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30년동안 살인을 저질렀던 70대 노인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차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들고 있는 과정이 녹여 있는 내용이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한 자리에서 2시간만에 후딱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만큼 강한 몰입감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오늘도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에도 느낌이 왔다. 역시나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마지막 장을 닫았으며 이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리뷰를 쓰고자 마음 먹었다. 오늘은 김영하 작가의 문장 하나 하나를 곱 씹으면서 그가 왜 이 소설을 쓰고자 했을까 생각해 보았고 살인자의 인생의 기억을 통해 죽음의 허무함과 기억은 각자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왜곡의 연속이며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기에 내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 생각했다. 기억할 수 없는 기억, 현재의 기억은 서서시 지워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기억마저도 서서히 잊혀지는 이렇게 무서운 병이 있단 말인가, 살인자는 벌을 받고 있다. 그가 그토록 몰두했던 살인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병 살인자의 기억법, 기억하려 노력하면 할 수록 그 기억이 허망한 왜곡이라는 걸 그는 깨닫는다.

27p. 나의 이름은 김병수. 올해 일흔이 되었다.
33p. 나는 악마인가, 아니면 초인인가, 혹은 그 둘 다인가
115p.사람들은 악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부질없는 바람. 악은 무지개 같은 것이다. 다가간 만큼 저만치 물러나 있다. 이해할 수 없으니 악이지. 중세 유럽에선 후배위, 동성애도 죄악 아니었나.
117p. 오디세우스의 여행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현재에만 머무른다는 것은 짐승의 삶으로 추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오디세우스는 그것을 거부했던 것이다. 어떻게? 미래를 기억함으로써, 과거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살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어두운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중간중간의 유머의 요소를 넣어주기도 한다.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다.
9p.나는 슬픔은 느낄 수 없도록 생겨먹었지만 유머에는 반응한다.
11p.첫 시의 제목이 ‘칼과 뼈‘였던가? 강사는 내 시어가 참신하다고 했다. 날것의 언어와 죽음의 상상력으로 생의 무상함을 예리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겁등하여 내 ‘메타포‘를 고평했다. 강사는 씩 웃더니-그 웃음, 마음에 안 들었다- 메타포에 대해 설명했다. 듣고 보니 메타포는 비유였다.
아하.
미안하지만 그것들은 비유가 아니었네, 이 사람아.

죽음이란 무엇일까? 고찰해보게 된다.
14p. 몽테뉴의 수상록. 누렇게 바랜 문고판을 다시 읽는다. 이런 구절, 늙어서 읽으니 새삼 좋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근심으로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삶에 대한 걱정 때문에 죽음을 망쳐버린다.˝
48p. 프ㅐ랜시스 톰프슨이라는 자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서 태어나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
52p.죽음이라는 건 삶이라는 시시한 술자리를 잊어버리기 위해 들이켜는 한 잔의 독주일지도.
57p. ˝내 명예를 걸고 말하건대 친구여,˝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당신이 말한 것 때위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악마도 없고, 지옥도 없다. 당신의 영혼이 당신의 육신보다 더 빨리 죽을 것이다. 그러니 더이상 두려워하지 마라.˝
마치 나 들으라고 써놓은 듯한 니체의 글
62p.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_니체
98p.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혀지는 감옥에 같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숨이 막힌다.

그는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았고, 인정했다. 나는 내 자신을 너무 모른다. 그리고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날 잘 알아야 한다.
34p. 거울을 보며 표정을 연습했다. 슬픈표정, 밝은표정, 걱정하는 표정, 낙담하는 표정, 그러다 간단한 요령을 익혔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의 표정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이다. 남이 찡그릴 때 찡그렸고 남이 웃을 때 웃었다. 옛사람들은 거욱 속에 악마가 살고 있다고 믿었다지. 그들이 거울에서 보던 악마, 그게 바로 나일 것이다.
38p.어쨋든 나는 그뒤로 시인으로 불렸다. 아무도 읽지 않는 시를 쓰는 마음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마음이 다르지 않다.
87p. 어쩌면 나는 너무 오랫동안 나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삶에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악마적 자아의 자율성을 제로로 수렴시키는 세계, 냐게는 그곳이 감옥이고 징벌방이었다. 내가 아무나 죽여 파묻을 수 없는 곳, 감히 그런 상상조차 하지 못할 곳, 내 육체와 정신이 철저하게 파괴 될 곳, 내 자아를 영원히 상실하게 될 곳,
111p. 나는 철학을 모른다. 내 안에는 짐승이 산다. 짐승에게는 윤리가 없다. 윤리가 없는데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 늙어서일까. 내가 지금까지 붙잡히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아서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살아 있다고 느끼는 것, 그것이 행복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날마다 살인을 생각하고 그것을 도모하던 때 아니었을까. 그때 나는 바짝 조인 현처럼 팽팽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오직 현재만이 있었다. 과거도 미래도 없었다.

책의 중반부에 들어서면 그의 기억이 왜곡 되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문장이 나온다. 우리의 기억도 많은 왜곡에 왜곡을 거칠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대로 상상하고 싶은대로 왜곡하고 있다.
43p. 개는 돌멩이를 던져도 달아나지 않고 주위를 맴돈다. 퇴근한 은희가 그 개는 우리 개라고 한다. 거짓말이다. 은희가 왜 내게 거직말을 할까.
85p. ˝그래, 갸가 없어졌다. 개가 없어졌어.˝
˝아빠, 우리 집에 개가 어디 있어요?˝
이상하다. 분명히 개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 그것은 무엇인가
93p. 과거 기억을 상실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미래 기억을 못하면 나는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르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어쩌랴. 레일이 끊기면 기차는 멈출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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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J 2020-05-1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여성의 삶이 달라져야 세상이 바뀐다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 부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강경화외교부장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얼마전 BBC와 인터뷰를 훌륭하게 마친 박은하 주영대사와 같은 여성 리더의 두들어진 활약을 통해 한국에 사는 여성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

이 시대의 수많은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온갖 억압을 받으며 그들의 인권과 생명을 유린당하도 있다.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안에 갇혀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위로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멜린다게이츠는 이 책에서 당당하게 본인은 열렬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며 여성의 인권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법과 우리가 할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하여 안내해 준다.

(p.22.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열렬한 페미니스트다. 지금의 나에게는 어무도 간단한 문제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모든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가 여전히 여성을 억누르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편견을 없애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그녀는 빌게이츠의 아내로 마이크로소프트란 회사를 이끈 창립멤버이다. 빌게이츠와 회사를 일군 유능한 인재였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아이를 위해 회사를 포기했던 상황을 계기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하고 여성의 인권을 고양시키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재단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어떠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 말이다. 여성들의 삶을 고양 시켰을때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는지 그 결과 그들의 가정이 변했으며 그 결과 한 나라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사람은 평등하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이용당하거나 소외되어서는 안된다.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고 차별당해서도 안된다. 성별에 따라 그 역할을 구분지어서도 안 된다. 이 세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모두가 평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연결되는 것,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소속되는 것, 모두가 사랑받는 것이 인류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사람으로서 모든 것들을 구분짓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고양시키는 것 이것이 그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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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열렬한 페미니스트다.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도 간단한 문제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모든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가 여전히 여성을 억누르는장애물을 제거하고 편견을 없애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빌과 나는 소프트웨어가 가진 힘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개인용 컴퓨터를 위한 소프트웨어를제작함으로써, 그 당시 기관이 독점하던 컴퓨터 권력을 개인들이나눠 가지게 될 것이고, 컴퓨터의 대중화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라 믿었다. 우리가 매일같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그토록 즐거웠던 이유도 거기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후 내 가슴을 뛰게한 새로운 목표는 어떻게 하면 여자아이와 여성들이 첨단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데 있었다. 왜냐하면나 스스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첨단기술의 덕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나는 여성들이 자기 몫의 기회를 가지길 바랐다. 그리고 이런바람은 젠이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작한 첫 번째 자선사업의 초점이 되었다. 여자아이들이 컴퓨터를 자주 접하게 할 방법을 찾던 나는 지역 교육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공립학교에 컴퓨터를 들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 대여섯 곳의 학교와 연계해서 학교에 컴퓨터를 들이는 일을 도왔다. 그러나일을 할수록 전국의 모든 학교에 선을 깔고 컴퓨터 접근성을 확대시키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이른 시기에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질문에 직면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전업주부가 되고 싶은가?‘ 처음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도,
이어서 둘을 병행했을 때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을 때도 그 질문에 나는 "네!"라고 답할 수 있었다. 꿈꾸던 두 가지 일을 하고동시에 가정까지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도 우리 가정에 내수입이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꽤 오랫동안 그런 선택이가능하다는 것의 온전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유가 또하나 있다. 나는 임신 시기와 그사이의 공백을 조절할 수 있도록해 주는 작은 알약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죽어 가는데,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 소식을 들을 수조차 없다는 것. 세계 보건 분야 사업을 시작한 것이 바로 그때였다. 빌과 나는 우리가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5우리가 첫발을 뗀 국제적인 사업의 목표는 아이들의 생명을구하는 것이었고, 첫 번째 대규모 투자는 백신 사업에 이루어졌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이 예쁜 아이들에게 예방주사를 맞히러 오신 건가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내 주사는요? 내가 왜 주사를 맞으려고 이렇게 더운 날 20킬로미터를 걸어와야 하나요?" 그가 말하는 것은 예방주사가 아니었다. 데포프로베라 Depo-Provera, 임신을 하지 않게 장기간 약효가 지속되는 피임약 이야기였다.

여성들이 터울을 조절하며 임신할 수 있게되면 자신의 교육 수준을 높이고, 돈을 벌고,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다. 아이 양육에 필요한 음식과 보살핌, 그리고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잠재력을 끌어내면 그들은 가난에서 벗어난다. 이것이 가정과 국가가 빈곤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실제로 과거 50년 동안 피임약 사용을 확대하지 읺고 가난에서 탈피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내게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네 삶의 목표를 세울 거야."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일정을 채우지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나의 일정이 채워질 것이다.

가족계획은 무엇보다 권한 강화를 향한 걸음이기도 했다. 가족계획은 아이를 낳을지 말지, 낳는다면 언제 낳을지를 결정할 권리, 그 이상을
의미한다. 그것은 여성들을 그렇게나 오랫동안 억압해 온 모든 종류의 장벽을 깨부수는 핵심 열쇠였다.

여성이 자신의 재능과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모두의 삶이 나아진다.
여성들이 권리를 얻으면 가정이 번영하고 나아가 사회가 발전한다. 이런 연관 관계는 단순한 원리에 토대를 두고 있다. 배제되어있던 집단을 포함시킬 때,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그리고 여러분이 여성과 여자아이들을 포함시키기 위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경우, 그들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으로, 여러분은 모든 지역의 모든 구성원을 이롭게 하는 활동을하는 것이다.

여성을 포함시키고 지위를 높이는 일은 건강한 사회 지표들과 직결된다. 교육수준, 고용률, 경제 성장율은 올라가고 십대 출산율, 가정 폭력 피해, 범죄율은 낮아진다. 여성의 권리는 사회의 부및 건강과 정비례 관계에 있다. 남성들이 지배하는 나라는 여성의재능을 활용하지 않을뿐더러, 그들을 배제시킨 남성들에 의해서운영되기 때문에 고통이 지속된다. 그들의 리더십 혹은 리더들의관점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런 나라들은 번창하지 못한다.
여성의 권한 강화와 사회의 부 및 건강 사이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것이 인류에게는 더없이 중요하다. 이는 우리 재단이 과거2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얻은 통찰이면서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놓치고 있었던 중대한 아이디어였다.
인류를 고양하고 싶다면, 여성 권한을 강화하라. 이것이 인류를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파급력이 큰, 고효율 투자다.

사람들을 빈곤하게 만드는 다양한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한활동에서 우리는 여성을 핵심 요소이자 목표 지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 책을 구성하는 사안들은 모두 성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산모와 신생아 건강, 가족계획, 여성 및 여자아이 교육, 무급 노동, 조혼, 농업에 종사하는 여성, 직장 내 여성까지. 각각의 사안은 여성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들 때문에 만들어졌다. 이런 장벽이 무너지면 여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이모든 문화권, 사회 모든 계층에서 남성과 평등한 지위를 누릴 수있는 기회가 열린다. 한 가지 변화만으로 세계를 이보다 더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앞으로 다루는 각각의 사안은 관점에 따라 벽으로도, 문으로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자신만의 힘을 갖게 된 여성들의 마음속에서는 ‘모든 벽이곧 문이다.

극빈이라는 것은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해도 그 덫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뜻이다. 절대 벗어날 수 없으며 노력은 무의미하다. 그들은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버려졌기 때문이다. 한스는 이러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게 가르침을 주었다.
우리의 우정이 지속되는 동안 한스는 늘 이렇게 말했다. "멜린다, 세상 가장자리에 있는 소외된 사람들 곁으로 가세요." 그래서나는 우리가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삶을 보려고 노력했다.

한스는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을 이해한다면, 그로 인한 변화는 단순히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것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을 도울구체적인 방법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과학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혁신이기 때문이다. 그 수혜에서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가로막는 장벽이 거리, 금전, 지식, 혹은 낙인이라면 거리를 가깝게 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하고, 사회의 낙인을 약화시킬 도구와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빈곤과 싸우려면 우리는 장벽들을 직접 보고 연구해서 그것이 문화적인 것인지, 사회적인 것인지, 경제적인것인지, 지리적인 것인지, 혹은 정치적인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장벽을 우회하거나 돌파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이자, 우리는 발전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벽과 고립의 이유중 상당수가 여성들의 삶에 놓여 있는 제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알게 되었다.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가장자리로 내몰린다. 그들은 집단의 일부가 아니라 아웃사이더가 된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어느 사회가 되었든 어떤 집단, 특히 여성들을 가장자리로 내몰고 소외시킬 때 위기 상황이 펼쳐진다. 소외된 사람들은 데려와야만 회복이 가능한 위기다. 이것이 빈곤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사회적 질병에 대한 핵심 치료법이다. 우리는 배제된 사람들을 다시 집단에 포함 시켜야 한다. 사회 주변부로 나가서 그들을 모두 다시 데려와야 한다.

우리 모두는 결국 세 집단 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아웃사이더를만들어 내는 사람, 아웃사이더가 되는 사람, 방관하며 말리지 않는 사람.

아웃사이더를 만들어 내려는 욕구를 극복하는 일은 인간의 가장 큰 과제다. 이는 뿌리 깊은 불평등을 종식시키는 열쇠다. 우리는 자신이 회피하고 싶은 감정을 유발하는 사람들에게 낙인을찍고 그들을 주변부로 밀어낸다. 수많은 노인, 약자, 병자, 빈자들이 소외되어 주변부로 밀려나는 이유는 그것이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질을 가진 사람들을 밀어내는 경향이 존재한다. 때로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자질들을 근거도 없이 특정 집단에게 돌리며 그들을 밀어낸다. 말하자면자기 안에 특정 자질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을 이용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지배적인 집단이 인종과 종교가 다른집단들을 사회 주변부로 밀어내게 된다.

생명을 구하는 일은 모두를 안으로 데려오는 데서 시작된다.
아웃사이더가 없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우리는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빈곤과 질병을 줄이려고계속 애써야 한다. 아웃사이더들이 그들을 배제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권력에 저항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내부에서 우리의 일도 해야 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배제시키고 있는지 그 방식을 의식하고 깨달아야 한다. 주변으로 밀어냈던 사람들을 가슴을 열고 받아들여야 한다. 벽을 부수려는 아웃사이더들의 싸움에 힘을 실어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승리는 우리가 더 이상 누구도 밀어내지 않을 때 온다.

여자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문맹률이 낮아지고, 임금이 상승하고, 소득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농업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이끌어 낸다. 혼전 성관계 비율을 줄이고, 조혼 가능성을 낮추고, 초산 연령을 높이고, 어머니가 출산 여부와 시기를 계획하는데 도움이 된다. 교육을 받은 어머니들은 영양, 예방접종을 포함해자녀를 건강하게 키우는 데 필수적인 행동 방식들을 배워 양질의 양육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면 자신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은 무언가를 배움으로써 자신의자존감을 끌어올리고 미래를 바꿀 수 있음을 깨달았다.

훌륭한 학교는 단지 지식을 가르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삶을 변화시키는 곳이 바로 학교다.

당당하게 연설을 했다. "여러분, 책과 펜을 듭시다. 그것은 우리의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어린이 한 명, 선생님 한 분, 책 한 권, 펜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이 어떻게 거센 파도 같은 전통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배짱을 갖게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그렇게 하면 결국에는 항상 지지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같은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용기를 내지는 못했던 사람들이다. 지도자들이 탄생하는 방식이 그렇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말하고싶어 하는 것을 말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와 함께한다. 바로 그런 방법으로 한 젊은 여성이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화를 바꿔 냈다.

성서에서 나는 특히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것이다‘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이 구절이 수다 수녀의 사명을제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수다 수녀는 사회가 무엇이라고 말하는, 결코 스스로를 꼴찌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에서 교육을 시작했다.

낮은 자아상과 억압적인 사회 관습은 그 뿌리가 같다. 동일한힘이 내적으로, 동시에 외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둘 사이의 연결 고리는 아웃사이더들에게 변화의 열쇠가 된다. 어떤 여자아이가 자신을 보는 시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자신을 억압하는문화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여자아이들 혼자서 할 수 있는일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외에 맞서는 첫 번째 방패는 그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영적 스승인 프란체스코회 사제 리처드 로어Richara Roht는 ‘사랑만이안전하게 권력을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이란 타인이 번창하도록 돕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자아상을 고양시키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여자아이들을 끌어안고 그들을 고양시킬스 있는 선생님의 중요성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강조하는 이유가바로 거기에 있다. 그들이 학생들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지원을 받는 여자아이는 자신을 억압하는 자아상을부술 수 있다. 아이가 자신감을 얻으면 자신에게 공부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부를 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된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면서 아이는 자신의 힘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여자아이들에게 미움이 아니라 사랑을 주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다. 여러분이 아이들의 고개를 들어 올리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얻는다.

부부 관계를 다룬 탁월한 저서 《마음 여행, ourney of the Heart》에서존 웰우드.John Welwood는 배우자 사이에 ‘자연적인 균형 잡기 과정‘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 배우자가 어떤 것을무시하면, 다른 배우자는 그것을 중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한층장하게 느끼게 된다. 힘, 온화함, 쾌활함 등 어떤 자질이든 내가 부정하는 것이 있으면, 배우자는 그것을 강하개 표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괼 것이다.

이런 역학이 일부 배우자들로 하여금 사실은 관심을 가지고있는 것들에 무관심하도록 만든다. 상대가 자신을 대신해서 도맡아 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회 참여를 좋아하지만 배우자가 자신보다 관심이 많을 경우 알아서 준비해 줄 것을 알기에계획하고 준비하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도 관심이 있는 사안을 배우자에게만 맡겨 두면단절과 분리로 이어진다. 상대에게 자녀를 보살피는 일을 전적으로 맡기거나 돈을 벌어 오는 역할을 모두 맡기는 경우, 집안의 경제권에서 배제되거나 아이들과 단절될 수밖에 없다. 아마 가장 디대가는 서로에게서 단절되는 것이리라.

빌은 성공을 위해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위험을 감수했으며 희생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공에 또 다른 요소가 있 다는 것을 항상 의식하고 있다. 바로 운이다. 절대적인 운. 언제 태어났는가? 부모가 누구인가? 어디서 자랐는가? 어떤 기회들이 주어졌는가? 우리 중에 그 누구도 이런 것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지않는다. 이것들은 우리 노력과 상관없이 주어진다.

나는 여성이 남성보다 낫다거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좋은 방법이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권력을 갖는 것이라는 관점을결코 지지해 본 적이 없다. 남성의 지배가 사회에 해로운 이유지배 문화 자체가 사회에 해롭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능력, 그노력

재능, 혹은 성취에 따라서가 아니라 성, 연령, 부, 특권에 따라 권력과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는 잘못된 위계에 지배되고 있는 것이다.
지배 문화가 무너지면 우리 모두의 권력이 강화된다. 그러므로 내목표는 여성이 올라가고 남성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서로의 우위에 서려는 투쟁이 아닌 파트너십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결혼에서 평등한 파트너십은 건강, 재정적인 번창, 인간적인 번영을 고취시킨다. 상호 존중을 이끌어 내고 양쪽 배우자를 고양시킨다. 그러나 조혼은 이런 평등한 파트너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악습이다. 평등한 파트너십이 끌어올리는 모든 것을 조혼은 밑으로 끌어내린다.

변화는 밖이 아니라 안에서, 그리고 가장 불온한 행동에서 시작된다. 일반적인 것이라 받아들여지는, 그렇지만 거의 논의되지않고 금기라고 여겨지는 행동들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변화는 온다.

증진한 것은 인류가 발전하고 있다는 증표다. 그리고 인류 발전의출발점은 공감이다. 모든 것이 거기서 시작된다. 공감은 경청을 허락하고, 경청은 이해로 이어진다.

빌은 배우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물론, 사람들한테 도전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그러나 동시에 그는 사람들 말에 귀를기울이고, 배우고, 배우고 나서는 기꺼이 달라진다. 배움에 대한 이런 열정은 비단 빌의 것만은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우리가 재단에서 만들어 내려는 문화의 핵심 축이다.
성 평등이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모든 사업을 견인해야 한다는 합의에 우리 재단이 남들보다 빠르게 도달하게 된 데는 이러한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재능을 가치를, 의견을 표현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자존감을 희생시키지않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힘이다.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간적이고 진실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 우리모두가 서로의 별난 모습과 결점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존중하는곳, ‘완벽주의‘를 좇느라 낭비하는 에너지를 절약하여 일에 필요한창의성으로 쓸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내려놓고 모두가 날아오를 수 있는 문화를 가진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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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륙의 역사 전개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출발선은 B.C. 11000년경이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살아 있는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동물들은 아직멸종되지 않은 세 종의 대형 유인원 고릴라, 침팬지, 피그미 침팬지- 이다. 이 유인원의 분포가 모두 아프리카에 국한되어 있다는 사실은 풍부한 화석 증거와 더불어 인류 진화의 초기 단계가 바로 아프리카에서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동물의 역사와 구별되는 인류의 역사는 그곳 에서 약 700만 년 전(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략 500만 년~900만 년)에 시 작되었다.

화석들을 보면 인류로 이어지는 진화 계통은 약 500만년 전에 실질적인 자세를 갖게 되었고 약 250만 년 전부터는 신체 크기와 거기에 알맞게 두뇌 크기가 각각 커지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선행 인류를 일반적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Australopithecus africanus, 아프리카의 남쪽 원숭이 역주), 호모 하빌리스 (Homo habilis, 솜씨 있는 사람 역주),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서서 걷는사람 -역주) 등으로 부르는데, 각각 그 순서대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난 인류의 조상은 화석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동남아시아의 자 바 섬에서 발견되어 통상 자바 원인原人(그림 1-1 참조)이라고 부르는호모 에렉투스였다.

유골로부터 분기되었다. 50만 년 전 아프리카와 유럽 인류의 두개골들은 현대인의 두개골과 상당히 유사하므로 호모 에렉투스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종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생각하는 사람 역주)로 분류된다.

13000년~40000년 전의 유럽과 서아시아에 살았던 인류는 유난히 많은 유골을 남겼다. 그것이 바로 네안데르탈인이며 때로는 별개의 종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로 분류되기도 한다.
수많은 만화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동굴에서 사는 유인원을 닮은 짐승같은 존재로 그리고 있지만, 사실 그들의 두개골은 우리보다 조금 더컸다. 또한 그들은 죽은 자를 매장하고 환자를 돌보았다는 강력한 증거를 남긴 최초의 인류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 뉴기니인들의 마제製돌도끼에 비하면 그들의 석기는 아직도 조잡했으며 각기 뚜렷한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표준화된 형태로 만들지도 못했다.

대약진‘ 의 시기에 나타난 현생 인류 크로마뇽인 1 마침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약 50000년 전이었는데, 그것은 내가 대약진大躍進‘ 이라고 명명한 시기다. 대약진의 확실한 증거 중에 서 시기적으로 가장 빠른 것은 표준화된 석기와 최초의 보존된 장신구(타조알 껍질로 만든 구슬)가 출토된 동아프리카 유적이었다. 곧 근동 및 유럽 동남부, 그 다음에는(약 40000년 전) 유럽에서도 그와 유사한 발전상이 나타난다. 그곳의 풍부한 인공 유물들은 완전한 현생 인류라고 말할 수 있는 크로마뇽인의 작품으로 판단된다. 그때부터는 고고학 적 유적지에 있는 쓰레기도 점점 더 흥미로워지면서 생물학적으로나 행동 면에서나 틀림없이 현생 인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보존된 크로마뇽인의 산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예술 작품이다. 그들의 장엄한 동굴 벽화, 조상像, 악기 등은 오늘날에도 예술로 평가할 만하다. 프랑스 서남부의 라스코 동굴에 그려진 실물 크기의 황소나 말의 압도적인 힘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러한벽화의 창조자가 골격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엿한 현생 인류였음을 당장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모리오리족과 마오리족 사이에서 벌어진 이 충돌의 잔혹한 결과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모리오리족은 고립되어 있던 소수의 수렵 채집민으로, 지극히 간단한 기술과 무기밖에 없었다. 그들은 전쟁경험이 전무했고 강력한 지도층이나 조직력이 부족했다. 반면에 (뉴질 랜드의 북北섬에서 온) 마오리족 침략자들은 격렬한 전쟁이 만성적으로되풀이되는 조밀한 농경민 사회에 속해 있었다. 그들은 모리오리족보다 더 발전된 기술과 무기를 갖추었고 강력한 지도층의 지휘에 따라 움 직였다. 그러므로 마침내 그 두 집단이 마주치게 되었을 때 마오리족이 모리오리족을 마구 도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폴리네시아의 여러 사회에 이러한 차이점들이 존재한 것은 폴리네시 아의 섬들 사이에 적어도 여섯 가지 환경적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섬의 기후, 지질 유형, 해양 자원, 면적, 지형적 분열, 고립성 등이다.

폴리네시아의 여러 사회는 원래 동일한 하나의 조상 사회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각기 다른 환경으로 인해 얼마 안 되는 지표면적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그 사회의 차이점들이 다양하게 발전했던 것이다. 폴리네시아 내부의 그러한 문화적 차이의 범주들은 본질적으로 세계의 다른 모든 지역에서 나타난 것들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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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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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기 전부터 우리는 알고 있었다.
바이러스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요즘 전 세계는 세가지 부류로 나뉘는 듯 보인다. 첫번째 부류는 과거 바이러스 쇼크를 겪으며 그 심각성을 알았음에도 도불구하고 안일한 대처를 하는 부류 두번째는 과거의 바이러스 쇼크를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길을 정확히 분석하고 학습을 했고 위험성을 알기에 바이러스감염자를 구분하는 진단키트를 최 단시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이용해 감염자를 파악해서 곧바로 격리 조치하는 나라 말이다. 세번째, 바이러스 쇼크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제대로 인지는 하고 있으나, 제도적으로나 시스템적인 구축이 마련되어 있지 못해 두번째 언급한 국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노력하는 나라.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두번째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정부는 발빠르게 진단키트 승인과 도입을 추진하였고, 진단키트를 이용해 감염자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비감염자에게 옮기지 않도록 감염자만 격리를 하였다.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선 엄청남 병원비가 들어 가지만, 정부는 이를 지원해 주었고, 우리나라 의료진들은 놀랍게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자신의 안의보다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이해 봉사하고 희생했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인프라는 가진 세계유일한 나라, 거기에다 남을 배려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묵묵하게 하고 있는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까지..
지금 현 상태는 판데믹 선언을 할 정도의 전 세계적인 엄청난 혼돈에 빠져 있으며 하루에도 수천명씩 사망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있고,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진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헬조선을 외치면 수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취업의 길을 찾아 나선지는 오래 되었고, 한국을 벗어나 다른 곳에 아예 둥지를 틀어버린 사람들도 많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때, 이런 대처가 가능한 나라가 또 있을까?? 요즘 나는 소위말해 국뽕에 취해 있다.
한국은 바이러스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대처방법 또한 훌륭했다. 정확한 지침을 알려주고 있는 정부에도 감사를 드리고, 상황이 잠잠해 졌다고 해서 안일하게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며, 스스로 본인을 지키고 다른분들께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배려하는 문화는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21대 총선이 있었던 날이다. 현재 시간 기준 JTBC에서는 잠정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66.2%라고 한다. 28년만에 최고기록 !!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을 잠재우지 못했고, 이 나라는 국민이 만들어 간다는 것을 투표를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진 국민들이 나라가 옳은 길로 갈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해결의 방법은 우리가 써 나가고 있다고 있다.

에필로그 중에서 (p348~p353)
이 책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많은 신종 바이러스를 다루었다.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들은 우리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바로 ‘바이러스 쇼크‘다. 마치 쇼크가 찾아오듯 수많은 신종 바이러스들이 우리들에게 어떠한 예고도 없이 갑자기 다가왔다. 중동,서아프리카,그리고 남미 지역에서 마치 불씨 스파크가 일 듯 여기저기에서 불쑥 나타나 들불처럼 번졌다.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새로운 바이러스 불꽃이 튀어서 들불처럼 활활 타오를지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쇼크는 우리가 대비하지 못한 만큼 강한 사회경제적 충격을 준다. 그러나 바이러스 쇼크가 주는 충격은 순간적으로 강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언젠가는 결국 잔불이 되어 소멸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인류가 당하고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충격의 휴유증은 오래 갈 수도, 곧바로 진정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전조 증상을 알아차리고 쇼크가 오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을까? 우리들에게 닥친 바이러스 쇼크의 충격을 어떻게 진정시키고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 인류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까지 우리 인류는 지역사회에 출현한 신종 바이러스의 국제적 확산 저지를 위한 국제협력과 네트워크 구축 강화, 각종 보건 개임, 지역사회 확산 저지 모델 개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치료제와 예방기술 개발 등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 유행을 저지하려는 대응 노력을 다방면으로 진행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스,에볼라 등 일부 신종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유행의 불길이 오히려 점점 거세지고 있어, 향후 그 불길을 어떻게 진정시킬지 그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지구촌의 과제로 남았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인류 생존에 위협을 주는 신종바이러스 대부분은 야생세계에서 동물을 통해 인류에게로 넘어왔다. 그래서 신종 바이러스 출현 이후 공중보건의 한정된 측면에서 집중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신종 바이러스 출현 배경을 제공하는 푸시&풀 여건(산림파괴,대도시화,기업축산,기후변화,여행증가 등)을 개선하려는 발걸음은 여전히 출발선 이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생태계(환경)보건,동물(가축)보건,공중보건 등 세 가지 보건섹터 전문가 그룹들이 머리를 맞대고 시너지 가치를 상승시키는 하나의 보건체계(‘One health‘개념으로 접근해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나은 개선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신총플루 사태에서 경험했듯, 바이러스는 우리 인간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자신의 속성대로 숙주 사이에서 순환하고 유행한다. 그래서 효율적인 보건 개입과 더불어, 우리는 공중보건에 대한 사회적 노력을 통해 바이러스 유행 배경이 되는 사회 환경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지구촌 어딘가에서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공포의 바이러스가 출현하거나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감염 의심 환자라도 발생하면, 그 지역에 바이러스가 퍼질까봐 노심초사한다. 또 보건당국에 그 주변 지역 소독과 방역조치를 해달라고 조급증을 낸다. 평소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던 사람들이 마치 전무가인 양 말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런데 실상 일반 대중이 가진 바이러스 정보라는 것이 마치 모범답안을 외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정보라는 것이 대개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방송과 언론으로부터 눅과 귀로 얻는 것들이고, 그러다 보니 일반 대중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다...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중도 이제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을 평소에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평소에 제대로 훈련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대중은 자기계방서나 인문교양서에는 열광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신상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 지식 습득에는 관심을 별로 가지지 않는다....언제까지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전염되고, 어떻게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지 등 평소에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 올바를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다면,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뉴스 기사를 접하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기본적인 교양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생명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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