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부산에선 짱을 '통'이라고 부른다.
정우는 통이다.
 
서울로 전학와서 도 여전히 그는 통일 수밖에 없다.
그가 있어 벌어지는 7주간의 긴박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바로 <통>이다.
 
 
음..........  글쎄...  내 개인적인 취향에선 좀 애매한 책이다.
글은 흡인력있고 빠르게 전개된다.
주인공도 나름 매력있다.
그러나.. 나는 폭력이니 싸움이니 조폭이니 이런 것들을 싫어라하는 1인이라
내용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자라면 공유하라!"라는 띠지를 둘렀다.
하지만 여자인 내겐 그저 허무 스토리에 가깝지 않나 싶다.
 
아마도 이 책이 내게 인상적이지 못한 이유는
내가 <가문이 영광> 같은 류의 영화를 굉장히 싫어하는 이유와도 같을 것이다.
나는 폭력이 '멋지게' 표현되는 것이 싫다.
이 책 역시 '멋드러지게' 표현되었다.
 
남주는 가볍지 않고 무뚝뚝하고 자유롭지만 정이 있다.
요즘 말하는 으~으리가 있다.
자신의 원칙을 지킬 줄도 알고 존재감이 상당히 크다.
마치 한마리 치타 같다.
매끄럽고 느린 듯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속도를 보여야 할 때는 누구보다도 재빠르고 날카롭다.
관심 없는 것엔 무관심 그 자체지만 자신이 필요한 때는 머리를 굴릴 줄도 안다.
십대의 반항아적인 매력에 더해진 힘과 사람을 끄는 매력과 의리로 뭉쳤다.
그러니 남주가 매력적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폭력성 때문에, 그것이 자칫 '멋드러지게'만 보일까봐 걱정스렵다.
물론 결론은 그것의 허무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10대의 청소년들이 책읽기에서 그것에 과연 어떤 비중을 둘까 의구심이 든다.
앞쪽의 내용에만 열광할 듯해서(사실 이야기의 비율상도..  그것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역시 관심사에만 초점을 둘테니 정작 중요한 것은 흘려버릴 듯해서 말이다;;) 솔직히 걱정스럽다.
 
덕분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흡인력 있는 이야기였음에도 좋았다고 말하기 힘든 것 같다.
이 책을 소장하고 싶니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음.......... 이라고 하면서 쉽게 대답을 못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 발령 받아 출근한 중학교 사서 수인.
일을 치고 전학을 온 도범.
반 강제로 차출되어 독서모임이 된 아이들.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고 나무에 가려 어둡고 음침해 보이는 오래 된 건물에 동떨어져있는 도서관.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이라는 긴장과 불안 속에서
용감하고 과감하게 지르고(!)보는 수인과
말썽 뭉터기들인 아이들.
 
움츠러들고 자신감 없고 날이 선 아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아봐주는 누군가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 
 
존재와 성장과 변화...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흔히들 미친 중2라고 하는 그 과정의 아이들.
반항하고, 부정하고, 엇나가는 모습들과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피터지게 외치는 모습(나 여기 있다고, 알아봐달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에서 씁쓸함과 안스러움이 공존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들을 알아봐주는 누군가를 만나고
안정을 찾고 변화해가는 긍정적인 모습에서 절로 미소가 짙어졌다.
  
변태의 일부분을 본 듯하다.
미칠듯이 가려운 저 과정을 거치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하겠거니..
물론 그 가려운 것이 평생을 반복된다 하여도 말이다.
 
성장의 과정을 거치는 그 참으로 보잘것 없는 모습들조차도 인생에선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글이 아닌가 싶다.
 
다 읽고 나서 상당히 마음이 행복했던 책이다.
이북으로 구매만 해놓은 작가의 전작들을 꼭 빠른 시일 내에 읽어봐야겠구나 마음 먹게 만든 책이다.
오래간만에 간결하면서도 참 좋은 책을 만난 기분이다.
 
로맨스 마니아인 나에게는 이 안에서 짧지만 강렬한 로맨스의 필도 느껴졌다.
키다리 아저씨. 자작나무 숲. 메모. 초대.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뒷 이야기가 없을지라도. 아주 간결한 짧은 흘림이었을지라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란치스코 교황 - “힘내!”라고 하기 전에 먼저 안아 주신 분
위르겐 에어바허 지음, 신동환 엮음 / 가톨릭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2013년 3월, 새로운 교황님의 선출이 있었습니다.

전임교황의 사임으로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가 소집되고 그 속에서 의외의 인물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교구장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이 76세의 고령으로 새 교황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외외, 프란치스코로 불리길 원한다는 말로 자신의 의지와 뜻을 피력하죠.

기존에 들어왔던 교황님들의 이름과는 무엇인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은 몰라도 말이죠.

이름 자체에서도 친근함이 물씬 느껴진달까요.

그 이전의 교황님들은 경외의 대상이었지만 친근한 느낌은 아니었던 데 반해서 이 새 교황님은 참 친근한 이미지이고, 또 그런 행보와 행동들을 보이고 계십니다.

그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발간된 여러 책 중 하나인 이 책은 교황선출 과정과 그 당시의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새 교황님의 의지와 뜻을 잘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합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교황청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어떤 것을 추구해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마무리 단계에서는 다른 신부님들과 추기경님들이 바라본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그분의 의지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등의 이야기들을 해줌으로써 조금 더 교황과 카톨릭 교회와 가까워질 수 있는 이해의 시간을 마련해줍니다.

음......... 책을 읽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으나 조금은 어렵고 추상적으로 푼 부분이 의외로 많아서 비신도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나 중반부의 이야기들은 쉽게 쏙쏙 이해가 되지는 않네요. 신자임에도 조금 집중이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물론 교황님이 원하는 바, 추구하는 바를 못알아 들은 것은 아닌데, 조금은 중언부언하는 느낌과 어려운 이야기들로 쉽게 다가오지 못하고 추상적인 느낌이 강해서 아쉬움이 크다는것은 신자의 입장에서도 여전하니 좀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 교황님의 선출 이전과 이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는 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저는 카톨릭이지만, 보수적인 카톨릭 신자들이 보기엔 뭐 이런 엉터리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프리~한 스타일입니다. 아니, 풀어진 부분도 있지요. 뭐 물론 이런 부분을 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반성도 하는 부분이니까요; ㅎㅎ.

하지만 너무 틀을 규정해놓고 그 안에 가두려는 방식의 종교관을 지닌 수도자들과의 마찰도 있어보았던 터라.. 엄격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고 포용하고 수용하여 하나로 끌어안아야 할 부분을 구분할 줄 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제가 생각하던, 제가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여기던 부분과 많이 흡사한 생각을 지니셔서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그래서.. 기대가 되네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그 진심에서 우러나올 따듯한 위로가요.

늘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함께 하시고자 하는 마음, 그 따듯한 마음의 일정 안에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미사가 있다고 하니

상처입은 한국인으로서, 국가의 허술한 보호막으로 인해 상처 받은 수많은 영혼들이 위로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모든 종교가 뜻을 같이하고 서로 배척하지 않고 사람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것이 또한 하느님의 뜻이 아닐까.. 여기면서.. 이런 분이 교황이 되신 것에 큰 기쁜을 느끼게 되네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도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성의 연인 1 - 제1회 퍼플로맨스 최우수상 수상작
임이슬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를 변형시킨, 혹은 요즘식으로 해석한(?) 로맨스 소설되시겠다.

조선 광해군 초기, 양양에 유배 중인 휘지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쫓아가는데

그곳에서 푸른 눈을 가진 하늘에서 온 '선녀'님을 만난다.

그러나 선녀의 정체는 외계인.

그것도 자기폭풍의 영향으로 천년의 시간을 타임루프한 천년 후의 여인이었던 것.

당돌하고 씩씩한 외계 소녀 미르와 고지식하지만 고아한 유배쟁이 휘지의 이야기이다.

음......... 아이디어 나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야기가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고(조금더 쫀쫀하게 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임팩트가 약하다는 점이 이 이야기를 평범한 작품 정도에 머물게 하지 않았나 싶다.

로맨스는 순수한 십대 청소년들의 사랑 정도의 느낌이 강하고, 순수하고 평범한 캐릭터들을 밝고 쾌활하게 표현하고 있다. 캐릭터는 나름 사랑스러웠으나 강렬한 카리스마나 사람을 잡아끄는 정도의 힘은 부족했던 듯하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1. 아이디어

2. 스토리 구성

3. 캐릭터의 밝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1. 갈등이 약하고 스토리의 강약조절이 없어서 너무 평탄했다는 점.

2. 조선판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했을 때, 아니 '외계인과 조선선비'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릴 진행 이외에 다른 무엇이 없었다는 점.

3. 캐릭터의 카리스마와 독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읽은 시간들이 아깝지는 않지만, 그저 생각하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그정도였던 점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헤미안 랩소디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재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가 죽었다.
고향으로 문상을 간다.
그러면서 떠오르던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기억들.

 
어머니의 죽음.
의사인 후배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어머니는 류마티스 환자가 아닌데..라고 한다.
그 독한 류마티스 약을 9년이나 장복했고 그로인해 위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은 어머니.
그런데 그런 어머니가 류마티스가 아니라니?!!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그저 묻기 위해 갔다.
진료기록부를 보고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갔다.
그런데 진료기록부를 보여주길 거부한다.
법적으로 보여주게 되어있는 것을 왜 거부하느냐 물었을 때, 의사는 물었다.

 
네가 그렇게 법을 잘 알아?

 
조용히 확인만 할 생각이었던 것에 점점더 의문이 더해진다.
그래서 솔직해진다.

 
네. 제가 법을 좀 압니다.

 
그러고 나니 조심스레 검사인지 물으며 대화를 시도하는 의사.

 
그것을 들고 다른 도시의 전문의를 찾았을 때, 그것이 진료기록이 아닌 마지막 검사지임을 알게 된다.
다음날 약속을 하고 찾아갔으나 의사는 각종 핑계와 거짓만을 뱉어내며 둘러 댄다.

 
치솟는 분노. 분노. 분노.

 
자백과 번복을 일삼는 의사와 그것을 감싸고 도는 지방 대형병원.

 
협박과 각종 압력으로 고민하던 주인공은
늘 판사가 되어 자신의 억울한 인생을 구원해달라던 어머니의 말에 따라 고소를 한다.
그 과정에서 밝혀진 또다른 피해자들.

 
행해지는 각종 경로의 회유와 협박.
그리고 사건의 결말들.

 
그 이야기들을
보헤미안 랩소디와
이별에 죽을 것처럼 두려워하는 '나'와
내가 겪은 이별과
그 안에서 분노하고 좌절하고 허탈해하며 깨닫게 되는 것들을 통해 독자가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풀고 있다. 

 
정의라고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과연 정의인가.

 
'나'는 사회에서 제법 힘 있는 자이고, 단죄하는 자의 무리 속 임원임에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혈연과 학연, 지연으로 뭉친 사회는 그것-단죄-를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힘 있는 구성원이기는커녕, 그저 숫자를 채우는 구성원에 가까운 나에게는 이러한 사건들이 더 복잡하면서도 찜찜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불의는 보고도 참아야 하는 걸까.
바위에 던지는 메츄리알 같은것이니 그저 좋은 게 좋은거라고 타협하고 경제적 이익으로 아픔을 보상 받고 눈 닫고 귀 막고 살아야 하는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다.

 
몇년 전에 지인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솔직히 오래도록 아파왔던 어머니가 아니라 급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에 이해가 안되었었는데, 과잉진료로 장복하면 안되는 약을 장복하면서 원래 아팠던 곳이 아닌 심장과 호흡기능에 문제가 심각해져서 말도 안되게 가버리셨다. (상태가 이미 심각하게 진행되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와서야 다른 병원에서 이 약을 이렇게 처방한 것이 이해가 안간다는 말을 들었고, 그리고 얼마 못 견디고 떠나셨다.)
그렇지만 팔은 안으로 굽고, 의사들은 같은 의사를 고소하는 걸 돕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의 병원에서 나가주길 바랐다.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일에 얽히기 싫어서.

 
세상은 그렇다. 팔은 안으로 굽고, 내 이익이나 내 기득권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고 포기해서도 안되는 것이기에 안으로 굽히기 힘든 팔일지라도 모르쇠~하며 그저 입을 다문다.

 
사실 요즘은 의료도 그저 직업이고 사업일 뿐이다. 의술은 정말이지 눈씻고 찾아봐도 찾아내기가 너무 힘들다. 환자는 돈을 벌게해주는 호구로만 보인다. (내 경험을 예로 들어도, 면역력 약화로 발에 여러 달에 걸쳐 수포가 잡혀 걷기 힘들던 내게 치료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가정의학과 의사는 내 다리를 쓰다듬으며 제모에 대해 자꾸만 강조를 해서 나를 당황시키기도 했고, 역시나 같은 포진 문제로 피부과로 옮겼으나 의사는 아픈 곳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얼굴이 문제라면서 큰일이다 얼른 치료하는 게 낫다 레이저 하면 훨씬 좋아진다는 헛소리만 네댓번을 반복했다. 나는 어디에서도 내 진짜 상태에 대해서는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병원에서 이렇게 장사를 한다. 정작 치료는 뒷전이다.) 씁쓸하다. 믿을 수 없어졌다.

 
사회의 비리, 모순. 그것을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나.
그것을 확연히 깨닫게 해준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 쓰게 다가오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