는 부분일 수밖에 없었고, 그저 차갑고, 과묵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뻔뻔스럽고 돈에 미친 탐욕스러운 성격 정도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음. 결국 이런 두 이면의 록펠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려질 수 있었던 계기는 이 책의 작가 론 처노의 뛰어난 저술 능력과 그에게 록펠러의 전기를 제안한 미국랜덤하우스 출판사, 그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던 록펠러 일가, 록펠러재단 그리고 시카고 대학을 포함한 여러 많은 대학들의 극적인 도움을 통해 가능했음. 론 처노는 또한 록펠러에 대한 수 많은 전기와 그를 다룬 여러 칼럼들에서 숱하게 볼 수 있었던 극과 극을 달리는 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1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서 아무도 이루어낼 수 없었던 록펠러에 대한 평가의 양 극단을 온전히 조화롭게 버무려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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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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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동진 영화평론가분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저서 참고하다가 가장 먼저 궁금한 책으로 골랐는데 아주 만족스러웠음. 책과 독서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독서를 하면서 갖게 되는 여러가지 습관들을 중심으로 인상깊게 읽었는데, 많은 점이 공감이 됐음. 예상독자와의 눈높이가 정교하게 잘 맞춰져 있고, 소위 독린이가 책에 재미를 붙이고 싶어서 한 번 맛보기로 입문하기에 좋은 책 중 하나 같음.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돼있고, 1부는 에세이 형식, 2부는 기자분과의 대담형식인데, 1부는 대체적으로 에세이에서 쉽게 눈에 띄는 정제되고 깨끗한 글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2부 대담에서는 독자가 궁금할 수도 있는 여러가지 세부적인, 혹은 시시콜콜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인터뷰어가 인터뷰이(이동진 영화평론가님-저자)에게 예리하고도 정성스레 질문하는 것이 인상깊었고, 그것을 통해 인터뷰이의 마음 속 깊은 내면에서 쉽게 나타나지 않는 부분까지 답변을 읽을 수 있어서 이것이 대담의 재미와 묘미가 아닐까 생각을 또 하게 됐음. 부록에는 추천 도서가 적혀 있는데, 초판과 2판의 추천 도서 수 차이가 300권임. 2판이 300권 더 많고, 최신 판본이니 가급적 2판을 읽을 것을 추천함. 부록의 추천 도서 목록은 시간을 들여 참고할 가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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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575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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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예쁜 종아리>-황인숙, 문학과지성사

황인숙 선생님 시집은 처음 읽어 봤는데

서민친화적이고 서민인 등장인물들이 각각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문학 사조인 탐미주의의 면모도 얼핏 보이고 가끔씩 페이지 넘기면서는 웃으면서 봤습니다

작년 2022년 서울 중심으로 폭우가 왔던 일화가 담긴 시도 적혀있어 현장감이 느껴져 좋았네요 올해도 폭우가 예상되던데 전국적으로 별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담배에 관한 시가 정말이지 너무 좋았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느껴지는 장점(?)이랄까 저랑 생각이 하나도 빠짐없이 완전히 똑같더군요 시에 출연하는 선생님은 이제 돌아가셨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집니다

고양이나 비둘기를 좋아하는 화자의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길고양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밤에 생활한다는 화자는 낭만적이기까지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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